[울진 산불 동물구호] 울진군 동물보호센터 피난 지원 및 28마리 구조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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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3-17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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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데 없던 지자체의 유기‧유실 동물들


산불의 위험은 유기동물을 보호 중인 울진군 동물보호센터에도 닥쳤습니다. 해당 보호소에는85마리의 동물들이 있었고, 산불이 동물보호센터 쪽으로도 넘어오고 있어 황급히 피난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동물보호센터에는 중대형견들을 싣을 이동장(켄넬) 30여 개가 없어 개들의 이동 준비가 불가능 했을 뿐더러, 설상가상으로 울진군청에서 동물들을 피난할 장소를 지정해 주지 못해 피난처조차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센터의 직원들과 봉사자 분들이 보호소 동물들 곁을 지키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소식을 듣고 곧장 인근 지역에 이동장 수급을 수소문하며 곧장 동물보호센터로 방향을 돌렸습니다. 여기저기 켄넬을 알아보던 중, 경주에 위치한 ‘한스케어’에서 흔쾌히 대형 켄넬 30개를 보내주시겠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한편으로는 울진군청에 ‘담당자’를 찾아 계속 연락을 시도했습니다. 재난‧재해 시 동물 보호에 관한 매뉴얼이 부재해 지자체와의 소통에 애를 먹었고, ‘상황은 안타깝지만 지금 사람 문제로도 힘들다’는 답답한 대답을 들었습니다. 결국 몇 번의 설득 끝에 공식적인 피난처를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시민의 연대로 피난길에 오르다


울진군 동물보호센터에서 동물들의 이동을 준비하고 있던 날, 산등성이 너머로 새빨간 하늘이 보였고 시야는 온통 누런 빛이었습니다. 하늘에서는 계속 재가 떨어졌습니다. 산불이 바로 앞까지 닥친 것도 아니지만 호흡이 조금 힘들 때가 있었습니다. 


긴박한 상황에서도 시민 분들은 동물들의 이동을 돕기 위해서 직접 차를 끌고 와 이동봉사를 자처해 주시기도 했고, 또 쓰지 않는 이동장을 기부해 주시기도 했습니다. 울진군에 위치한 ‘킴스동물병원’에서는 병원 2층 공간을 내어주시겠다고 했습니다. 


덕분에 어린 강아지들과 산모와 젖먹이들 등 총 개 42마리와 어린 고양이 2마리가 먼저 안전한 병원 2층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늦은 밤, 성견 43마리에 대해서 울진군청으로부터 울진 맑은물 사업소 앞 부지를 배정 받아 긴급히 피난길에 올랐습니다. 이로서 총 85마리의 모든 동물들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울진군청으로부터 지정받은 곳은 실내 공간이 아니라 야외 공간이었습니다. 그나마 칼바람이 덜 들어오고 CCTV가 있는 곳에 이동장을 내려놓았습니다. 이후 개들은 켄넬에서 잠들고 생활해야 했지만, 보호소 직원들과 봉사자 분들의 도움으로 켄넬 밖에서 식사와 배변을 하고 산책을 하면서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28마리 구조, 그리고 구조의 의미


카라는 인스타그램 라이브 등 SNS 채널을 통해 울진군 동물보호센터의 동물들의 입양 홍보를 돕는 한편, 28마리의 동물들을 구조하여 카라의 구조동물로서 보호를 시작했습니다. 구조의 이유는 두 가지였습니다.


- 아직 산불의 위험이 남아 있는 동물보호센터로 이동한 동물들의 안전 확보

- 보호소가 물리적‧인적 여유를 갖게 함으로써 산불 피해를 입고 발생한 유기‧유실동물에 대한 보호 능력 확보


카라 외에도 많은 시민 분들과 동료 동물단체의 도움으로 3월 12일에는 보호센터에는 27마리의 동물들만 남아 있었습니다. 최초에 산불로 인해 피난을 떠났던 85마리에 비하면 월등히 줄어든 숫자입니다. 실제로 3월 12일에 다시 방문했던 보호센터의 견사는 체감상 1/3 정도는 비어 있었습니다.


실제로 산불로 피해를 입은 동물, 또 산불과는 별도로 보호소에 버려진 동물들 등이 센터에 새로 입소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보호소만 여유를 가질 게 아니라 시민 의식의 성숙과 시골개에 대한 복지, 사지 않고 입양하는 문화 등이 함께 개선되어야 하지만, 일단은 카라의 대형 구조가 센터 동물들의 복지와 보호소 기능 강화에 역할을 할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유기‧유실동물에 대한 책임


지자체 보호소의 동물들의 보호자는 지자체입니다. 더 나아가 우리 국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산불이 났을 때, 보호소 동물들은 갈 데도 없었고 어디론가 갈 수 있는 방법도 없었습니다. 카라가 나서서야 켄넬을 수급할 수 있었고, 카라가 지자체와 몇 번 부딪히며 간신히 설득하고 회유해서야 피난처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나마도 안전을 확실하게 장담하기 어려운 실외 공간이었습니다.


언제까지 버려진 동물들은 항상 어렵고 힘들어야 할까요? 재난 시 반려동물들의 피난처 입소 문제도 해결되어야 하거니와, 공식적으로 국가가 보호중인 동물들의 인도적인 처우에 대해서도 반드시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절실히 요구하게 됩니다.


한편, 울진군 동물보호센터의 봉사자 분들은 또 다른 시민 봉사를 조직하여 보호소 동물들의 산책봉사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견사에서는 내내 웅크리고 있어 성격을 파악하기 어려웠던 동물들도 산책봉사 이후에는 꼬리를 치며 다가왔다고 합니다. 이로서 그 개체의 입양 가능성은 또 높아졌습니다. 산불로부터 살아남은 동물들이,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빌어 평생 가족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울진군 동물보호센터 동물 입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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