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판다 외교는 환경 협력이 아니다

  • 카라
  • |
  • 2026-01-07 16:45
  • |
  • 50

[논 평]

판다 외교는 환경 협력이 아니다



이재명 정부는 야생동물을 외교와 전시 산업의 수단으로 삼는 관행을 중단하라


지난 5일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에서 판다 추가 대여를 포함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데 이어, 6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중국 당국과 이를 구체화하는 실무 협의를 진행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야생동물을 외교와 관광, 산업 홍보의 수단으로 활용해 온 오래된 관행을 되풀이하는 이번 결정에 반대하며, 이재명 정부에 관련 논의를 전면 재검토할 것을 요구한다.


판다는 멸종위기 야생동물이며, 인간의 오락이나 국가 간 우호를 위해 태어난 존재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다는 오랫동안 중국의 외교적 도구로 활용되어 왔고, 한국 정부 역시 이를 비판 없이 받아들여 왔다. 푸바오 열풍 이후 다시 논의되는 판다 대여 협력은 야생동물 보호라는 이름 아래 전시 산업을 연장하려는 시도로 읽힐 수밖에 없다.


2023년 한국 사회를 휩쓴 푸바오 열풍은 동물에 대한 사랑이 어떻게 산업과 정치에 흡수되는지를 분명히 보여주었다. 푸바오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촬영과 전시, 상품화의 대상이었고, ‘할부지와 아기 판다’라는 서사는 동물원의 구조적 문제를 가린 채 감동 소비로 전환되었다. 그 결과 국내 동물원 전시의 윤리성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급격히 후퇴했다.


우리는 지금 정부가 말하는 ‘판다 협력’이 과연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번식 연구라는 명분 아래 반복되는 대여와 전시는 야생 판다의 서식지 보전이나 개체군 회복에 실질적으로 기여하지 않는다. 오히려 동물을 인공 환경에 가두고, 관람객 유치와 상업적 활용을 정당화하는 구조를 강화할 뿐이다.


이번 판다 대여 논의는 야생동물 보호를 위한 정책이라기 보다, 판다를 전시하게 될 동물원과 이를 둘러싼 산업에만 이익이 돌아가는 결정이다. 야생동물의 삶을 대가로 한 전시 확대가 결국 특정 동물원의 흥행과 수익 구조로 귀결되는 방식을 우리는 협력이라 부를 수 없다.


한국 사회는 이미 수많은 전시 동물의 희생을 통해 동물원의 한계를 경험해 왔다. 힘을 주지 못하게 인대가 끊긴 오랑우탄, 앙상하게 마른 북극곰, 갈비뼈가 드러난 사자, 열려 있는 문을 나섰다가 사살된 퓨마, 그리고 방류 이후에야 비로소 자신의 삶을 회복한 남방큰돌고래들이 그 증거다. 이러한 문제 의식 속에서 지난 10여 년 간 「동물원수족관법」의 제정과 개정이 이어졌고, 동물쇼 금지와 전시 부적합 종 논의까지 진전되어 왔다. 그러나 2023년 푸바오 열풍은 이러한 흐름을 정면으로 방해했고, 동물원들은 앞다투어 제2의 푸바오 열풍을 재현하려 했다.


이재명 정부가 필요한 것은 새로운 "판다 전시"가 아니라, 그때 당시 사회적으로 제기된 문제의식과 이를 바로잡으려는 진정성을 국정의 자리에서 다시 회복하는 일이다. 야생동물을 외교와 관광의 수단으로 삼지 않겠다는 결단이야말로, 이재명 정부가 보여줘야 할 책임 있는 동물권 정책의 출발점이다.


우리는 이재명 정부에 요구한다. 중국과의 판다 대여 논의를 즉각 중단하고 동물을 외교의 수단으로 삼는 관행에서 벗어나라. 국회에서는 국가 간 정상회담에서 동물 선물을 지양하자는 동물보호법 개정안도 발의된 바 있다. 하물며 동물 복지를 표방하는 이재명 정부가 동물원 기획 전시를 위한 동물 대여에 앞장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우리는 전시를 위한 푸바오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2026년 1월 7일 


동물권행동 카라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