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를 돕고 싶었는데... 사실은 이게 학대라고요?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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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1-22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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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204

최근 카라에서 관리 중인 월드컵공원 급식소 주변에 이 지역 고양이가 아닌 고양이들이 목격되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지역의 케어테이커가 자신의 지역에서 돌보던 고양이를 이동방사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월드컵공원이 고양이가 원래 살던 지역보다 좋아 보였던 것일까요?
하지만 이런 행위는 고양이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며 심지어 죽음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학대행위입니다. 카라는 이와 같은 잘못된 행위를 경계하기 위해 월드컵공원 담당자와 함께 현수막을 설치했습니다.

(카라가 월드컵공원 길고양이 급식소 주변에 설치한 현수막. 월드컵공원은 넓은 차로로 둘러싸여 있다. 따라서 이 지역에 원래 영역이 아닌 고양이들을 임의 방사하게 되면 고양이들이 귀소하기 위해 영역 이동을 하면서 사고 위험이 매우 높을 수밖에 없다.)


이러려던 게 아닌데... 나도 모르게 저지르는 동물학대

사람들이 잘 몰라서 또는 잘못 알고 있는 사실로 인해 길고양이에게 고통을 주거나 학대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이에 카라는 여러분과 길고양이를 위한 정보를 공유하려고 합니다.


1. 길고양이를 다른 장소에 방사

아프리카 오지에 사는 어린이를 가족으로부터 분리하여 선진국에 혼자 데려다 놓는다면 그 아이는 과연 행복할까요?

(길고양이는 TNR 후에 반드시 제자리에 방사되어야 합니다.)

고양이들은 자신이 익숙한 영역을 중심으로 동료들과 다양한 상호작용을 하며 살아가는 동물입니다. 그런 고양이를 낯선 영역으로 이동시켜 방사할 경우 어떻게 될까요? 원래의 영역을 찾아가려다 로드킬을 당하거나, 터줏대감 고양이들의 공격을 받아 치명적인 부상을 입는 등 전반적으로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2. 길고양이 새끼가 가여워 다 클 때까지 보호하다 방사

고양이는 각인기(2주에서 8주령까지)를 가지는 동물로서 이 시기에 사람의 손길에 익숙해지면 평생 사람을 경계하지 않게 됩니다. 이후 낯선 지역에 방사하게 되면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죽어가게 됩니다.


3. 집고양이가 심심해하는 것 같아 밖으로 외출시킴

길고양이 사망의 주요원인 중 하나는 로드킬입니다. 서울시의 '2014~2016년 로드킬 등 동물 사체 수거‧처리 실적'에 따르면 2014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로드킬로 죽은 동물은 1만 7036마리였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수의 동물은 고양이로 1만 3604마리로 전체의 80%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또한 고양이 로드킬은 2014년 5923마리, 2015년 4883마리 그리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2798마리로 서울시에서만 매년 약 5천 마리가 도로 위에서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특히 집에서 살던 고양이는 길에 나오면 차량의 위험을 몰라 차에 치이기도 합니다.


또한 사회화되지 못한 집고양이는 길고양이들에게 크나큰 위협이 되어 밥자리 다툼을 유발하고 불쌍한 길고양이들은 집고양이로 인해 피해를 입게 됩니다. 게다가 불임수술을 하지 않은 고양이를 배회시키면 암컷 길고양이를 임신시킬 수 있습니다. 암고양이들의 경우는 임신하여 원하지 않는 출산을 하게 되거나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길에 정착하여 길고양이로서 비참하게 살아가게 됩니다.


4. 불임수술 없이 먹이만 주는 경우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안전하게 살아갈 영역입니다. 지속적으로 제공되는 먹이에 의존하여 계속해서 새끼를 낳게 되면 살 곳이 없는 길고양이들간의 영역 다툼이 발생합니다. 뿐만 아니라 고양이를 싫어하는 시민들의 혐오 민원을 유발하여 학대로 귀결될 수 있습니다.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신다면 꼭 TNR까지 용기를 내주세요.


5. 길고양이에게 부적절한 음식을 제공하는 경우

사람들이 먹다 남은 맵고 짠 음식을 길고양이에게 먹이로 제공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사람이 먹다 남은 족발을 급여)

고양이들은 염분을 잘 배출하지 못하기 때문에 신장질환에 걸릴 수 있습니다. 또한 사람 음식은 부패하기 쉬워 여러 질병을 유발하기 쉽습니다. 따라서 고양이용 사료와 수분 보충을 위한 깨끗한 물을 공급해야 합니다.


6. 급식소의 청결 관리를 소홀히 한 경우

급식소의 남은 음식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등 청결관리에 소홀한 경우가 있습니다. 또 음식쓰레기 수준의 잔반을 가져다 놓고 제대로 치우지 않거나 길고양이들이 배변하는 화단이나 토사물 등을 제대로 치우지 않아 이를 보는 주민들에게 고양이에 대한 혐오의 감정을 유발하게 됩니다. 이는 결국 고양이에 대한 학대로 이어질 수 있는데요. 따라서 급식소 및 급식소 주변 환경을 청결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불쌍한 고양이를 돕겠다는 사람들의 순순한 마음이
고양이들에게는 고통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정말 고양이를 생각한다면 손을 내밀 때는 신중하게
관리는 확실하게 해주어야 합니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정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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