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기자회견]소싸움 철폐와 온라인 우권 발매 합법화 반대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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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19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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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싸움 철폐와 온라인 우권 발매 합법화 반대를 위한 국회 기자회견 후기

오늘 국회의원 윤미향 의원과 녹색당, 그 외 카라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는 『동물보호법』 내 동물학대행위에서 ‘민속 소싸움 경기’를 제외하고 있는 예외조항을 삭제하고, 새롭게 발의된 『전통 소싸움경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의 철회를 촉구하는 국회 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전통 소싸움경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지난 2020년 11월, 싸움소를 양성하여 소끼리 싸움을 붙여 승패 여부에 돈을 베팅하는 이른바 ‘소싸움’을 확대하여 무관중으로 경기를 진행하고, 이에 대한 베팅을 온라인 우권 발매의 형태로 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을 담아 발의되었습니다.

그리고 해당 법안은 발의된 후 2021년에만 총 네 번에 걸쳐 심사를 위해 상정되었으며 얼마 전인 2023년 5월 11일 다시 한번 국회에 상정되었으나 아직까지 통과되지는 못했습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지금까지 벌어져온 소싸움이라는 동물학대행위는 온라인에까지 확대되어 무관중으로 벌어지는 소싸움판에 원격으로 판돈을 베팅할 수 있는 새로운 온라인 도박판이 형성되게 됩니다.

그간 소싸움을 옹호하는 자들은 소싸움이 엄연한 전통문화라고 말하며 동물학대 논제에서 소싸움의 예외성을 주장해왔고, 그 주장은 『동물보호법』의 동물학대에 관한 조항에서 『전통소싸움경기에 관한 법률』에서 정의하는 ‘민속 소싸움’은 제외하는 예외조항이라는 납득할 수 없는 형태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우리 조상들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것이라면 모두 민속과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보호해야하는 것이 아닙니다. 과거로부터 전래되는 것들은 지금 시대에 새로이 밝혀지고 정립된 과학적 사실이나 철학적 개념,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형성된 당대 시민들의 의식을 반영하여 끊임없이 재평가, 재정립되어야 마땅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소싸움이 우리가 계승해야할 미풍양속이고 전통문화라는 말은 성립되지 않습니다. 소수의 이권집단의 이윤 극대화 보전을 목적으로 한 기망행위에 불과합니다.

소싸움을 옹호하는 자들은 소가 싸움을 하는 것은 본능이며, 소싸움 경기 시에 싸우기 싫어하는 소는 싸움을 포기할 기회가 주어지므로 동물학대가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야생에서 동물끼리의 본능적 쟁투는 먹이 쟁탈, 번식, 종의 특성에 따른 사회적 행위의 일종 등의 목적을 가지고 이뤄집니다.

그러나 베팅을 통해 경기의 주최자와 참석자가 서로의 금전적 이익을 취하는 것을 목적으로 행해지는 소싸움에서 소들의 쟁투 행위는 자연적 본능이 아닌 인간의 이익을 위한 ‘수단’입니다.


본래의 습성과는 다른, 인위적으로 부여된 목적을 위해 이뤄지는 소들의 싸움은 포기할 기회가 주어진다고 동물학대가 아닌 것이 아닙니다. 이미 그 산업 자체가 동물학대행위를 전제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인간에게 싸움소 아니면 축산물 외에 다른 ‘용도’는 허락받지 못한 황소라는 존재가 만약 소싸움 경기에서 싸움을 계속 회피한다면 싸움소로서 이용가치가 없어진 그 소에게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지는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동물보호법』 내 동물학대에 관한 조항에서 이미 전통도 무엇도 아닌 소싸움 경기의 예외적 허용, 그리고 이에 대한 온라인 우권 발매 허용은 오로지 소수의 금전적 이익을 위한 동물학대산업의 확장, 신규 사행산업의 탄생을 의미합니다.

국회는 『동물보호법』 내 소싸움 예외조항을 삭제하고, 『전통 소싸움경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폐기하여 스스로의 퇴행을 바로잡아주길 바랍니다.

●아래는 기자회견문 전문입니다.


동물학대 소싸움 온라인 우권 발매 개정안 폐기하고

동물보호법 10조 소싸움 예외규정 삭제하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농림법안소위에서 전통 소싸움경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하 전통소싸움법)을 논의 중이다. 개정안의 핵심 내용은 소싸움 도박권인 우권을 온라인으로 발매할 수 있는 근거조항 신설이다.

 

이 법 개정을 추진하는 이유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온라인 우권 발매의 근거조항을 신설하여 전통문화유산인 소싸움을 보존·계승하고 관련종사자들의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취지라고 한다.

 

그러나 동물보호법 제1023호에 따르면 도박ㆍ광고ㆍ오락ㆍ유흥 등의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이 조항을 위반하여동물을 학대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같은 법 제1023호의 후단에는 다만, 민속경기 등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경우는 제외한다.’라고 되어있어, 청도군 등 11개 지자체가 주관주최하는 소싸움은 동물학대로 처벌받지 않고 있다.

 

동물학대 소싸움을 폐지하라는 시민여론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17년 전북 정읍시는 축산테마파크라는 이름으로 상설 소싸움장 건립을 추진하려 했으나, 정읍녹색당을 비롯한 정읍시민들의 1년여에 걸친 강력한 반대활동으로 인해, 사업을 포기해야만 했다. 그 이후로도 정읍시민들의 소싸움 반대여론으로 5억여 원이었던 소싸움 관련 정읍시 예산이 약 2억 원으로 대폭 삭감되었으며, 그마저도 5년 동안 정읍 민속소싸움대회가 열리지 못했다.

 

전북 완주군도 2018년 소싸움대회 당시 시민들이 동물학대라며 대회장에서 반대시위를 한 이후 2019년부터 지금까지 대회를 개최하지 않고 있으며, 관련 예산도 편성하지 않고 있다.

이렇듯 시대가 변하여 자연상태에서 싸우지 않는 초식동물을 억지 싸움시키는 소싸움은 동물학대라는 시민들의 인식이 확대되고 있음에도, 사장되어가는 소싸움을 소생시키려고 온라인으로 우권을 발매하겠다는 법 개정은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다.

 

전통문화로서의 민속소싸움은 한 해 농사가 끝난 뒤 벌어지는 마을축제에서 각 마을을 대표하는 제일 튼튼한 소들이 나와 서로 힘을 겨루는 것을 통해 마을 주민들의 화합을 다지는 것에 의의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소싸움은 소 주인이 상금을 타기 위해, 상대 소에게 치명적 상해를 입히기 위해 소의 뿔을 갈고, 소에게 시멘트를 채운 폐타이어를 끌게 하는 훈련이라는 학대를 하고, 초식동물인 소에게 동물성 보양식을 먹이는 등의 방식으로 싸움소 육성을 하고 있다. 소싸움협회 측은 민속소싸움이 전통문화유산으로서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싸우기 싫다는 소들을 억지로 싸우게 하고, 거기에 돈을 배팅하는 도박장을 운영하는 것을 과연 전통문화라고 할 수 있는지 시민들의 상식으로는 납득하기 어렵다.

 

경북 청도군은 전통소싸움법을 근거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도박을 할 수 있는 상설 소싸움경기장을 운영하고 있다. 정읍시도 전통소싸움법에 의한 우권 발매 경기시행허가권(소싸움도박장허가권)을 가지고 있지만, 운영 시 적자가 예상되고, 동물학대라는 시민들의 반발로 소싸움장을 건립하지 못하였다.

 

지방공기업 공시자료에 따르면 소싸움도박장을 운영하는 청도공영사업공사는 매년 청도군으로부터 50~60억 원의 지원을 받으면서도, 2011년 소싸움장 개장이래 단 한 번도 적자를 벗어난 적이 없어, 청도군의회에서도 혈세를 낭비한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그럼에도 청도군은 2023년도 예산에서 청도공영사업공사 지원금으로 63억 원과 기타 소싸움 관련 예산으로 27,500만 원을 책정하였는데, 청도군 예산총액 6,010억 원의 1.1%에 해당한다. 이는 청도군 전체 23,350세대(2022930일 기준)에게 세대당 재난지원금 28만 원을 지원할 수 있는 금액이며, 청도군 올해 교육예산 24억 원의 2.5배가 넘는다.

 

수년간 적자투성이었던 소싸움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온라인 우권 발매를 추진하는 것은 전통문화라던 소싸움을 도박으로 변질시키다 못해 온라인을 통해 소싸움도박판을 전국으로 확대시키는 도박 활성화법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지금 당장 온라인 우권 발매 전통소싸움법 개정안을 폐기해야 마땅하다.

 

최근 콜롬비아 의회에서도 투우 전면 금지법이 의회 상원을 통과하여 하원에서 논의되고 있다. 이 법안이 최종 통과되면 콜롬비아에서는 2년 후 투우가 전면 금지될 예정이라고 한다.

우리는 국회 농해수위가 소싸움도박장 온라인 우권 발매로 전국민에게 사행성 조장을 확대하려는 논의가 아닌, 업계종사자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동물학대 소싸움을 폐지해 나갈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하기를 간곡히 호소한다.

 

 

- 국회 농해수위는 온라인 우권 발매 소싸움법 개정안 폐기하라!

- 동물보호법 10조 동물학대 소싸움 예외조항 폐지하라!

- 동물학대 소싸움 도박을 조장하는 전통소싸움법 전면 폐지하라!

2023619

 

국회의원 윤미향 / 녹색당 /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자유연대 / 동물해방물결 / 채식평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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