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논평] 10일간 살아보고 결정하는 예비입양제, 동물복지가 빠졌다.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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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9-09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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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논평] 10일간 살아보고 결정하는 예비입양제, 동물복지가 빠졌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는 「동물보호센터 운영 지침」 개정을 통해 보호동물과 최대 10일간 가정에서 생활해 본 뒤 입양 여부를 결정하는 ‘예비입양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보호동물의 입양 기회를 넓히고 새로운 입양 방식을 시도하는 일은 언제나 필요하다. 그러나 농림부의 이번 개정안은 우려스럽다. 동물 개체에 대한 적절한 판단 과정 없이 희망자가 신청만 하면 보호센터가 예비 입양을 ‘실시하여야 한다’고 의무로 규정하기 때문이다. 농림부가 정한 10일의 예비입양 기간 중에는 부적응, 문제행동, 건강상태 등을 포함해 어떤 이유로라도 동물을 반환할 수 있도록 했다.


동물에게 예비입양 과정이 필요한지는 동물의 상태와 입양환경을 기준으로 보호소가 판단해야 한다. 동물마다 건강과 성격, 사회화 정도가 다르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필요한 시간도 다르다. 기존 반려동물이 있는지, 해당 가정과의 적합성은 어떤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 이러한 판단 없이 신청하면 10일간 동물을 데려갈 수 있고 다시 무조건 반환할 수 있도록 한다면, 예비입양제도는 동물의 입양 적응을 돕는 제도가 아니라 ‘입양체험’으로 흐를 수 있다.


예비입양은 해외에도 일부 있지만, 제한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일본 삿포로시와 나하시는 기존 반려동물이 있는 경우에 한해서 희망자에게 약 2주의 예비 입양(트라이얼)을 허용하며, 그 전에 면담과 입양요건 확인, 사전교육을 하고 필요하면 가정환경도 조사한다. 또한 예비입양의 반환도 기존 동물과의 부적합이나 감염병 위험 등 정해진 사유로 제한하고 있다. 호주 RSPCA WA의 경우 특별한 필요가 있는 일부 동물에 대해서 보호소가 적절하다고 판단할 때만 트라이얼을 제공한다.


우리나라도 보호동물들에게 입양 기회를 확대하되, 동물복지를 기준으로 예비입양을 보호소가 선택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개정안의 ‘실시하여야 한다’는 의무규정을 고쳐 보호소가 개체의 특성과 입양가정의 환경을 고려해 예비입양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기간도 일률적인 10일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 과정에는 입양심사와 상담, 적응 모니터링과 필요한 충분한 지원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예비입양은 사람에게 동물을 10일간 시험해 볼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제도가 아니다. 새로운 입양 방식의 확대는 필요하지만, 그 기준은 언제나 동물의 복지와 안전이어야 한다. 농림부는 무조건적인 예비입양과 반환규정을 수정하고 동물복지를 위한 입양제도로 재설계하라


2026년 9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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