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적한 시골마을에 할머니와 개들을 도와달라는 한 복지관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개들의 울음소리와 악취로 인해 주민과의 마찰을 겪고 있고,
열악한 환경에서 지내고 있는 할머니와 개들의 건강이 염려된다고 하여 상황 파악을 위해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도착한 할머니의 집은 겉에서 보기에도 내부가 어수선했고, 입구에서 부터 악취가 났습니다.
널브러진 개집과 치워지지 않은 쓰레기 사이에서 개들이 엉켜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는 낯선 사람에게서 자신의 집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여 짖는 아이,
낯선 사람과 눈도 마주치는 것이 두려워 집으로 몸을 숨기는 아이,
버려진지 얼마 안 된 듯한 1년 미만의 아이들까지 , 할머니 혼자서 관리하시기에는 버거울 정도로 개들이 많아 보였습니다.
복지관에서는 2015년부터 할머님을 지원하고 있었지만, 그 때에는 개들이 이렇게 많지 않았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길거리의 불쌍한 아이를 데리고 온 것으로 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다 할머님이 개를 키우는 것을 알고 집 앞에 개를 묶어 놓고 가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열 마리, 스무 마리 계속해서 개체수는 늘어났고, 이제는 버려진 개들보다 그 안에서 번식된 아이들이 더 많아졌습니다.
답사를 다녀오고 며칠 후 복지관에서 사진 하나를 보내왔습니다. 무책임한 누군가가 할머니네 집 앞에 개들을 놔두고 가버렸습니다.
이런 식으로 의도치 않게 개체수가 계속 늘어 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누군가는 할머니가 개들을 학대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비난만 할 뿐 제대로 보살피는 방법을 알려주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고 했던가요. 아무리 더럽고 춥고 배고픈 곳이라도 이 아이들에게는 최고의 안식처였습니다.
적어도 이 곳에서는 길거리로 내몰릴 일은 없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