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두 눈이 감긴 채 거리를 배회하던 위기 속의 오니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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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2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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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722

[구조] 두 눈이 감긴 채 거리를 배회하던 위기 속의 오니

지난 3월 25일, 길 위에서 눈도 뜨지 않고 움직이지도 못하는 길고양이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연락을 주신 제보자는 몸집이 작은 아기고양이같다고 이야기 했고, 고양이가 죽어가는 것 같아 급하게 연락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제보자 분은 단지 지나가던 길에 고양이를 보고 연락을 했으며, 당장 현장을 떠나야 해서 도저히 고양이를 구조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카라의 활동가들은 고양이의 위치와 사진을 전달받고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현장에는 제보사진 속 고양이 한 마리가 가만히 웅크리고 앉아있었습니다. 고양이의 얼굴에는 고름이 눈물처럼 흘러내려 있었고, 그 고름은 고양이의 시야를 다 막아버린 후였습니다. 많이 야윈 모습에 엉망진창인 얼굴이 되도록 이 고양이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어떻게 이 모습으로 길 위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걸까요?



이대로 놔둔다면 굶어서 죽거나, 로드킬을 당하거나, 혹은 학대의 대상이 될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활동가들이 포획을 시도하자 고양이는 갑자기 활동가를 향해 느린 걸음으로 다가왔습니다. 준비해 온 이동장을 열고 고양이를 담요로 감쌌는데도 큰 반항없이 순순히 들어갔습니다. 아마 고통으로 발버둥치기 힘든 상태였을 것입니다.





병원으로 데려가 검사를 한 결과 허피스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눈 결막염과 중증 구내염 진단이 나왔습니다. 2kg도 안되는 아기고양이 크기의 몸집이었지만, 추정나이는 5살 이상입니다. 염증으로 녹아버린 혀 때문에 제대로 먹이를 먹지 못해 마른 것 같았습니다. 이 길고양이가 길 위의 삶을 잘 살아가려면 얼마나 치료받고 회복기간을 가져야 할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이웃처럼 살아가는 길고양이들을 어렵지 않게 만납니다. 하지만 그들의 삶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많은 길고양이들이 이렇게 중증 질병으로 힘겹게 살아가고 있고, 이 길고양이도 그 중 하나입니다.

구조하려는 활동가들을 향해 다가온 이 길고양이에게 '오니'란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우리에게 순순히 다가와준 오니의 용기 덕분에 오니의 구조와 치료가 가능했습니다. 오니는 꽃길을 걷는 법을 아는 고양이 같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오니를 잘 치료하기만 하면 됩니다.

카라는 오직 시민의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비영리단체이며, 대규모 구조와 중증 질병이나 장애가 있는 동물들을 구조하면서 재정적 한계에 봉착하고 있습니다. 더봄센터의 건립과 법정책, 교육활동 중 그 무엇 하나 전략적으로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고 아픈 고양이를 치료하지 않고 내버려 둘 수도 없습니다.

긴급히 구조한 길고양이 #카라_흰둥이 와 함께 오니의 치료비 모금을 진행하였고, 많은 분들이 십시일반으로 귀한 후원금을 보내주셨습니다. 현재 병원에서 잘 치료받고 있는 오니가 무사히 잘 치료받고 새 삶을 살아가도록 계속 관심가져 주시길 바랍니다. 



댓글 2

서미영 2020-10-13 15:12

많은 길고양이를 구조하여 하루라도 따듯하고..편안한 삶을 살도록 해주세요~


박선영 2020-05-02 08:08

오니야 ㅠ 힘내.고생많았어.언제쯤 너희들의 삶이 힘겹지 않을까..카라 너무 감사합니다.진심으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