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서울대공원 돌고래 생태설명회 전환 발표에 대한 논평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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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5-0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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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8일 서울대공원은 기존의 돌고래쇼를 폐지하고 생태설명회로 전환한다는 발표를 했다. 이에 대해 제주 남방큰돌고래를 지키는 모임 핫핑크돌핀스와 (사)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는 서울대공원이 새롭게 마련한 생태설명회 역시 돌고래들을 시설에 가둬놓고 진행한다는 점에서 기존 돌고래쇼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본다.
 
서울대공원은 새로운 생태설명회에 ‘교육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그리고 ‘동물행복’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한다. 그러나 바다에서 태어나 하루 수십km가 넘는 거리를 마음껏 헤엄치던 서울대공원의 돌고래들이 좁은 우리에 갇혀 있는 모습을 볼 때 누구도 그들이 행복할 것이라고 쉽게 말하지 못할 것이다. 행복하지 못한 돌고래들에게서 교육적 효과를 기대하기도 힘들 것이다.
 
인간들의 볼거리를 위해 하루에도 여러 차례 쇼를 해야 했던 서울대공원의 돌고래들이 이제 생태설명회를 위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다시금 하루에 세 번씩 인간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야 한다. 생태설명회에서 비록 서커스 동작 공연은 멈추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좁은 수영장을 빙빙 돌며 살아가야 하는 돌고래들이 행복하게 지낸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푸른 바다가 고향인 돌고래들은 바다로 돌아가는 것이 맞다. 살아 있는 물고기가 헤엄치고, 해류가 흐르며 활기가 넘치는 바다에 들어갈 때 돌고래들은 비로소 행복해질 것이며, 그곳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는 돌고래들을 볼 때 인간들은 진정한 생태적 감동을 느낄 것이며, 인간과 생명들이 서로 의지하며 자연에서 공존해야 한다는 교육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서울대공원의 발표를 살펴보자. 서울대공원은 일단 제돌이 방사가 종료되기 전까지 새로운 돌고래 도입을 잠정 중단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제돌이 방사가 종료되기 전까지로 시점을 제한하는 것은 돌고래를 수족관에 가두는 것이 윤리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인지 서울대공원 측이 아직 충분한 인식을 못했다는 것을 반증한다. 새로운 돌고래 도입은 제돌이 방사와는 무관하게 중단되어야 할 사항이다.
 
또한 서울대공원은 자연으로 돌아갈 제돌이는 가능한 한 사람의 접촉을 줄이고, 나머지 4마리는 인위적 쇼가 아닌 교육적 요소를 포함한 무료 생태 설명회로 시민들에게 다가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육적인 효과는 그것이 쇼인가 생태설명회인가에 달린 것이 아니라 돌고래가 야생에서 살아가는가 수족관에서 살아가는가에 따른 것이다. 야생 돌고래와 수족관 돌고래는 활동범위, 수명, 의사소통, 시각, 가족구성, 그룹활동, 먹이사냥, 자연행동 등 모든 면에서 차이를 보인다. 수족관에 갇혀 있는 동물을 통해 아이들이 갖게 되는 것은 생명에 대해 왜곡된 이해이다. 인간과 야생동물의 교감은 드넓은 자연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며, 그러한 인간-자연-동물의 관계 안에서 이루어지는 교감이 인간의 정서를 순화하는 것이다.

서울대공원은 동물복지윤리위원회를 구성해 동물의 도입과정에서 사육, 전시, 건강관리 등 모든 면에서 투명한 동물윤리복지기준을 만들어 바로 시행하기로 했다고 말한다. 서울대공원이 이와 같이 동물복지윤리위원회의 필요성을 인정한다면 동물복지와 윤리를 대변할 수 있는 사람들로 위원회가 구성되어야 하며, 돌고래 생태 설명회와 같이 '변형된 동물쇼'라는 논란과 비판이 존재하는 사항은 이 위원회의 충분한 논의와 결정을 거쳐 그 존폐 여부와 구성 내용을 결정짓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동물복지윤리위원회에서 제돌이 외 4마리의 향후 거취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져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동물의 입장에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눈요기감과 이윤추구의 수단으로 전락한 동물들을 그대로 두고는 동물복지를 말할 수 없다. 동물의 입장에서 무엇이 행복이고, 복지인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2012년 5월 8일
 
남방큰돌고래를 지키는 모임 핫핑크돌핀스, (사)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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