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지가 있어야 할 곳은 콘크리트 수조가 아니야" - 태지와의 만남 그리고 바다쉼터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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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2-2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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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냈니, 태지야?”

 

서울대공원에서 홀로 남아있었을 당시, 건강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던 태지가 퍼시픽랜드로 이동한 지 1년이 넘었습니다. 그간 건강상태가 호전되었는지 확인하는 자리가 지난 19일에 마련되어 서울대공원 관계자, 시민단체들, 여러 언론 기자들이 함께 퍼시픽랜드를 방문했습니다.



가운데에서 공연 중인 태지

 

공연수조 뒤에 있는 대기수조로 이동하여 태지를 만났습니다. 태지의 외적 건강은 문제가 없어 보였으나 다른 돌고래들 보다는 유영횟수나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내실에서 사육사에게 물을 뿌리는 장난을 하기도 하지만, 다른 돌고래들과 엉켜 노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바닥 위로 턱을 괴고 있었습니다. 

10분 남짓되는 짧은 시간 동안 접견하면서 전체적인 상태를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매일같이 진행되는 공연 소음이 태지를 괴롭힐 것으로 보였고, 이에 생태적 습성을 고려한 프로그램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퍼시픽랜드 측은 적극적으로 의견을 수용하겠다고 답했습니다.



대기 수조 속 태지


퍼시픽랜드는 앞으로도 태지 접견 희망 요청이 있으면 개방할 의사를 밝혔고, 또 계약기간이 만료되어 퍼시픽랜드의 소유가 된다 해도 사회적 합의에 따라 바다쉼터가 조성되면 태지를 보내겠다는 약속도 확답받았습니다. 

궁극적으로 태지의 최종 목적지는 퍼시픽랜드가 아닌 자연과 유사한 바다쉼터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자리였습니다. 이제 바다쉼터를 위한 적지를 물색하여 정부에 제시하는 일이 남아 있습니다.


일부는 왜 바다쉼터로 보내느냐고 묻습니다. 과거 제돌이, 금등, 대포처럼 원서식지로 방류하는 것이 가장 최선의 방법이 아니냐고 말입니다. 태지의 고향은 일본 타이지현으로 무분별하고 잔혹하게 돌고래들을 사냥하는 곳입니다. 10년 전 영화 <더 코브>를 통해 그 잔악무도함이 전 세계에 알려지면서 국제적으로 비난을 받은 곳이기도 합니다. 2018년 말, 일본이 국제포경위원회(IWC)를 탈퇴하고 상업적 포경을 재개함으로써 태지에게는 더 이상 돌아갈 수 없는 고향이 되어 버렸습니다.

원서식지인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 대신에 자연과 유사한 바다쉼터를 마련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적절한 대안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바다쉼터를 마련하려면 적절한 수온, 태풍, 수질, 어업권, 건립비용문제 등을 치밀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돌고래바다쉼터추진시민위원회는 정부 관계부처, 전문가 등 다각도의 협조와 시민사회 구성원과의 합의점을 도출하며 적합한 후보지들을 물색하고 있습니다.


바다쉼터 모색을 위한 행보는 현재 국내 수족관에 갇혀있는 38마리의 돌고래들이 바다로 돌아가지 못할 경우 제2의 대안을 마련하는 초석입니다. 어릴 때부터 포획되거나 수족관에서 태어난 경우 야생성을 거의 잃었기 때문에 오히려 해양으로의 방류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자연과 흡사하면서도 좀 더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바다쉼터 건립을 위한 저희들의 노력에 시민 여러분의 지지와 응원이 필요합니다. 국내 최초의 해양동물 보호소(sanctuary)로서 수족관 돌고래들의 복지를 위한 노력의 결실이 맺어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수족관에서도 여전히 성행하는 해양동물 체험 프로그램이 폐지되도록 힘을 실어주세요!

'동물은 인간의 오락도구가 아니다!' 

 서명에 동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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