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돼지는 도살된 어미 돼지의 혈액 가공품을 먹고 자랍니다.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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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4-12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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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4월 10일 기준, 국내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총 24회 발생했습니다. ASF는 치료제가 없어 한 번 발생하면 해당 농장의 모든 돼지를 살처분해야 하는 치명적인 질병입니다.

그동안 정부는 ASF의 주요 감염원을 야생 멧돼지로 보고, 포획과 제거 중심의 방역 정책을 이어왔습니다. 하지만 2026년 들어 나타난 어린 돼지 폐사, 전국적 산발 발생 양상은 ASF 방역에 불길한 경보음을 울렸습니다.


2026년 2월, 사료 원료 제조업체 시료와 해당 제품이 포함된 농장 보관 배합사료에서 ASF 항원이 검출되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이를 “양돈농장 보관 사료에서 ASF 유전자가 검출된 첫 사례”라고 밝히며, 사료를 통한 감염 가능성을 인정했습니다. 이후 3월 14일 전남 나주의 도축장 혈액 보관 탱크에서 ASF 항원이 확인되었고, 도살 후 보관 중이던 지육 5점에서도 양성이 확인되었습니다. 일부 지육은 외부로 출하된 사실까지 드러났습니다. 이어 3월 27일에는 충남 서산 도축장의 혈액 탱크에서도 동일하게 ASF 항원이 검출되었습니다.


즉, 감염 가능성이 있는 물질이 사료 또는 부산물 형태로 유통되는 과정에서 도살된 돼지의 혈액 → 사료 원료 → 아기 돼지 급여로 이어지는 구조가 실제로 작동할 가능성이 확인된 것입니다.

3월 18일 국회입법조사처 전문가 간담회에서도 “동종 재순환 금지”, 즉 돼지 혈액을 다시 돼지 사료로 사용하는 관행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었습니다. 이는 방역뿐 아니라 기본적인 윤리 기준 차원에서도 제기된 문제입니다. 하지만 농림축산식품부의 대응은 금지가 아닌 관리였습니다. 도축장 36개소를 대상으로 혈액 탱크 시료를 매일 검사하는 체계를 운영하겠다고 밝혔을 뿐, 해당 구조 자체를 중단하는조치는 없었습니다. ASF 특별 방역 대책 기간 역시 3월 31일 종료되었습니다.


농식품부는 사료관리법의 주무 부처로서 사료의 안전성과 관련된 기준과 점검 권한 전부를 가집니다. 그러나 사료 안전을 총괄하는 「사료 등의 기준 및 규격」 고시에는 ASF를 포함한 바이러스성 질병에 대한 검사 항목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약 2,500마리의 돼지를 도축하는 과정에서 약 5톤의 막대한 혈액이 발생합니다. 하루 약 51,000마리의 돼지가 ‘식용’도살되므로 혈액 폐기물은 100톤에 달합니다. 혈액 폐기물 일부는 농식품부 고시에 의거 사료 원료로 재활용됩니다. 혈장 단백은 어린 돼지의 면역과 성장에 도움을 준다는 이유로 사료 원료로 사용되며 다시 아기 돼지에게 급여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바이러스 차단을 위한 제도적 장치는 충분히 작동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 문제의 핵심은 개별 사건이 아니라 구조입니다.


ASF의 위험이 외부 유입뿐 아니라 내부 순환 구조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과거 광우병 사태는 중요한 참고 사례입니다. 동물성 단백질을 동물에게 급여하는 구조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질병 자체는 다르지만 ‘생물학적 경계를 넘는 사료 순환’이 위험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교훈을 남겼습니다. 그럼에도 현재 정책은 이러한 구조를 중단하기보다 관리 가능한 위험으로 전제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결국 질문은 단순해집니다. 왜 이 구조는 아직 금지되지 않았는가. 그리고 이 구조는 소위 ‘축산물’의 생산 단계에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소비가 지속되는 한, 이 시스템 역시 유지됩니다. 문제는 바이러스 자체만이 아니라, 그 위험을 허용하고 유지하는 정책의 방향 그리고 우리의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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