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드는 닭, 오팔 이야기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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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2-31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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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팔이가 밝은 세상으로 나온 지 3년이 되었습니다.

 

처음 오팔이를 만난 것은 20191230일로 생명의 기운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개 도살장 한켠의 닭장 안이었습니다. 닭장 바닥은 분변으로 가득 차 질퍽하였습니다. 닭들도 온몸에 온통 오물이 묻어 시커멓게 보였습니다빛도 잘 들지 않는 좁고 열악한 환경 속에 있던 여러 닭 중 하나가 바로 오팔이었습니다활동가들은 당시 개 도살장의 개들과 함께 닭들을 모두 구조했습니다.


 

 

그 후 개들은 치료와 사회화 과정을 거쳐 입양되었고 닭들도 살뜰히 반려해 주실 분을 찾아 입양을 갔습니다. 오팔도 수정, 다이아 등 다른 닭들과 같이 입양을 갔으나, 함께 있던 동물들을 심하게 쪼는 등 공격성을 보여 카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현재 오팔은 미니 팜 생츄어리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다행히 이제는 다른 닭들과 크게 싸우는 일도 없이 잘 지냅니다. 묵은 때를 벗고 풍성하고도 오색찬란한 깃털 색을 찾은 오팔의 모습은 그 자체로 멋집니다. 구조한 당시와 같은 닭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본연의 모습을 찾아 늠름히 살아갑니다.

 

올해로 3년 넘게 살아온 오팔이. 공장식 축산에서 고기로 사육되는 닭이 생후 1개월령 아기 때 도살되고 알을 취하기 위해 사육되는 닭이 2년여 만에 도살당하는 데 비해 긴 삶입니다. 그러나 자연 상태에서의 닭의 수명이 길게는 30년인데 비하면 3년도 짧은 시간입니다. 더구나 해마다 겨울철이면 조류 독감으로 전염되지 않아도 질병을 예방한다는 이유로 수천만 마리 닭들이 살처분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내년에는 우리 주변에서 오팔과 같이 자연스레 나이 드는 닭들을 보다 많이 만날 수 있도록, 이 땅에서 함께 살아가는 농장동물에 대한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공장식 축산 철폐 서명> https://stopfactoryfarming.ekara.org

🙌🏻농장동물 결연 신청> https://campaign.do/mmX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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