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도로에 버려진 '복순이', 거리의 삶에 익숙한 '귀남이', 종양을 달고 있던 '깐돌이', 안락사를 벗어난 '순돌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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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7-20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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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주신 분들의 구조사연을 공유합니다.



귀남이는 구조자분이 밥을 주며 돌보던 길고양이입니다. 중성화도 했고, 나이도 많아 이제 거리 생활에 적응해 무탈할 거라 생각했던 귀남이가 어느날부터 침을 흘리기 시작했습니다. 동물을 구조하면 치료에서 돌봄까지 많은 노력과 책임이 필요하다는 걸 익히 알고 있기에 구조자분은 약을 지어 밥과 함께 먹이며 귀남이가 낫기를 바랐지만, 좀처럼 호전되지 않아 결국 포획틀을 설치해 구조를 시도했습니다.

포획된 귀남이는 발치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 후 회복을 기다리며 꼼꼼히 살펴본 귀남이의 몸 구석구석에는 많은 상처가 있었습니다. 길고양이로 살아온 긴 세월의 험한 흔적이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귀남이가 다시 거리로 돌아가지 않고 반려묘로 편히 살아가기를 바랐지만, 워낙 야생성이 강한 탓에 회복 후에는 다시 살던 곳으로 방사되었습니다. 구내염 치료로 이제 아픔없이 사료를 먹게 된 귀남이는 구조자분의 돌봄을 받으며 지내고 있습니다. 


(포획되기 전 자신의 아지트인 밥자리 주변의 자동차 밑에서 지내던 귀남이 모습. 치료받고 방사된 후에도 줄곧 이곳에 모습을 보이곤 한다.)


구조자분은 동네 산책 중에 다리를 질질 끌고 다니는 개를 발견했습니다. 천천히 다가오면서도 막상 다가가면 으르렁대는 개를 구조자분은 사료로 유인해 포획했고, 으르렁대며 위협하던 개는 막상 포획되고 나니 아무런 저항없이 얌전해졌습니다. 병원 진단결과 오른쪽 앞다리에는 커다란 피부종양이 있었고, 양쪽 뒷다리는 슬개골 탈구 3기로 모두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두 가지 수술을 한꺼번에 할 수 없어 우선 종양제거 수술을 한 후, 이틀 뒤 양쪽 슬개골 탈구 수술을 함께 했습니다. 

구조자분은 구조견에 깐돌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퇴원 후 통원치료를 받으며 정성으로 돌보았고, 반려동물 등록도 마쳐 깐돌이의 정식 가족이 되었습니다. 8살로 추정되는 깐돌이가 이제라도 평생가족을 만나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게되어 정말 다행입니다. 


(왼쪽: 구조 직후의 깐돌이. 왼쪽 앞다리 부분에 커다란 종양덩어리가 보인다 / 가운데: 슬개골 수술 후의 방사선 사진 / 오른쪽: 퇴원 후 구조자분의 반려견이 된 깐돌이.)


운전중에 고가다리 중간지점 차로변의 검은 물체가 의심스러웠던 구조자분은 안전한 곳에 차를 세운 후, 검은 물체가 새끼고양이임을 확인했습니다. 신문지와 패드도 깔아주고  옆에 물통도 두었지만 고양이는 웅크리고만 있을 정도로 기력도 없고, 귀와 다리에는 피가 묻어있었습니다. 누군가 버린 것이 분명한 고양이를 위험한 상황에 그대로 둘 수 없어 지체하지 않고 병원에 데려가보니, 출혈이 있는 부분의 상처는 가벼운 찰과상이었지만 오른쪽 허벅지가 골절되어 있었습니다. 1살 추정의 고양이는 보기에는 영양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 몸무게가 고작 1.7kg으로, 보기에는 2~3개월령으로 보일 정도로 몸집이 작았습니다.

당장 수술을 할 수는 없어 영양을 공급하며 며칠을 지켜본 후 앞발에 어느 정도 힘을 주고 일어설 정도가 되어 골절수술을 했습니다. 복순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고양이는 구조자와 의료진의 보살핌을 받았지만 좀처럼 기력이 회복되지 않는다 싶더니 설사를 하기 시작했고 검사 결과 복막염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다리에 자신의 몸집만한 큰 깁스를 한 체 복막염 치료를 받았습니다. 힘든 치료과정 중에도 구조자분이 면회를 갈 때마다 몸을 부비고 그르렁거리는 모습에 구조자분과 가족은 입양될 때까지 임시보호하려던 계획을 바꿔 가족으로 맞았습니다. 아픈 몸으로 고속도로 위에 버려졌던 복순이는 이제 한 가정의 막내로 사랑받는 반려묘가 되었습니다.


(왼쪽: 고가도로 위에서 발견된 복순이 / 오른쪽: 골절수술 후 깁스를 한 복순이. 입원기간 동안 성치 않은 몸으로도 구조자 가족을 온몸으로 반기곤 했다.)


순돌이는 보호자의 돌봄없이 실외에서 자라던 강아지였습니다. 구조자분과 가족은 순돌이와 함께 놀아줄 수는 있었지만 보호자가 있어 선뜻 아이를 데려올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순돌이가 트럭에 하반신을 밟히는 교통사고를 당했고, 구조자분이 119의 도움으로 병원에 데려가니 '복합골절이 심하고 예후도 장담할 수 없다'며 안락사를 이야기했습니다. 어렵게 순돌이의 보호자와 연락이 닿아 이야기를 전하니 망설임 하나 없이 '그럼 안락사 하라'는 답을 받았습니다. 구조자분과 가족은 차마 순돌이를 안락사시킬 수도, 다시 아무런 돌봄없이 방치되던 곳으로 돌려보낼 수도 없어 기차를 타고 순돌이와 함께 올라와 외과 전문병원에 입원시켰습니다.

이미 사고가 난 지 일주일이 지난 후라 부러진 뼈들이 제멋대로 붙기 시작했기에 순돌이는 뒷다리를 쓰지 못하고 앞발로만 힘겹게 움직여야 했습니다. 수술을 한다 해도 제대로 걸을 수 있을지, 배변을 할 수 있을지 불확실했지만 순돌이를 그대로 고통속에 내버려둘 수 없어 수술을 감행했고 예후는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구조 후 2주일이 지난 후에는 스스로 일어나고 짧은 걸음을 걸을 정도가 되었지만 오랫동안 마비되었던 뒷다리는 굽히지 못했습니다. 순차적으로 양쪽 골절 수술을 순차적으로 하고 퇴원한 순돌이는 구조자분의 집에서 임시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가정생활을 하고 있는 순돌이는 집에서 지내며 빠르게 회복하고 있으며, 평생가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순돌이 입양홍보 게시글 보러가기


(왼쪽: 수술 후. 아직 뒷다리를 굽히지 못해 움직임이 불편하다 / 오른쪽: 퇴원하여 구조자분의 집에서 임시보호받으며 입양대기중인 순돌이)


고통속에 위태롭게 생명을 이어오던 동물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새 삶을 살게 해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오랜동안 거리생활을 해온 귀남이, 구조자에게 마음을 열고 가족이 된 깐돌이, 아프다는 이유로 버려졌지만 꿋꿋하게 위기를 넘긴 복순이, 몰염치한 보호자에게서 구조되어 건강한 반려견으로 거듭나고 있는 순돌이.
이 동물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새로운 삶을 응원합니다. 


*시민구조치료지원의 2018년 총 예산은 100,000,000원으로 7월 10일 기준 총 55,349,150원이 지원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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