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길고양이 겨울집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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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0-12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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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416
용인에서 벌어져선 안될 비극이 일어났습니다.
바로 길고양이 겨울집을 만들어 주시려던 봉사자분이 비명에 돌아가신 일인데요..

열번 되돌려 생각해도 너무 가슴아픈 일입니다.
만약 책임지고 벌 받아야 될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백배 천배 이 잔인한 행위에 응당하는 벌을 받게 될 것입니다. 

길고양이들에게 사실 가장 필요한 건 먹이보다도 안전하게 기거할 은신처일지 모릅니다.
그만큼 도시 길고양이들이 깃들어 쉬고 잠들 안전한 장소가 없습니다.
겨울이 오면 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집니다.

어딘가 안락한 곳에서 추위를 피하고 있을 것이라고요?
털 달린 짐승이니 괜찮을 것이라고요?

고양이들은 참 따뜻한 곳을 좋아하는 동물입니다.
지금처럼 도시화가 진행되지 않았을 때는 고양이들이 그나마 깃들어 살만한 곳들이 있었습니다.

헛간, 지하실, 덱크 아래, 우거진 낙옆 더미, 바람이 잘 안들어가는 골짜기의 틈..
그러나 지금은 고양이가 은신할 만한 곳들이 거의 없습니다.

도시 길고양이들은 한겨울 냉혹한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생존을 위해 사투합니다.
어미 고양이는 새끼를 품고 바람을 막습니다. 
어쩌다 발견한 지하실이라도 내려갈라치면 집주인이 바로 내쫓고 소방관서나 구청에 신고합니다.

그래서 길고양이들은 아파트 지하의 온수가 흐르는 배관이나 자동차의 아직 식지 않은 본넷 상판에 위험을 무릅쓰고 올라갑니다.
이것이 고양이들이 학대받는 주요한 이유가 됩니다.



길고양이들은 추위를 피하고 잠시라도 고단한 몸을 뉘일 겨울 집을 아주 절실히 필요로 합니다.



오른쪽의 깻잎 모자를 쓴 근사한 젖소냥이, 이 녀석은 깻잎이입니다.
녀석은 몸이 약해서 언제나 먹이 경쟁에서 밀리던 흰둥이를 색시로 맞아 살뜰히 챙겼습니다.
언제나 흰둥이 먼저 밥을 먹이고 남은 것을 먹는 신사였습니다.
중성화 부부인 이 둘이서는 나름 행복한 시절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얼마간 보이지 않던 녀석이 얼마전 사체로 발견되었습니다.



녀석이 삶의 마지막에 은신한 곳입니다. 
삶의 마지막 고통속에서도 작은 몸 하나 의지할 곳이 없어 도로 옆 천막 아래로 숨어든 깻잎이...
천막 주인분 말에 의하면 한겨울에도 녀석과 흰둥이는 이 천막에 의지해 살았다고 합니다.
이것이 도시 고양이들이 처한 현실입니다.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고 날이 추워졌습니다.
나이들고 아픈 길고양이들이 걱정되어 겨울 집을 놓아주러 갑니다.



요녀석은 최근 구내염이 발병해서 더욱 더 겨울집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요렇게 준비된 집을 놓아주고 앞에 좋은 냄새가 나는 파우치를 꽂아두어 봅니다.
몸이 아픈데 춥기까지 하면 그 고통은 더욱 심할 것입니다.



이 지역은 길고양이를 위해 비록 허술하긴 하지만 가게 주인분께서 집을 마련해 주셨네요.
고마운 일입니다.
한겨울에는 바람이 안들어가게 좀 더 탄탄하게 보완해 주십사 부탁드려봐야 되겠습니다.



이 아기냥이는 이번에 태어나 아직 어미와 함께 있습니다.
형제중에 몸이 약해 외따로 떨어져 있곤 하는 녀석이 있어 그 녀석을 위해 집을 준비했습니다.
잘 사용하고 있네요.


예전에 놓아준 집에는 안에 깔린 숨 죽은 담요를 빼내고 푹신한 새 방석을 넣어줍니다.
기다렸다는 듯이 거리생활 10년의 노묘가 냉큼 들어가 몸을 누입니다.

길고양이 겨울집...이게 그렇게도 사람들에게 불편하고 많은 피해를 끼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작은 몸 하나 혹한에서 피할 수 있는 조그만 공간 하나 배려할 수 없는 사회라면, 과연 사람들끼리의 온기는 기대할 수 있는 것인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어미 잃은 가여운 길고양이를 보살펴 주기 위해 봉사하시다 참변을 당하신 용인의 봉사자님의 명복을 빕니다.
님께서 아이들에게 내어 주셨던 온기가 지금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슬픔의 비가 되어 내립니다.












댓글 2

박문주 2015-10-13 20:43

도와달라고까지는 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캣맘들을 보는 싸늘한 시선과 태도들... 그리고 밥그릇이나 애써 만들어준 허접한 박스조차도 갖다버리시는등 이런것만이라도 하지말아주세요 그냥 차라리 무관심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고양이들이 우는 소리가 시끄럽다고 돌을 던지는 행동들... 위층에서 사는 아이들이 울고 뛰어도 아이들이니 그냥 참아야합니다 맞는 비유가 아닐지는 모르겠지만 훨씬더 시끄러운것에는 관대하고 단지 집없고 힘없는 동물이라 학대하는 행동들은 조금만 참아주세요 그러지않아도 올겨울 추위속에 내년봄까지 버틸수있을지조차 모르는 아이들입니다 차라리 무관심해주세요


박선주 2015-10-13 11:31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더불어 살아가야 합니다. 제발 아이들을 학대하지마세요 다른이의 도움의 손길을 짓밟지마세요 세상에 살아가려고 나온 귀한아이들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