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전주동물원 코끼리 ‘코돌이’의 폐사는 결국 인간 중심의 사육 결과 - 동물 중심의 사육환경으로 개선하고, 전시용 코끼리 추가 반입 절대 안돼! -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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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1-22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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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명]

 

전주동물원 코끼리 코돌이의 폐사는 결국 인간 중심의 사육 결과

- 동물 중심의 사육환경으로 개선하고, 전시용 코끼리 추가 반입 절대 안돼! -

 

생전의 코돌이 ⓒYTN

 

지난 20일 오전 11시 경, 전북 전주동물원에 사육되던 수컷 코끼리 코돌이29세 나이로 폐사했다. 코끼리의 평균 수명이 40~50살인 점을 고려하면 비교적 이른 나이다. 전주동물원 측은 양쪽 앞발염증과 발바닥 패드 손상이 폐사의 원인으로 보고 있으며,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부검하고 정밀검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코돌이는 2011년부터 5차례 쓰러지며 고통을 호소했는데, 결국 폐사에 이른 것을 보면 그 고통은 극에 달한 수준이었을 것이라 짐작된다.


코끼리의 발 구조는 육중한 몸을 지탱하면서 장거리 이동에 무리가 없도록 지방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패드를 지니고 있다. 또한 코끼리는 매일 최대 20시간을 이동하는 왕성한 활동력을 지닌 동물이다. 그러한 코끼리 습성을 고려하지 않는 동물원에서 발염증으로 고통 받는 코끼리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고, 코돌이 역시 콘크리트 바닥 위에서 살아가야 했기 때문에 고통을 달고 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전주동물원 측은 폐사한 코돌이에 대해 나름 수의처치를 진행했었고, 2017년 콘크리트 바닥을 뜯어내 흙바닥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사육환경으로 악화된 코돌이의 앞발 염증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을 염증이 심화된 시점에서 6년이 지나서야 마련한 셈이다. 이는 코끼리에 대한 관리자, 동물원 운영자 전반의 인식이 부족한 것이며, 설사 인식했다 하더라도 빠른 시일 내에 조치를 취하지 않은 노력의 부족이다.


전주동물원 측은 암컷 코끼리 코순이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한 마리 추가 매입을 고민한다고 한다. 그 이유에 대해 코끼리는 군집을 이루는 동물이라는 게 동물원 측 설명이지만, 이는 관람객 유치를 목적으로 한 동물원 운영자 중심의 판단에 불과하다. 코끼리 한 마리를 더 들여 놓는다고 해서 코끼리 군집이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전시동물의 생명과 거취에 대한 윤리적·사회적 책임을 이제는 동물원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전시동물의 복지를 우선적으로 판단하고 향후 거취를 생각한다면 코순이를 야생동물의 복지를 최우선으로 하는 생츄어리로 보내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미국 디트로이트 동물원은 지난 2004년 앞다리 관절염을 심하게 앓고 있는 코끼리를 위해 은퇴결정을 내리고 캘리포니아 주 내 야생동물 보호구역(ARK2000)으로 보낸 사례가 있다. 또한 태국 치앙마이에 있는 코끼리자연공원(Elephant Nature Park)은 인간에 의해 이용되고 있던 코끼리들을 구조하여 1천 평이 넘는 자연환경 생츄어리 속에 평생을 살아가도록 하고 있다. 자연 방사가 힘든 경우라면 좀 더 나은 환경의 적합한 장소를 물색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듯 국내 동물원들도 위기의 전시동물들을 위한 사회적 인식과 국제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고민할 필요가 있다.


전주동물원은 코돌이를 부검한 후, 뼈를 표본화하는 것 또한 고려한다고 전했다. 만약 코돌이를 표본화 한다면 그 목적은 부적절한 환경에서 인간의 눈요기를 위해 전시되는 코끼리가 더 이상 없어야 한다는 교훈을 주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동물원 내 야생동물의 폐사는 이제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가 되었다. 모든 동물원은 사람의 호기심 충족을 위해 각종 야생동물들을 구색 맞춰 전시하는 후진적 전시행태를 멈춰야 한다. 또한 동물원의 사육환경이 동물 중심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친구를 잃고 남은 코순이를 위해 전주동물원이 해야 하는 선택은 기계적으로 코끼리 한 마리를 추가 반입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코순이를 보다 적합한 환경에서 살아가도록 방안을 고민하고, 전시동물의 복지를 확보하기 위한 전향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을 요청한다.

 

 

 

2019122

 

동물권행동 카라


댓글 1

송지은 2019-01-28 14:28

때로는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을 잠시 거두고, 우리가 지향하는 아름다운 세상에 대한 희망으로 새로운 사회적 사색을 모색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카메론 크로우 감독, 맷 데이먼, 스칼렛 요한슨 주연의 영화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라는 영화를 너무나 기분좋게 감상했던 기억이 있는데요, 동물원이라는 공간은 같지만, 자연과 동물, 인간의 '공존'을 위해 노력하는 주인공 가족의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었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그저 보여지는 동물로 숨 쉬고 있는 동물들의 현실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