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 판매수익으로 동남아 여행, 참여 학생들에게 장학금(?) 차등지급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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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1-07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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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2014년 한바고 창업동아리 <씨크릿가든>이 판매한 쥐는 살아있는 쥐 4,229마리, 죽은 쥐 3,256마리(2013년 1,264, 2014년 1,992) 총 7,485마리였습니다. 판매수익은 1,107만 9,500원이라고 합니다.

*오마이뉴스 윤근혁 기자글 보러가기(클릭)


그런데 작년에 동아리 대표와 부대표, 지도교사가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등지를 여행했고, 537만원의 비용이 지급되었다고 합니다. 학교측에서는 지속적으로 창업동아리의 활동이 학생들을 위한 것이었으며, 수익도 전액 학생들을 위해 쓰였다고 강변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수익이 정확히 어디에 쓰였는지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설마 쥐를 죽여 판 돈으로 관광여행을 한 것은 아니겠지요?

2013년 말에는 작업에 가담한 학생들에게 5만원에서 70만원 사이로 장학금(?)을 지급했다고 합니다. 장학금이란 단어를 붙이는 것조차 부끄럽지만, 무엇을 근거로 장학금을 차등 지급했을까요? 혹시 열심히 참여한 학생에게, 판매를 많이 한 학생에게 돈을 더 주었던 것은 아닐까요?

만약 태국여행이 쥐 판매 수익으로 지원된 것이 사실이라면, 창업동아리 씨크릿가든의 ‘수업 또는 창업’ 내용과 태국 여행은 어떤 연관이 있는지 학교측은 밝혀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장학금 차등 지급이 ‘표면적 성과(쥐판매)’에 따라 학생들을 계급 나누기 한 것이었다면 이것은 과연 어떤 ‘교육철학’에서 나온 것인지도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씨크릿 가든의 행동이 공개된 후 시민들의 반응은 한결같았습니다.
정말 이게 학교에서 일어난 일인가?”
정말 수익을 위해 학생들에게 쥐를 죽이도록 했단 말인가?”
한마디로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도 모르게 당연하게 여기는 그 무엇이 자리잡고 있지 않고서야 이런 일이 현실로 일어나지 않았겠지요. 예를 들면 이런 인식들입니다.

“강요했던 것도 아니고, 학살도 아니고, 단순히 파충류 먹이로 판 건데 이게 뭐가 문제죠?”
“바이오교의 특성상 동물을 죽이는 일도 가르쳐야 합니다.”
“어차피 실험동물도 다 죽이지 않습니까?”
“법적으로 하자가 없습니다.”



생명에 대해 최소한의 예의를 표해주십시오


자연생태계에서 뱀의 먹이활동과 사람이 돈을 목적으로 살생하는 것을 같다고 여기는 인식, 생명의 경이로움과 생명체의 놀라운 능력을 경험하고 느끼기도 전에 ‘죽이는’ 일을 배워도 된다는 생각, 쥐는 인간보다 하찮은 생명이라는 인식 등 동물에 대한 연민을 단절시키는 시도들이 우리 주변에는 너무 많습니다.

아무리 사회가 경쟁과 돈을 목적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아이들의 교육현장에서만큼은 인간과 생명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가르치고 배울 수 있길 바랍니다. 모든 생명체는 수단이기 전에 그들 나름의 독자적 방식으로 삶을 살고 있습니다. 동물이든, 인간이든 어떤 생명이 충분한 삶을 누리지 못했다면 먼저 연민을 표해주어야 합니다. 이것이 생명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입니다.



11.4. 충북 교육청에 새롭게 확인된 내용을 포함하여 세밀하고 철저한 감사 요청

카라는 10.31. 기자회견에 이어 해당 교육청이 보다 적극적으로 해결에 나서주길 요청했습니다.


▲10월 31일 광화문 기자회견 현장

▲11월 4일 충북교육청에 보낸 공문 내용(일부)



1.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다각도로 분석해서 결정적 원인을 규명해야 합니다.
▲ 활동이 중지되기 전까지 시크릿 가든에서 사육, 살생, 판매한 동물의 정확한 두수와 입출금 내역 ▲ 사육을 위해 최초 구입한 마우스, 랫드의 숫자, 구입처, 구입방법, 자금조달 방법 ▲ 판매 수익금의 사용처 등

2. 활동에 직접 참여한 학생들에게는 신속한 치유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동아리 활동의 과정에서 강요된 생명에 대한 무감각과 의식하지 못한 잔인함을 무엇으로 되돌릴 수 있을까요. 직접 가담한 학생에게는 따뜻한 분위기에서 개별상담과 조사를 신속히 진행하여 하루라도 빨리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3. 동물보호교육은 교사와 각급 관련 기관 종사자부터 실시해야 합니다.
쥐를 죽이도록 지시한 동아리 지도교사가 이미 1회 동물보호교육을 실시한 상황입니다. 비록 동영상을 틀어주는 역할이었다지만 얼마나 무책임하고 모순적인 모습입니까. 책임을 묻고 자숙을 요구해야 할 사람에게 동물보호교육을 담당하도록 지시하다니요. 생명존중과 동물보호교육은 학생들보다 그와 같은 교육환경을 만들고도 아무런 문제인식이 없는 교사와 각급 관련기관의 종사자들이 먼저 받아야 합니다.


카라는 아이들이 생명을 느끼고 교감할 수 있는 교육현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의 반생명, 비윤리적 행태 고발과 사건 개요 보러 가기(클릭)


댓글 1

전주미 2014-11-10 01:16

참.. 가슴 아프고 화가 나는 일입니다! 카라 기자회견이 있던 그날 광화문에는 여전히 세월호와 관련된분들이 많이 계셨어요. 그래서인지 더 마음이 아팠어요.. 고등학생들이 이렇게 어른들의 잘못으로 힘들게 가다니...미안하고 또 미안할뿐입니다 어떻게 이런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