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된 것으로 추정되는 품종고양이, 학대의 위기에서 구조된 '치타'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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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8-04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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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제가 밥을 주는 곳에 얼마 전부터 뱅갈 품종묘가 나타나서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낯선 사람한테도 전혀 경계하지 않고 다가와서 비비고 길바닥에 벌러덩 누워서 애교도 부리는 순한 고양이였습니다. 누군가 집에서 키우다가 제가 밥을 주는 곳에 유기한 것 같습니다. 

저희 집에는 구조해서 돌보고 있는 고양이들도 많고 아파서 치료 중인 고양이들이 있어서 또 새로운 고양이를 구조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뱅갈 고양이가 어린이들한테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이웃 주민의 연락을 받고 나가보니까 나뭇가지로 치타를 괴롭히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은 제가 돌보는 길고양이들에게도 괴롭힘을 당하고 있어서 더는 안 될 것 같아서 치타를 구조를 했습니다.



[치료 및 진료과정]

구조하기 전에 건강해 보였고 사료 주는 것도 잘 먹어서 건강한 고양이라고 생각했기에 중성화 수술시키고 전염병 검사해서 입양 보내야겠다는 생각으로 구조했는데 무른 변, 설사, 변비를 반복했고 전염병 검사를 받아보니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되었습니다. 고양이 코로나는 사람들이 걸리는 코로나19와는 다른 질병이라고 했습니다.

집에서 키우던 고양이라서 중성화 수술을 받았을 수 있어서 초음파 검사를 먼저 해보니 자궁과 난소가 보이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그렇지만 중성화 수술을 받지 않았어도 초음파로 안 보이는 경우가 간혹 있으니 임시보호하면서 발정이 오는지 지켜보라고 하셨습니다. 중성화 수술까지 시켜 놓고 자기가 키우던 고양이를 길에 유기했다는 얘긴데 참 기가 막혔습니다. 치타는 무른 변, 설사, 변비를 반복해서 입원 치료를 계속 받아야 했고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개월이 걸릴 수도 있고 전염성 질병이어서 다른 고양이들과 격리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치타는 퇴원하고 우선 저희 집으로 데려와서 약물 치료하고 있습니다. 임보처는 구해놨지만 변상태가 아직 좋지 못해서 처방약을 더 먹여야 하고 병원도 더 다녀야 해서 치료 받고 코로나가 음성이 나오면 그때 임보처로 보낼 예정입니다. 구조하기 전에는 여러 가지 걱정으로 머리가 복잡했는데 치타를 보니까 하는 짓이 너무 예쁘고 순해서 구조하길 잘했다 싶고 치타처럼 예쁜 고양이는 입양도 잘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 소식]

아픈 길고양이 구조하는 것도 힘든 일인데 유기된 고양이까지 구조할 줄 몰랐습니다. 제발 끝까지 책임지지 못할 거면 처음부터 키우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치타는 저희와 함께 살기로 하였습니다. 치료지원에 감사드립니다.


* 반려묘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치타는 다른 고양이들과의 경쟁의 삶이 고달프고 적응이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보호받으면서 아프지 않고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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