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격막 손상과 장기 유착으로 여러번의 고비를 넘긴 '밤비'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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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1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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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딸아이 등교 길이라 차로 매일 오가는 시골길에서 다리 한쪽을 저는 강아지를 우연히 목격했습니다강아지를 불러봤는데 어디론가 사라지더니, 2개월 만에 도로변에 앉아 있는 그 강아지를 다시 보았습니다. 처음 봤을 때보다 훨씬 야위었고, 털도 군데군데 빠져 피부 상태도 안 좋아 보였습니다. 혹시나 만나면 주려고 차에 싣고 다니던 사료와 물을 챙겨주니 허겁지겁 먹었고, 그날 이후 매일 하루에 두 번씩 밥과 간식을 챙겨주게 되었습니다.

강아지는 저와 딸을 알아보고 이름을 부르면 어디선가 반갑게 나타나기는 하지만 딱 열 걸음 떨어져 만지지는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강아지의 상태가 나날이 안 좋아 보여 구조를 결심하였지만 잡지 못해 애가 타는 상황이 계속되었고, 여러 기관에 문의를 했지만 도움을 받지 못했습니다계속해서 개인 구조를 시도하던 9월 말쯤무성한 수풀 속으로 숨어 들어간 강아지를 담요로 덮어 5시간 만에 잡을 수 있었습니다



[치료 및 진료과정]

병원 검진결과 강아지는 뒷다리 한쪽이 부러진 상태였고 심장사상충에도 감염된 상태였습니다심장사상충 먼저 치료를 끝낸  다리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지만아이 몸무게가 1.5kg 매우 마른 상태라 어떤 치료를 하던 살부터 찌워야 한다고 하여 집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외모가 꽃사슴 같아 ‘밤비라는 이름을 지어주었고  2주간 열심히 먹이며 살을 찌우고 있는데 아이가 부쩍 기침을 심하게 했습니다. 밤비가  쉬는  힘들어하는  같아 병원에 갔더니수의사 선생님이 심장초음파를 보시면서 심장 축이  안 보이고 모양이 이상하다시며 엑스레이를 추가로 찍어보시더니 아이 상태가 심각하다며  병원으로 빨리 가라고 하셨습니다. 대학 동물병원 예약을 잡았고 검사를 하러   바로 응급수술을 하게 됐습니다소견 상 오래전  사고로 (아마 다리가 부러졌을 때로 추측횡격막이 터졌고 복부 장기의 80% 흉부 쪽으로 올라와 폐를 심하게 눌러 밤비가 숨을 제대로  쉬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당장 오늘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다’, ‘보호자가 동의하신다면 지금 바로 수술에 들어가고 싶다하는 말에 바로 동의를 했고  수술을 들어갔습니다원래는 복부 쪽을 열어 장기를 원위치 시키고 횡격막을 메우기로 했지만 막상 열어보니 유착이 심하여 흉부 쪽도 추가로 열게 되었고 간 등 복부 장기가 심하게 부어 원위치 시켜도 복부가 닫히지 않아 인공피부를 추가로 사용해 복부를 덮었습니다

수술 후 면회가 되지 않는 상태에서 밤비는 밥도 거부하고 누워만 지내다가 3일째 되는 날 면회가 허용되어 만난 밤비는 저희를 알아보고 반갑게 꼬리를 흔들어주었습니다그날 밤부터 밤비가 밥을 먹기 시작했고, 다행이 회복이 되어 퇴원했습니다집에 온 이후 간수치가 다시 올라 병원에 다시가기도 하였지만 식단관리도 하면서 돌보았습니다. 산책도 잠깐잠깐 가능했습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횡격막 허니아 수술을 마치고 이제는 다리 수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다리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부러진 지 4~5 정도  보이며남아있는 뼛조각이 얼마 없어 반대쪽 다리가  있는 각도에 맞춰 3D 다친 다리의 뼈대(?) 제작하고 임플란트를 하는 수술이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다리 절단으로 가기 , 최후의 방법이라 하셨고 밤비의 경우 선택지가 그것밖에 없습니다수술을 하면 다친 다리 한쪽은 인공 뼈이기 때문에 접었다   없고 계속 피고 살아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그래도 다리를 절단하여  다리로 지내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선택이라는 설명에 수술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최근 소식]

처음 밤비를 길에서 보았을 때는 데려와서 다리를 고쳐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근처 동물병원에 골절 수술 비용을 알아보았고 대략 150만 원 정도를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밤비를 데려오니 동네 동물병원에서는 치료할  없는 심각한 상태였고 예상치 못한  지출이 발생했습니다유기견을 입양하는 것도 처음이고 아픈 강아지를 돌보는 것도 처음이지만밤비가 유기견에서 반려견으로 거듭나고 있는 모습을 보니  다행이고 감사한  같습니다.  

산책 가자’ ‘밥 먹자 말을 너무 좋아해 폴짝폴짝 뛰어다니며딸아이에게는 뽀뽀도 해주고요지부동 방석에만 있더니 이제는 침대에 먼저 자리 잡고  밀어도 버티며 안 가는 집 강아지가  됐습니다 산책을 하다가도 자신을 예뻐하는 사람이 있으면 조심스럽게 다가가 꼬리를 흔들며 손길을 얌전히 즐기기도 하고요^^. 

밤비 사정을 진심으로 들어주시고 공감해주시고 이렇게 도움도 주시는 카라에 감사드립니다지원이 헛되지 않게 밤비가 완치되는 날까지  돌볼게요감사합니다.


* 밤비가 유기견으로 떠돌며 마음과 몸의 상처가 곳곳에 아픔이라는 흔적을 남겨두었나 봅니다. 이제 평생 반려견으로 사랑으로 치유의 시간을 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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