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고합니다! - 용산구 한 아파트의 사례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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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1-09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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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선을 다하는 *케어테이커 여러분들 곁에 카라가 있습니다- 

케어테이커(Caretaker)란?
자발적으로 지역 내 길고양이들에게 먹이 급여와 구충, 나아가 중성화수술 등을 제공하며 적극적으로 보살피는 자원봉사자를 일컫는 용어입니다. '캣맘' 또는 '캣대디'라는 용어는 '지역사회와 동물의 보호를 위해 스스로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봉사활동 내용'을 충분히 담고 있지 못해 카라에서 만든 용어입니다.

길고양이 돌봄 활동을 하시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길고양이 복지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렇지만 한편에서는 주변과 갈등도 증가하고 있고, 관련 제보도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최근 카라 앞으로 다음과 같은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제보자는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으며, 아파트 단지 내에 살아가고 있는 길고양이들을 챙겨주고 있는 케어테이커였습니다. 최근 관리사무소에서 2차례 협조문을 게시했다며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아파트 게시판에 붙은 협조문)

· (11월 협조문) 단지 내 야생동물(고양이, 비둘기 등)의 개체수 증가로 차량훼손, 배관훼손, 환경오염, 안전사고 피해사례가 발생하고 있으니 먹이주기를 자제하시라.
· (12월 협조문) 먹이주기 근절이 안 되고 있다. 먹이주기는 길고양이, 각종 새, 해충을 모여들게 하고, 먹이 잔여물 부패, 배설물 등 환경을 오염하며, 시설물파괴로 이어진다. 동물보호법에도 야생동물에 먹이를 줄 구 있는 근거가 없다. 

전형적인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케어테이커 간의 갈등 양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케어테이커는 위의 협조문 내용을 인정할 수 없었습니다. 
2012년부터 현재까지 용산구청을 통해 잡히지 않는 단 2마리를 제외하고 단지 내의 길고양이들을 전부 TNR할 정도로 정성을 다해 왔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총 18마리에 대해 중성화수술을 실시했고 그중 11마리가 현재까지 생존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번식을 할 수 없으니 개체수가 늘지 않고 오히려 줄고 있다는 것입니다.


(tnr되어 있는 단지 내 길고양이들. 사진 : 제보자 제공)

먹이를 챙겨주는 것도 밥만 주고 방치하면 지저분해 보일뿐만 아니라 주민들과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어 밤에 주고 새벽 출근길에 바로 치운다고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먹이가 남아서 부패한다거나 해충이 생기지도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렇듯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케어테이커는 전혀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길고양이 보살핌은 숭고한 자원 활동입니다. 하지만 아직 우리 사회는 길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낙후되어 있고, 특히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의 경우는 갈등이 심각하게 표출될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길고양이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서로 이해와 배려 그리고 케어테이커의 솔선수범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하여 카라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주장이 과도한 것은 아닌지, 그리고 케어테이커의 제보와 증언처럼 확실히 책임지고 돌봄 활동을 하고 있는지 제대로 확인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직접 현장조사를 실시했습니다. 19개동 2천 세대가 넘게 살고 있는 넓은 아파트 단지 전체를 구석구석 확인하기 위해 도보로 살펴봤으며, 주민과 경비원을 인터뷰하였습니다. 그 결과 아파트 관리사무소측의 주장은 과도한 것이며 케어테이커들의 그간의 노력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현장조사 결과..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게시한 협조문에 따르면 야생동물 먹이주기를 금지하는 이유는 ① 길고양이, 각종 새, 해충들이 모여들고 ② 먹이 잔여물이 부패하고 ③ 아파트 시설물 훼손 등 피해발생 때문입니다. 
하지만 카라의 현장 조사하며 직접 눈으로 본 결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아파트 단지 내에서 발견된 까치.)

우선 아파트 단지를 1시간 넘게 걸어 다니면서 발견한 조류는 5마리가 채 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다른 아파트 보다 훨씬 조류들의 수가 적은 것으로 보였습니다. 단지내 2곳에서는 새의 사체 및 일부분, 깃털 등 고양이가 새를 사냥한 흔적들이 발견되었습니다. 길고양이가 야생조류 개체수를 일정 부분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입니다. 
길고양이 먹이로 인해 각종 조류가 모여든다는 관리사무소의 주장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고양이가 새를 사냥한 흔적이 아파트 단지 곳곳에서 발견되었다)
 


(길고양이 밥을 챙겨주는 자리 중 한 곳인 단지 내 정자. 길고양이 돌봄 흔적을 발견할 수 없었다)

관리사무소의 주장대로 고양이들을 챙겨주고 남은 먹이 잔여물이나 챙겨준 흔적들이 있는지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흔적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이곳에 고양이가 있기는 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떤 흔적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몇몇 무책임한 케어테이커들은 먹이만 챙겨주고, 먹이를 담은 봉지나 그릇 등은 전혀 치우지 않다보니 주변과의 마찰 등 불만 민원을 발생시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곳의 케어테이커들은 그런 갈등을 만들지 않기 위해 책임감을 가지고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먹이를 남기거나 방치하지 않다보니 해충 또한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문이 열려 밖으로 노출된 배관 시설. 고양이가 긁거나 하는 등의 훼손 흔적은 없었다)

아파트 시설물 훼손 정도도 확인을 했습니다. 아파트 지하실로 통하는 창문은 전부 닫혀있는 상태였고, 일단 밖으로 노출된 배관 등에서는 훼손된 흔적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더욱 정확한 조사를 위해 주민과 경비원들을 인터뷰하기도 했습니다. 아래의 표는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경비원1

고양이 거의 안 보인다.

경비원2

몇 마리라고 정확히 말할 수 없지만 가끔 보인다. 여러 마리 몰려다니는 것은 못 봤다. 어린고양이나 새끼고양이는 보지 못했다.

경비원3

어쩌다가 한 마리씩 보인다. 누가 밥 주는 사람도 없고, 쓰레기통도 닫혀있어 쓰레기도 먹을 수 없고... 이 아파트는 고양이가 거의 없다.

주민1

여기 고양이가 딱 2마리 보이는데, 누가 돌보는 고양이다. 불임수술을 해줬다고 한다. 이 아파트는 고양이가 거의 없다.

주민2

정자 밑에 보이기는 했는데, 아파트에 고양이가 거의 없다. 밤에 울거나 싸우는 소리도 못 들었다. 아기고양이도 없고 여러 마리가 몰려다니는 것도 못 봤다.

단지 내 마트 직원

가끔씩 한두 마리 보인다. 몰려다니는 것은 못 봤다.

단지 내 상주하는 상인

여름이면 돌 위에 앉아 있고 그런다. 요새는 거의 안 보인다. 이 근처에서 한두 마리 보인다.



위의 인터뷰를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이 아파트는 새끼고양이가 없으며, 고양이 자체가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케어테이커들이 몇 년에 걸쳐 TNR을 했기 때문에 길고양이 개체수가 증가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카라의 현장조사 당시에도 고양이를 한 마리도 볼 수 없었습니다. 물론 날이 추워서 숨어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고양이의 흔적조차도 발견하지 쉽지 않았습니다.

관리사무소가 협조문에서 주장하는 바처럼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챙겨주고 있다고 해서 길고양이, 각종 새, 해충이 모여들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된 것입니다.

현장조사 결과 관리사무소가 게시한 협조문은 부당하고 오히려 주민들의 갈등을 유발한다고 판단하여 관리사무소 앞으로 ‘단지 내 야생동물 먹이주기 금지 협조문’게시 중단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상태입니다.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답변이 오는 대로 추가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길고양이 TNR은 돌봄을 전제로 하는 것입니다. 이때의 돌봄은 먹이와 물만 챙겨주는 단순한 것이 아닙니다. 밥자리 주변 정돈 등 민원을 유발할 수 있는 것들까지 포함하여 관리해야 하는 어려운 일입니다. 민원을 유발하는 길고양이 돌봄은 장기적으로 길고양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케어테이커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솔선수범하여 주변과의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이런 모범적인 케어테이커들을 민원 유발자가 아니라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봉사자로 인정하고 고마워해야 할 것입니다.
책임감있게 자기역할을 다하고 솔선수범, 봉사하는 케어테이커들 곁에는 항상 카라가 있으며, 이후로도 적극 지지해줄 것입니다. 


-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정책팀 -


댓글 2

박제란 2018-02-02 20:47

한국동물 멸종조작자들의 주된 간교한 핑계는 사람이다쳤다, 농작물피해,개체수조절운운,소음운운,쓰레기뒤진다 운운입니다. 마구 동물을 포획하고 감금 살생,생체실험하고 식육하면 이목을 끄니까 명분축적용 공작인겁니다. 그러나 마구 포획해 생체실험,생체박피 생체탈모에이은 잔혹한 살생과 협소철창에 가둔체 혹서혹한, 기아,탈수 분뇨배설의 자유마저 박탈당하고 구타 학대와 생지옥을 겪는 생이 백년이상된 동물유전자에는 인간에대한 극심한 공포가 깊게 새겨져있습니다. 상기와 같은 핑계가 나올 여지는 드물수밖에 없는 상황이 현재 동물들이 직면한 생지옥처지입니다. 개체수운운은 인간이 자연내 동물들중 하나라는 진리을 부정할때 나오는 발상입니다. 사람도 자녀양육과 생활이 힘드니 환경에따른 개체수조절이 출산율저하로 표출되듯이 동물도 현재와 같은 열악한 생지옥에서는 출산을 종보존이라는 사명에따른 극소한 출산만을 할것입니다. 동물도 인간과 같은 자연과 환경의 소산물이니까요 개체수운운은 인간의 오만과 잔혹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인간은 조물주가 아닙니다. 자신의 내일도 모르는 자연에 순응할수밖에 없는 미약한 자연내 동물의 일종일뿐입니다. 개체수 조절은 인간보다 고등동물인 야생동물들이 알아서 합니다. 지속적으로 각종 이유와 핑계를 대는 악종들에겐 지금처럼 사실확인 작업을 철저히 하셔서 저들의 흉계를 폭로시키고 기만자,위선자,공작자들은 밥먹고 살 직업을 박탈해야 할것입니다. 간악한 거짓말쟁이들에게 일자리를 줄수는 없지요 선한사람들에게 아파트 관리소장직을 맡겨야 할것입니다.


조율래 2018-01-28 18:52

이 공문 받아본 관리사무소 시껍(?)했겠는데요 ㅋㅋㅋ 하지만 하나 걱정인 건, 사람의 고정관념은 잘 변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사실관계를 확인해서 눈앞에 보여줘도, 여간해선 변하지 않는 게 사람의 고정관념이라서, 관리사무소가 아파트 내부 문제라고 생각하고 진행하는 일에, 난데없이 외부 단체가 끼어들어 배놔라 감놔라 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일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갈수도 있지 않을까 그게 조금 걱정됩니다. 그 과정에서 제보한 캣맘들이 누군지도 드러나게 될테고, 그러다 혹시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나 않을까 걱정입니다. 틀에 박힌 생각, 고정관념... 이런 거 없는 세상을 바란다면, 이 세상에서는 불가능한 거겠죠?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