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향오리 산이 부고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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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1-3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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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향오리 산이 부고



추운 겨울날, 도살장에서 구조되었던 사향오리 산이의 부고를 전합니다.

 

2021 개와 염소를 잔인하게 도살했던 여주시 왕대리 도살장에서 사향오리 암수 쌍을 구조하였습니다. 암컷은 강이, 수컷은 산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고, 활동가들도 처음보는 낯선 종인 사향오리에 대해서 공부하면서 돌봄을 이어왔습니다.

 

안타깝게도 작년 가을에 암컷 강이가 운명을 달리하여 먼저 보냈지만, 산이는 새로 이사 카라 생츄어리에서 적응을 해줬습니다. 기존에는 사이가 좋던 칠면조 청이와도 마찰 없이 함께 지내는 방법을 배웠고, 다른 오리들도 받아주어 함께 무리 생활도 했습니다. 식사 시간에 가까워지면 사람을 따라다니며 밥을 달라 씩씩거리는 산이의 모습도 많은 웃음을 주었습니다.

 

전날 밤까지도 활력이 좋았던 상이는 다음날 오전, 잠자리에서 숨을 거둔 채로 발견되었습니다. 농장동물의 돌봄은 매번 가축이란 이유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국내에는 농장동물 치료 사후 부검에 필요한 정보도, 전문 인력도, 인프라도 거의 전무합니다. 죽음 앞에선 모든 생명의 무게가 동일하지 않음에 비통할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활동가들은 애정으로 보살핀 산이의 죽음을 충분히 애도하고, 장례 절차도 엄중히 치렀습니다. 생츄어리에도 추모공간을 조성해, 생명으로 떠난 동물을 애도할 있는 곳을 만들려고 합니다. 산이가 하늘에서는 아픔 없이 당당하게 날개 피길 바랍니다.

 

산이에게 애정을 보였던 많은 분들의 응원과 관심 감사합니다. 산이가 그곳에서는 평안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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