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6월 21~23일 강사 양성교육 워크숍, 배워서 남줘요~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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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6-28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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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에 걸쳐 진행될 카라 동물보호 강사 양성 기초 교육 워크숍 후기가 오마이 뉴스에 올라왔습니다!
기사를 써주신 이명주 선생님 동의를 받고 후기로 대체합니다!
 
 
원문은 이곳으로
 
 

"동물복지를 말할 때 긍정적인 메시지 전달이 중요"

13.06.27 19:19l최종 업데이트 13.06.27 19:19l
 
지난 21일, (사)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의 주최로 제 1차 KARA 동물보호교육센터 강사 양성 기초교육 워크숍 [동물, 아는 만큼 보인다]가 열렸다. 본인은 동물을 위하는 보다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삶을 살고 싶어 해당 강좌를 신청했다. 본 워크숍은 8월 17일까지 총 11차에 걸쳐 진행되며, '배워서 남주자'는 카라 측의 모토에 공감해 이후 전 강의 내용을 정리해 나누고자 한다. - 기자 주
 
제1차 KARA 동물보호교육센터 강사 양성 기초교육 워크숍 '동물, 아는 만큼 보인다' 둘째날(22일)이다. 멘토는 전날과 같이 영국 RSPCA의 Paul Littlefair(폴 리터페어) 대외국제협력국장과 David Coggan(데이비드 코건) 교육 컨설턴트. 첫 시간에 동물복지 선진국인 영국 사례를 통해 동물복지 개념을 배웠다. 이번 강좌 주제는 동물복지에 관한 다섯 가지 판단 '도구'와 '동물복지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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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업 재료인 인형 동물을 산 동물처럼 다루는 태도도 교육의 주요 부분이다.
ⓒ 이명주

저울은 어디로 기울까? 

지난 시간 마지막 질문으로 돌아가자. '인간은 동물의 고통을 어떻게 가늠할 수 있을까?'. 동물복지의 개념을 안다 해서 그것의 실천이 담보되진 않는다. 우리 대부분은 동물에 대해 무지하고, 안다 한들 100% 이해하긴 어렵다. 또한 인간 중심 사회에서 인간과 동물의 복지가 상충하거나 미묘하게 헷갈릴 때도 많다.

이럴 때 동물복지를 위한 판단 근거로 활용할 수 있는 다섯 가지 도구가 있다. 첫 번째 도구는 '이용에서 악용까지(Use-abuse scale)'다. 이것은 각각의 사례가 동물의 이용, 오용/남용, 악용/학대 세 범위 중 어디에 속하는 지 판단하는 데 쓰인다. 모든 동물은 분명 이 세 단계 어느 지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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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복지의 판단 근거가 되는 첫 번째 도구
ⓒ RSPCA

위 그림에서 비교적 사람과 안락한 동거 중인 반려견(왼쪽)은 동물의 '이용'에 속한다. 하지만 가운데 200마리에 가까운 길고양이가 좁은 아파트에 갇혀 사는 것은 그 의도가 선하다 한들 짐승 본능을 무시한 '오용 또는 남용'에 속한다. 마지막 투견은 설명할 필요없이 '악용 또는 학대'에 포함된다.

두 번째 도구는 '이익과 해악(Harm-benefit)의 저울'이다. 이는 한쪽 저울에 인간의 이익 요소를 담고 다른 한쪽엔 동물에 대한 해악 요소를 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앞서 동물의 악용 또는 학대 사례에 속한 투견(개싸움)을 생각해보자.

투견을 통해 인간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일시적 오락, 도박을 통한 금전전 이익 등이다. 반면 동물에 미치는 해악은 장기적인 고통, 치명적인 상처, 죽음, 이 모든 것의 반복이다. 과연 저울은 어디로 기울까? 균형을 맞추기 위해선 무거운 접시의 요소를 제거해야 할 것이다. 

세 번째 도구는 동물의 '기본욕구'에 대한 고려다. 이는 음식, 물, 온도 범위, 빛 등의 생리적 욕구, 적절한 공간과 포식자로부터 피할 곳 등의 환경적 욕구, 둥지 짓기, 동면, 수렵 채집 등의 행태적 욕구, 지루함의 해소, 자극 등 심리적 욕구, 독립성 혹은 그룹성, 짝짓기 등의 사회적 욕구 이 다섯 가지 욕구가 얼마만큼 충족되고 있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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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복지의 판단 근거가 되는 두 번째 도구
ⓒ RSPCA

네 번째 도구는 영국 농장동물복지위원회가 제시한 동물의' 5대 자유'로서 하나, 배고픔과 목마름으로부터의 자유, 둘, 불편함으로부터의 자유, 셋, 고통, 상해, 질병으로부터의 자유, 넷, 정상적 행동을 표현할 자유, 다섯 공포 및 정신적 고통으로부터의 자유, 이를 얼마나 누리고 있는가에 따라 동물의 복지 정도를 짐작할 수 있다.

마지막 다섯 번째 도구는 인간의 '다섯 가지 책임'이다. 하나, 깨끗한 물과 적절한 먹이의 제공, 둘 적절하고 편안한 환경의 제공, 셋, 예방 수의학적 돌봄 및 신속한 진단 및 치료, 넷, 동종의 다른 개체 등과 적절하게 접촉할 기회 제공, 다섯, 숨을 수 있는 공간 및 인간 및 다른 동물과의 접촉을 피할 기회 제공이다.

이같은 도구를 활용, 동물복지의 수준을 가늠하고 무엇을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대한 대책을 강구할 수 있을 것이다. 단 같은 도구를 사용하는 전문가들조차 여러가지 이견이 있음을 명심하자. 이러한 차이는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평균적 가치'를 찾아가므로써 해결, 발전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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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움에 집중한 워크숍 참석자들
ⓒ 이명주

동물복지교육이 왜 중요한가 

RSPCA의 다양한 활동에 있어 그 중심가치는 교육이다. 이들의 국제활동에는 야생동물시민사회단체가 지역주민을 교육할 수 있도록 동물복지교육과 환경교육을 연계하는 일, 환경단체 내부 동물복지교육 개발과 지원, 동물시민사회단체의 동물복지교육 훈련사업 지원, 교육연구기관 및 교과과정 개발자들과 협업, 여러 국가의 교육부 대상 동물친화활동의 교과서에 포함되도록 자문하는 일 등이 포함된다.

동물보호교육의 필요성은 '모든 동물은 각 개체의 고유한 욕구가 있다 → 우리가 동물을 이용할 때, 그들의 기본 욕구 충족을 방해할 수 있다 → 그런 이유로 동물이 불필요한 고통을 받게 되는 것은 문제인가? → 우리는 동물의 고통을 최소화하고 적절한 보살핌을 제공해야 할 도덕적/법적 책임이 있는가? → 이러한 책임 의식을 어떻게 아이들에게 전달할 것인가?' 하는 인식의 진화에서 찾을 수 있다.

RSPCA는 동물복지교육 대상 중 특히 어린이를 최우선으로 한다. 그 까닭은 어린이들이 동물에 흥미가 많고, 고로 접근이 쉽고 광범위한 주제를 함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성장 후 태도를 형성하는 공감 능력과 이해심 발달에 도움을 주고, 공포와 오해를 극복해 동물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발전시키므로써 그들 전 생애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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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탐정놀이
ⓒ 카라



자연탐정놀이... 상하좌우 샅샅이 살펴라! 
 

두 시간여 강의로 엉덩이가 들썩들썩할 때쯤 두 멘토가 즐거운 놀이를 제안했다. 일명 '자연탐정놀이'. 강의실 밖 작은 숲속에서 미리 숨겨둔 십여 가지의 물건을 찾는 것이었다. 규칙은 첫날 '냄새로 조원 찾기'와 마찬가지로 일절 말을 하거나 손을 사용해선 안 되고 오로지 눈으로 확인해 해당 물건을 개인 종이에 기록하면 된다.

숨긴 물건은 새, 풀, 나비, 메뚜기 등 작은 생물 모형, 초록색 끈, 노란색 클립, 엄지손톱만한 자물쇠 등이다. 말이나 손짓을 할 수도, 찾은 대상을 가져와서도 안 되기에 참여자들은 오직 침묵 속에서 자연을 관찰하는 일에 집중했다. 그것이 자연스레 곤충의 눈높이로 땅을 보고, 나비의 관점에서 서식지를 찾고, 나무 잎사귀, 돌, 흙 사이를 유심히 보게 됐다.

동물복지교육과 일선 학교수업의 접목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동물복지교육을 할 수 없다. 그렇다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아이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기관의 교사들과 협업해, 기존의 교과목에 그것을 접목시키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이때 어떻게 하면 일선 교사들의 심리· 업무적 부담을 최소화하고 아이들에게 효과적 교육을 할 수 있을까.

앞서 한 자연탐정놀이는 학교 현장에서 교사와 아이가 함께 할 수 있는 동물복지교육의 일환이었다. 멘토의 경험에 따르면 동물복지교육의 필요성을 접한 일선 학교들의 가장 흔한 반응은 "그 중요성은 공감한다. 그러나 현재의 교과목도 너무 많고, 교사들의 업무를 가중시킬 수 없다"이다. 

그렇기에 동물보호교육자들은 그들의 입장을 충분히 공감하고, 무엇보다 교육을 하고자 하는 대상이 익숙한 시스템, 그들의 언어로써 협의를 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고 한다. 다시 말해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그들 만큼이나 교과 과정과 학교 생리를 잘 이해해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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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어디 숨었나~'
ⓒ 이명주

교과과정에 동물복지교육을 포함시키기 위해 첫 번째 검토해야 할 것은 과목이다. 동물복지교육을 접목할 수 있는 기존 교과목에는 과학 특히 생물이나 생명과학, 국어, 사회, 환경교육, 미술과 음악, 체육, 윤리, 공예(기술), 시민의식 교육 등이 있다.

그 다음은 연령대를 정해 반드시 가르쳐야 할 것과 학습 가능한 정도, 교육을 통해 얻는 이점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이때 교과목에 적용가능한 동물복지교육의 콘셉트와 가치는 다음 10가지다. 이 중에서 아이들의 피부에 최대한 와닿는 것을 택해야 한다.

동물의 욕구·건강·복지, 동물에 대한 우리의 책임(돌봄, 학대 방지), 생활환경, 생활환경·서식지·보호활동고 그것들을 위협하는 문제들, 동물들을 보호하고 돌보기(반려동물·동물원·농장동물), 동물 이용(식품·반려·과학·무역), 윤리와 도덕, 태도와 가치, 시민의식과 법, 동물권, 개인·감정·사회·문화·영(靈)·종교적 측면, 학교나 교실 안에서 혹은 야외활동과 견학 등에서 만나는 동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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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가 보는 세상'. 곤충의 눈 구조를 흉내내 장난감으로 그들의 시선으로 세상 바라보기.
ⓒ 이명주

이러한 동물복지교육이 필요한 이유를 다시 한번 상기하자. 동물복지교육은 동물의 불필요한 고통과 잔인함 방지를 돕기 위한 과정이다. 이러한 교육을 통해 기대하는 바는 아래와 같다. 이는 자신이 만든 교육 프로그램의 평가 기준이 된다.

동물의 욕구, 인간과 다른 동물과의 상호작용, 모든 생명체간의 상호의존성에 대한 지식을 증진한다. / 인간의 행동이 동물 복지에 미치는 영향, 동물을 돌보아 주어야 하는 우리의 윤리적 의무에 대한 이해를 증진한다. / 돌보고, 기르고, 소통하는 것과 같은 삶의 기술을 얻을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 정의, 친절, 동감, 책임감의 가치를 바탕으로 생명존중, 환경존중의 태도를 발전시킨다. 

동물보호교육시 유념할 것

수업 중 눈에 띄는 멘토의 행동이 있었다. 개 인형을 만지는 그의 태도였는데, 그것을 집을 때도 안고 있을 때도 내려놓을 때도 마치 살아있는 생물 대하듯 했다. 그저 오랜 직업적 특성이겠거니 했다. 하지만 그것은 정확히 의도된 교육의 일부로 매우 주요한 의미였다.

교육현장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살아있는 동물을 데리고 오느냐" 하는 것이란다. 하지만 이는 인간의 필요로 동물의 본성을 무시하는 행위라 하겠다. 이런 이유로 두 멘토는 강연 내내 다양한 동물 모형을 사용했는데, 이때 그것을 산 생명처럼 대하며 학습내용과 일치된 태도를 보이는 것이 참여자의 의식과 무의식 모든 면에 상당 영향을 준다고 한다. 

또하나 우리에게 익숙한 디즈니랜드 만화처럼 동물의 모습을 과하게 의인화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다시 말해 학습자료로 쓰이는 모형이나 출판·영상물 속 그것이 되도록 실제와 비슷한 것이 좋다. 교육자는 물론 다양한 문화콘텐츠 생산자들도 귀기울여야 할 대목이다.

끝으로(개인적으로 가장 깨달음이 컸던) 동물복지를 논할 때 절대적으로 불가피한 주제가 잔혹한 동물학대 실태다. 전문가 단체 또한 여러 극단적인 사례 소개, 캠페인 등을 통해 변화를 이끌어내고자 할 때가 많다. 하지만 20년 경력의 두 멘토는 한목소리로 이를 경계했다.

부정적 이슈일 수록 긍정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한데, 특히 12세 미만의 아동에게는 더욱 그러하다고 했다. 동물복지교육에서 과다한 죄책감, 공포, 무기력 등 부정적 요소의 유발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수업 중 학생이 동물과 관련된 부정적인 기억을 이야기하면 그것을 되도록 빨리 긍정적인 주제로 전환시키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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