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병. 빈혈, 염증수치가 높아 수술도 결정하기 어려웠던 '까칠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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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0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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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까칠이는 지난 겨울 무척 추운 밤에 처음 만난 아이입니다. 아파트 주변에서 길냥이들 밥을 주고 있는데 멀찍이서 처음 보는 고양이 한 마리가 웅크리고 앉아 있었습니다. 그릇에 사료와 캔을 담아 가까이 갔는데 아이의 몰골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비쩍 마른 몸에 침을 흘리고 얼굴과 몸은 그루밍을 하지 못해 지저분하고 엉망이었습니다. 밥을 주니 입이 아파 고개를 흔들면서도 꾸역꾸역 아주 천천히 다 먹었습니다. 그 이후로도 아이는 매일 나타나 밥을 먹었는데 저렇게 아픈 상태 임에도 밥을 엄청나게 많이 먹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동네 캣맘 분께 수소문해보니 까칠이는 7살 정도된 수컷으로 2019년부터 구내염이 심해진 것 같습니다. 가끔 보이던 아이가 오랫동안 보이지 않아 잘못 됐나 싶었다 하시는데 다행히 저에게 나타나 지금까지 제가 돌보고 있습니다.

까칠이는 살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서 아픈 몸을 이끌고 매일 저에게 와서 밥을 다 먹고는 한참을 앉아 있다가 가는데, 저를 쳐다보는 눈빛이 살려달라는 것 같아 잊혀지지 않고 정말 괴로웠습니다. 너무 늦지는 않았는지 걱정이 많이 됐지만 까칠이를 구조해서 치료해 주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까칠이가 며칠 동안 나타나지를 않아 걱정하던 중에 나타났고 얼른 포획틀을 가지고 와서 포획을 하게 됐는데, 살려주려고 하는 제 마음을 알았는지 고맙게도 수월하게 포획이 됐습니다.



[치료 및 진료과정]

포획하자마자 병원에 데려갔는데, 선생님께서 아이 상태가 안 좋고 몸무게도 많이 나가지 않아 일주일 정도 입원하며 몸 상태를  양호하게 만든 다음 전발치 수술을 하는 게 좋다고 하셔서 현재 입원해서 영양제도 맞고 주사도 맞으며 회복단계에 있고 이번 주 에 수술을 하려고 합니다. 까칠이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다 해달라고 선생님께 말씀드렸습니다. 고통스러운 삶 속에서도 생명의 끈을 놓지 않고 강인한 정신력으로 견뎌내 온 까칠이가 힘든 수술을 잘 이겨내고 회복을 잘해서 건강한 상태에서 나머지 생을 행복하게 지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습니다.

검사결과는 까칠이는 나이도 많고 구내염이 심해서 수술을 위해 여러가지 검사를 한 결과 심장병, 빈혈, 염증수치도 높아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입 안 오른쪽 아래에 커다란 종양도 있고 목 안의 염증도 심했습니다. 선생님께서 수술 안 하면 굶어 죽을 것이고, 수술하면 수술 중에 무슨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많은 고민 끝에 까칠이를 이 고통스러운 상태로 다시 방사를 해서 굶어 죽게는 할 수가 없어 어렵게 수술을 결정했습니다. 아래 송곳니를 제외한 전발치를 하고,  입 오른 쪽 아래의 종양도 떼어냈습니다. 상태가 심각해서 예정했던 시간보다 수술 시간이 길어졌으나 살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던 까칠이는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회복을 하고 있습니다. 까칠이가 수술이 불가할 정도로 안 좋은 상태에서 진행했는데도 길고 힘든 수술을 너무도 잘 이겨냈고 밥도 잘 먹어서 선생님들께서 많이 대견해 하십니다.

수술 결정이 정말 어려웠는데 까칠이가 점점 나아지는 것을 보니 정말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그러나 까칠이가 나이도 많고 심장이 많이 안 좋아 언제 무슨 일이 일어 날지도 모르는 상황이고 사료를 먹을 정도로 입안의 상처도 나아야 하고 어쩔 수 없이 방사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완전히 회복한 후에  퇴원을 시키려고 합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방사후에는 구내염이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항상 관찰하고 보살피며 까칠이의 남은 묘생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도록 제가  잘  돌보겠습니다. 



[최근 소식]

까칠이는 강인한 정신력으로 그 어려운 수술을 잘 이겨냈고 저의 바람대로 수술 후에도 밥도 잘 먹고 잘 회복하고 있습니다.

심장병이 있어 예민한 노견과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제가 품을 수 없어 까칠이를 어쩔 수 없이 방사해야만 하는 상황이라 최대한 아이가 회복해서 길 생활을 할 수 있을 때 퇴원할 예정입니다. 면회하러 가면 까칠이가 하악질을 야무지게 하는데 그 모습조차도 기력을 많이 회복한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아 기쁜 마음입니다. 퇴원해서도 오랫동안 살던 곳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영양가 있는 것 많이 먹이고 영양제도 먹이며 최선을 다해서 잘 돌보겠습니다.

카라의 시민 구조치료지원 덕분에 까칠이가 제2의 묘생을 맞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까칠이가 야무지게 하는 하악질과 생명의 끈을 놓지 않았던 강인함을 가졌기에 굳건한 삶을 살아가리라 믿습니다. 아프지 않은 입으로 많이 먹고 건강하길 바랍니다.


*까칠이의 치료비는 '삼성카드 열린나눔'에서 지원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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