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서 노란 고름을 뚝뚝 흘리며 밥을 먹으러 오던 '하루'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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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5-13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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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하루는 어느 날부터인가 가게 앞 길냥이 밥자리에 밥을 먹으러 오는 고양이였습니다. 처음 올 때부터 구내염이 있는 거 같아 보였습니다. 구조를 하고 싶었지만, 비용 때문에 망설이며 하루가 보일 때마다 항생제를 캔에 타서 먹였습니다. 매일 오는 아이는 아니었기 때문에 올 때마다 약을 타서 먹였는데 몇 주 정도 안 보이다가 다시 나타났을 때 침을 더 흘리고 더 마르고 기운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는 저도 모르게 가게에 뒀던 노란 포획 틀을 가져와서 안에 캔을 넣어두고 문을 열고 구조를 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때까지도 고민이 돼서 그냥 손으로 문을 잡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루가 너무 아무렇지 않게 틀 안으로 들어가 제 손으로 문을 닫았습니다. 잡고 보니 너무 쉽게 잡혀서 얼떨떨했지만 그만큼 구조를 해주길 원했던 게 아니였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치료 및 진료과정]

임시 보호를 해주시는 이모님이 계셔서 거기에 부탁하고 데리고 있으면서 병원을 알아봤고, 밥을 잘 먹인 다음 수술 날짜를 잡아, 병원에 데려갔습니다. 병원에서는 최근에 본 구내염 아이 중에 가장 심한 상태였다고 했고 자라 나온 점막을 잘라내고 전발치 수술을 진행했습니다. 다행히 수술 후 바로 잘 먹기 시작하여 수술 다음 날 퇴원시켜 다시 임시 보호처로 데리고 왔습니다. 병원에서는 안정되려면 2~3주 정도 걸릴 거라고 했고, 그 사이에 밥을 먹지 않으면 다시 연락 달라고 했지만 다행히 밥은 잘 먹었습니다. 입도 시간이 갈수록 깨끗해졌습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처음에 밥 먹으러 올 때는 캔을 따면 먼저 들이대고 제 손이 닿아도 별 반응을 안 했기 때문에 수술 후 임시 보호하면서 입양처를 알아보려고 했지만, 수술 후에 컨디션이 좋아져서인지 케이지 안을 정리해주고 밥 주고 화장실 치워주려고 들어가면 으르릉거리고 주먹질하고 하악질을... 시작해서 다시 원래 지내던 자리에 방사하려고 합니다. 방사하더라도 밥자리를 알고 원래 지내던 곳이 있으니 건강한 모습으로 와서 밥 먹고 가면 좋을 거 같습니다. 


*수술 후 마징가 귀를 하고 혀를 빼꼼 내민 하루가 귀엽습니다. 순순히 포획틀에 들어왔던 하루가 치료 후에는 하악질이 심한 것을 보니, 이제 아프지 않아서 본래의 야생성이 드러나는 건가 싶어 반갑기도 하네요. 다시 돌아간 본래의 자리에서 건강하게 잘 지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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