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수와 심한 호흡기 증세로 노란 콧물로 먹지 못하고 괴로워하던 '레드'

  • 카라
  • |
  • 2022-04-07 17:29
  • |
  • 148

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제가 사는 집은 동네 고양이들의 삶의 터전입니다. 오가는 고양이들의 밥터가 되기도 하고 겨울 추위를 피하는 터전이 되기도 합니다. 레드는 그런 저희 집 마당에 나타난 아이였습니다. 처음 만났던 레드는 참 많이 마르고 약해 보여 오래 살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런 레드가 너무 안쓰러워 아침, 저녁 간식들을 챙겨 먹이며 애를 썼었습니다. 그런 마음이 보답을 해주듯 레드는 조금씩 좋아지는 모습을 보였고 저희 집 마당에 밥을 먹고 떠나는 아이가 아니라 집 마당에 마련해둔 집에서 잠도 자고 경계가 심하던 모습을 조금씩 누그러뜨리며 아는 체도 제법 해주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은 아주 높은 경계심 때문에 제가 있는 앞에서는 간식도 먹지 않던 녀석이 제가 근처에서 지켜보고 있어도 간식을 먹어주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때.. 레드에게 구내염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침을 마구 흘리거나 입이 지저분했다면 구내염을 빨리 눈치 챌 수 있었을 것인데 레드는 침을 흘리거나 입이 지저분하지는 않았지만 먹을 때 굉장히 아파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제 나름 그 통증을 이겨내고 먹고자 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강하게 통증이 밀려오는 순간이 되면 먹는 것을 포기하고 돌아섰습니다.

그간 아침 저녁 챙겨오던 간식들이 항상 남아 있던 이유가.. 입이 짧아서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구내염 때문에 입이 아파서였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미안했습니다..그러다 보니 이윽고 겨울이 찾아왔고 구내염에 잘 먹지 못해 몸이 약한 레드가 이 추운 겨울을 잘 이겨내길 바라며 레드가 자는 집의 보온도 신경을 쓰고 먹는 것에도 더 신경을 쓰게 되었습니다.그러나 어느 순간 레드의 눈에 눈꼽이 끼기 시작하고.. 감기가 왔구나 싶어서 약을 챙겨 먹이려 했지만 약을 챙겨 먹일 새도 없이 레드의 기력이 급격히 나빠지고 코에는 노란 콧물이 잔뜩 막혀 식욕마저 완전히 상실해버렸습니다.냄새가 강한 간식을 바꿔가며 아무리 줘봐도 전혀 먹지 않는 레드..이대로 두면 정말 큰일이 나겠다 싶어 레드를 구조하려 통덫을 꺼내어 설치를 해보았지만 식욕이 없는 레드는 통덫으로 들어갈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마냥 통덫을 설치하고 레드가 자발적으로 들어가기를 기다리기엔 레드의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았습니다. 혹시 잘못된 포획 방법을 시도했다가 되려 레드가 어딘가로 도망가거나 숨기라도해서 더 위험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집에 있는 천들을 끌어모아 손 바느질로 커다란 보자기를 만든 후..레드가 가장 좋아하고 가장 편안하게 쉬는 집 안에서 쉬고 있을 때를 틈타 집을 보자기로 덮고.. 그대로 레드를 통덫으로 옮겨 구조를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치료 및 진료과정]

병원으로 옮겨 레드의 상태를 확인하였고 레드가 탈수가 있으며 호흡기 증상이 심하고 구내염 역시 심하여 전발치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치료해야하는 사항이 많은지라 순서를 정해 호흡기를 먼저 치료하고 회복 후 구내염 전발치 수술을 진행하기로 결정이 되었습니다. 잘먹고 컨디션이 많이 좋아진 2월 24일 전발치 수술을 진행하였습니다. 마음을 졸인 수술이 끝이 나고.. 전발치 수술 시 중성화 수술을 함께 진행하기로 예정하였으나 생각보다 레드의 발치 수술 시간이 길어지고 마취가 더 길어지면 위험하다는 병원장님의 판단으로 레드는 발치 수술 회복 후 다시 중성화 수술을 하기로 결정이 되었습니다.  정말 큰 수술이었지만 레드는 너무 잘 버티며 회복해주었습니다. 퇴원 후 처음 며칠은 수술 부위가 불편하여 부드러운 것만 먹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베이비 사료와 같은 작은 알갱이의 사료도 잘 먹게 되었으며 더 이상 먹을 때 고통스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니 왜 진작 레드의 아픔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레드의 아픔을 덜어주지 못했는지 미안한 마음이 컸습니다.  3월 12일는중성화 수술을 실시하였습니다. 중성화 수술까지 무사히 마친 레드는 현재 다시 임시 보호처로 이동하여 회복 중에 있으며 충분한 회복 기간을 거칠 예정입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현재 레드는 호흡기 치료 후 임시 보호처에 있다가 전발치를 실시하고 다시 임시 보호처에서 회복 그리고 전발치 시 마취 시간이 길어져 미처 함께 실시하지 못한 중성화 수술을 발치 수술 회복 후 다시 진행하였습니다. 현재 중성화 수술까지 모두 마치었으며 다시 임시 보호처에서 회복을 거치고 있습니다. 임시 보호처에서 케어를 하며 레드를 순화하고자 최대한의 노력을 기하고 있으나 경계가 심하고 날카로운 공격성을 보이고 있어 순화가 어렵다고 판단하여 중성화 수술까지 마친 현재 앞으로 모든 회복이 마치고 나면 다시 레드가 살 던 저희 집 마당으로 방사할 예정입니다. 저희 집 마당은 레드가 계속해서 지내온 공간이기도 하며 레드에게 안전한 공간입니다. 앞으로도 레드에게 치료가 필요할 시 충분히 치료를 해줄 것이며 사는 날까지 최선을 다해 레드가 잘 먹을 수 있도록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해줄 것입니다.


[최근 소식]

현재 레드는 중성화 이후 아직 오락가락 하는 일교차로 방사는 하지 못하였습니다. 야생성이 강한 순간이 많지만 푹자는 중에 슬쩍슬쩍 만져보며 방사 전 순화도 노력해 보고 있습니다. 카라의 지원 덕분에 레드와 저에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활동가 선생님들의 노고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 숨조차 쉬기 힘든 상황에서 염증과 치석이 가득했던 레드는 돌봐주시던 분의 따뜻한 손길로 편하게 숨쉴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람과 친하던 친하지 않던 레드가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