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과 콧물로 얼굴이 범벅되어 나타난 '노랑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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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12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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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급식소에 잘 나오던 노랑이가 어느 날부터 보이지 않아서 걱정이 되었어요. 노랑이는 오래 전에 티엔알을 받았고 영역 내 고양이들하고 잘 지내는 착한 길고양이였고, 아픈데 없이 지금껏 지내왔기 때문에 걱정이 더 되었어요. 

노랑이가 며칠 만에 급식소에 나왔는데 얼굴을 보는 순간 너무 놀라서 당황을 했어요. 붉은색 눈물과 누런 콧물이 얼굴 전체에 범벅이 되어 있었고 눈을 잘 뜨지 못하고 있었어요. 상비하고 있던 항생제 알약을 캔에 넣어서 줬지만 평소 캔을 먹지 않는 노랑이였기 때문에 먹지 않았어요. 어쩔 수 없이 사료만 담아서 다시 주었지만 노랑이는 사료도 먹지 않았어요. 노랑이한테 뭐라도 먹여야 할 것 같아서 이것저것 시도했지만 노랑이는 아무것도 먹지 못했어요. 

다음날 통덫을 준비해서 급식소에 미리 나가서 노랑이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노랑이가 다행히 나왔어요. 노랑이는 코가 막혔는지 먹이에는 관심이 없어서 통덫으로 쉽게 들어가지 않았어요. 최근 계속 밥을 먹지 못해서 기운이 많이 없어 보였고 눈을 잘 뜨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동네 캣맘님하고 같이 노랑이 궁둥이를 통덫으로 밀어 넣어서 잡을 수 있었습니다. 노랑이를 집으로 데려와서 따뜻하게 해주고 다시 약을 넣어 밥을 담아주었지만 다음날 아침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았습니다.



[치료 및 진료과정]

노랑이는 병원에 도착했을 때도 눈이 부어 있었고 눈을 뜨지 못했어요. 콧물이 많아서 코도 막혀 있었고 계속 먹지 못해 반항할 기운조차 없었어요. 진료와 검사를 받고 입원치료를 시작했는데 큰 문제는 노랑이가 스스로 밥을 먹지 못했어요. 그래서 병원에서는 강제 급여를 며칠간 노력했는데 노랑이는 계속 밥을 뱉어냈어요. 결국 콧줄을 끼고 처방식과 약물을 투여하는 것으로 치료 방향을 변경했어요. 

입원하던 날 바이러스 종합검사를 의뢰했었는데 허피스와 마이코플라즈마가 양성이 나왔어요. 노랑이가 입원치료를 해도 밥을 먹지 못했던 이유를 알 수 있었어요. 허피스가 심해도 밥을 먹지 못하는 경우가 있지만 마이코플라즈마에 감염될 경우 더 심각한 상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노랑이는 스스로 밥을 먹을 수 없었던 거에요.

마이코플라즈마를 치료할 수 있는 약물로 변경해서 2주 이상 치료하기로 했어요. 콧줄로 공급받는 처방식과 약물의 도움으로 노랑이는 기력도 차리고 눈물, 콧물, 코막힘, 부어있던 증상들이 좋아졌어요. 그런데 계속해서 밥을 스스로 먹지 못해서 걱정이 많았고 큰 병원으로 옮겨서 다시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하나 라는 생각에 며칠을 고민했어요.

입원 치료 시작한지 3주 되던 날 노랑이는 스스로 먹이를 조금씩 먹기 시작했다는 연락을 받고 너무 기뻤어요. 하루 동안 먹어야 하는 양의 절반도 먹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그래도 스스로 먹이를 먹기 시작했다는 게 너무 감사했어요. 그리고 바이러스 재검을 의뢰했는데 허피스와 마이코플라즈마 둘 다 음성이 나와서 노랑이는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보호 계획]

3주 이상 치료를 마치고 퇴원하던 날 노랑이의 얼굴은 그동안 넥 카라를 쓰고 있었기 때문에

그루밍을 하지 못해서 꼬질꼬질해 보였지만 호흡기 증상이 치료되고 잘 먹어서 활력이 느껴졌어요. 입원할 때는 반항할 기운조차 없던 노랑이는 치료가 되면서 병원 선생님들을 공격할 정도로 체력이 생기게 된 것 같아요. 스스로 계속 먹이를 먹지 못하고 있어서 정말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치료가 잘 된 것 같아서 너무 좋아요. 

노랑이는 영역 내의 고양이들과 잘 지내고 있었기 때문에 제자리 방사를 해주었어요. 방사한 다음날 노랑이를 급식소에서 다시 만났는데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어요. 사료를 담아서 주니까 그릇을 싹 비울 정도로 잘 먹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다시 예전처럼 건강을 찾은 것 같아서 감사했어요. 방사 후에 영역 내 고양이들과 거리가 좀 생긴 것 같아서 제가 좀 더 신경 써야 할 것 같은데요, 시간이 좀 지나면 해결될 일이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고 있어요. 길고양이들 돌볼 때 카라가 함께 해주셔서 항상 든든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노랑이 치료받을 수 있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최근 소식]

노랑이가 퇴원할 때까지 넥카라와 콧줄을 끼고 있어서 그루밍을 하지 못했던 탓에 얼굴이 지저분했는데 방사 후에 그루밍을 열심히 했는지 지금은 얼굴이 아주 깨끗하고 예뻐졌어요. 치료 중에도 밥을 스스로 먹지 못해서 걱정이 많았는데 지금은 너무 잘 먹어서 먹는 모습에 흐뭇해 하고 있어요. 

방사 후 같이 잘 지냈던 고양이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있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예전처럼 고양이들하고 잘 지내고 있어요. 제가 돌보는데 좀 더 신경을 쓰면서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으로 믿었는데, 역시나 저희 고양이들이 믿음을 주었어요. 노랑이와 다른 고양이들 앞으로도 잘 돌볼게요. 감사해요.


*길고양이가 자신을 오랫동안 돌봐준 구조자님의 지극한 마음을 알고 밥심으로 병을 이겨낸 노랑이가 기특하고 고맙습니다. 다시 돌아간 곳에서도 성격이 좋아 오랜 친구들과 잘 지내니 참 다행입니다. 노랑이를 구조해주시고 노랑이와 함께 다른 고양이들도 잘 보살펴주시는 구조자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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