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정류장 앞에 축 처져있던 새끼냥이 '토란이'

  • 카라
  • |
  • 2021-02-25 12:45
  • |
  • 758

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처음 봤을 때 집 앞 버스 정류장 앞 도로와 인도 사이에 힘 없이 축 처져 있었고 사람들이 어딘가에 통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걱정이 되었지만 잘 해결될 줄 알고 일을 보러 갔습니다. 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2~30분 후에 돌아왔더니 인도로 옮겨져 있을 뿐 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채 혼자 있었습니다. 추운 날에 밖에 있는 것은 위험하다 여겨져 담요나 밥을 챙겨 줄까 했지만 사람들이 통행하는 곳이기에 고민 끝에 집으로 데려가게 되었습니다. 

힘이 상당히 없었고 몸을 가누지 못했습니다. 주사기와 펫밀크를 사서 돌아왔지만 밥도 먹지 못하고 초록색 설사를 하였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위중한 상태로 보였고 안락사 없는 입양센터를 알아보기도 했지만 바로 병원에 갈 수 없다고 하여 24시 병원으로 이동했습니다. 병원으로 데려가면서 아이를 제가 책임져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치료 및 진료과정]

다행히 범백과 같은 바이러스는 검출되지 않았지만 탈수와 저체온증이 문제였습니다. 체온은 다행히 돌아왔지만 밥을 먹지 않았고 어린 아이가 밥을 먹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하여 혈액검사와 엑스레이, 초음파 검사를 하였습니다. 간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상태였고 이 상태라면 죽을 수도 있다고 하였습니다. 다행히 밥은 먹게 되었지만 간수치로 인해 입원이 불가피했습니다.

간수치만 떨어지면 되겠거니 생각했지만 또 한번 고비를 겪게 되었습니다. 탈수 증상이 완화되면서 다리가 부풀어오른 것이었습니다. 서혜부 탈장 진단을 받게 되었고 수술을 진행해야 했습니다. 간수치 때문에 수술을 미뤄야 했고 간수치가 떨어진 후에 수술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수술은 어렵지 않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나이가 어려 마취가 쉽지 않지만 그 또한 잘 조절해나가면 된다고요. 하지만 수술 중 전화를 받게 되었습니다. 선천적으로 근육에 결손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 부위가 너무 크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수술을 제대로 마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이 작은 아이에게 이렇게 많은 고난과 아픔이 있다는 것에, 또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하염없이 울기만 했습니다. 

다행히도 토란이는 잘 깨어날 수 있었습니다. 결손부위가 커서 완전한 치료가 되지는 않았지만요. 2차 수술을 진행하여야 했지만 비용적으로 많은 부담이 되어 차후에 수술을 진행해도 될지 여쭈었습니다. 담당 선생님께서는 펜스를 치고 위험한 행동을 하지 못하게 하면서 아이가 좀 더 자란 후에 CT촬영을 할 수 있는 곳에서 수술할 것을 추천해주셨습니다. 

퇴원을 하고 지금 토란이는 다음 수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5개월 정도에 중성화와 탈장 수술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또 퇴원 후에 방광결석이 있다는 진단을 또 받게 되어 이 또한 치료 중에 있습니다. 방광결석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이 또한 수술을 진행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여러모로 마음이 안쓰러운 아이입니다. 

펜스를 치는 것은 차마 마음이 아파 방의 물건들을 다 빼고 토란이만을 위해 방을 꾸몄습니다. 제가 토란이 방에 얹혀 사는 것 같네요. 하지만 항상 마음이 안 좋습니다. 비용적인 면 때문에 바로 수술을 시켜주지 못한 것, 그 때문에 수술 전 까지는 높은 곳에 올라가지도 못한다는 것은 저를 힘들게 합니다. 수직공간 없는 고양이라니. 캣타워 하나 없는 방에서 그래도 잘 지내주니 고마울 뿐입니다. 

토란이는 겁이 아주 많습니다. 집에 온 지 한 달이 되어 가는데 이제야 좀 친해진 것 같네요. 사실 아직 잘 때, 밥 줄 때만 만질 수 있습니다. 토란이의 탈장은 충격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고 하셨습니다. 선천적으로 한쪽만 결손이 있기도 어렵고 충격에 의해 근육과 같은 부분들이 파열되면 간수치가 높아진다고요. 혹여 사람 손에 그렇게 된 걸까, 그래서 이렇게 겁이 많을까 싶기도 하지만 차마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는 않네요. 

저에게 덜컥 온, 첫 고양이가 이렇게 걱정이 많아 버겁기도 하지만 토란이가 저에게 와주어 참 고맙습니다. 덕분에 하루하루가 행복하거든요. 토란이와 오래오래 건강하게 지내고 싶습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보호 계획]

2차 탈장 수술을 5개월쯤에 진행하려 합니다. 중성화 수술과 함께요. 그리고 방광결석 진단을 받아 결석이 나아지지 않으면 결석 수술도 진행하려 합니다. 

구조자인 제가 키우기로 하였고 고양이를 처음 키우는 것이지만, 유튜브, 고양이 카페, 고양이를 키운 경험이 있는 남자친구의 도움을 열심히 키우고 있는 중입니다. 




[최근 소식]

토란이는 지금 수술을 앞두고 있어요. 3월 2일에 수술 예정이랍니다. 이제야 털도 많이 자랐는데 다시 밀어야 하네요..ㅜ  전에 제대로 교정하지 못한 탈장과 중성화, 방광결석 수술을 같이 할 것 같아요. 방광결석은 녹기를 바랐는데 잘 녹지 않는 것 같네요..ㅜㅜ 방광결석은 수술 전에 상태를 보고 결정을 할 것 같지만 아무래도 할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3가지 수술을 동시에 하는 것이 걱정이 많이 되기는 해도 더 건강해질 토란이를 기대하고 있어요.

지금은 캣타워도 없이 생활하고 화장실 다닐 때도 많이 불편하지만 수술 후에는 다 나아질 거라 믿어요. 수술 이후엔 이제 건강만 하기를 바랍니다. 아직도 제가 다가가거나 하면 흠칫 놀라고 만지게도 못하는 토란이지만 잘 때는 곁을 주고 골골송을 불러요. 그럴 때마다 참 행복합니다.


*힘없는 새끼냥이를 구조하시면서부터 가족으로 품어주겠다 결정 하고 정성껏 치료해주시고 돌봐주신 구조자님, 힘을 내어 수술과 치료를 잘 이겨내어 준 토란이 모두 감사합니다. 어린 나이에 큰 시련을 딛은 토란이의 묘생역전을 응원합니다! 토란이의 가족이 되신 구조자님과 토란이 모두 오래오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