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은 등에 농이 가득 차 있고 꼬리가 잘린 채 발견된 고양이 '회색아가'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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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09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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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동네 마트를 가던 길에 만삭 고양이가 울면서 다가와 배고파서 그런가 해서 편의점에서 파우치를 사서 쥤는데 허겁지겁 먹길래 하나 더 사러 간 사이 없어졌어요. 근처를 찼던 중 우는소리가 나는 곳으로 가보니 몰골이 만신창이가 된 회색 고양이가 울면서 있었어요. 배가 고픈지 도망가지 않고 스티로폼에 고인 물을 허겁지겁 마시고 있었어요. 너무 놀라서 회색 고양이를 살펴보던 중 3월 초 지자체 TNR에 잡힌 고양이였어요.

뒷다리가 땅을 딛지 못하고 있었고 등이 굽어있었고 꼬리가 잘린 채 피가 고였고 매우 마른 상태로 물을 벌컥벌컥 마시고 있었어요. 그냥 놓치면 아무래도 살지 못할 거 같아서 집으로 뛰어가 포획틀을 가지고 와 구조 시도를 해보았어요. 놀란 고양이는 근처 컨테이너 아래로 들어가 버렸고 포획틀을 설치 후 기다려 보았는데 배가 너무 고팠는지 잠시 후 틀 안으로 들어갔어요. 얼핏 봐도 교통사고나 큰 사고를 당한 모습이었어요.


다음 날 아침 일찍 병원으로 데려가서 확인해 본 결과 굽은 등은 농이 가득 차 있었고 사타구니 쪽도 농이 가득 찼고 엑스레이 결과 다리 한쪽이 골절 상태였습니다. 꼬리는 괴사가 진행되어 대부분 떨어져 나가 뼈가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체중은 2킬로도 채 안 된 상태였고 매우 마르고 탈수증상도 보였습니다. 수의사 선생님이 피부를 만지자 농이 터지고 피부 껍질이 떨어져 나갔습니다.

보시는 선생님도 한숨을 쉬시며 안타까워하셨습니다. 바로 마취 후 소독과 봉합 수술을 진행하였습니다. 엑스레이 결과 다행히 장기손상은 없어 보였고 다리 골절은 일단 붙기를 기다려보자 하셨습니다. 봉합 수술 후 상태를 지켜보자 하셨습니다.


회색 아가는 치료를 마치고 퇴원 후 임시 보호자님 댁에서 지내고 있고 복순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요. 아직 하악질도 하고 순화가 되려면 시간이 필요하지만, 밥도 간식도 잘 먹고 부러진 다리뼈가 완전히 붙을 때까지 격리로 지내고 있어요. 상처도 하루 2번 연고 바르고 있고 거의 아물었어요.

길에서 자칫 죽을 뻔했던 복순이를 치료받을 수 있게 도와주신 카라 분들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합니다!^^


길 위에서 죽음을 맞이할 뻔했던 회색아가를 구조해  꾸준히 돌보며 치료해주신 구조자분께 감사드립니다. 도움을 청하던 울음소리를 지나치지 않고 구조해주신 덕분에 회색아가가 복순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묘생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상처가 아물고 새살이 돋은 것 처럼 복순이도 힘들었던 기억은 모두 잊고 마음의 문을 열어 평생 함께할 가족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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