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피부염으로 등에 털이 다 빠졌던 길고양이 '깜냥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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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15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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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오랫동안 아미라는 하얀 페르시안 고양이를 키웠어요. 작년 아미는 고령으로 무지개다리를 건넜습니다.… 사랑스럽고 아름다웠던 아미가 너무 그립습니다. 제가 사는 파주에도 고양이들이 참 많습니다. 아마 공간이 주는 넉넉함 때문이 아닐까 해요.. 저희 무용실은 압구정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도심 한가운데 고양이들이 살아간다는 건…정말 목숨을 지켜가기도 빠듯한 곳인 거 같아요. 안타까운 사연들도 많겠지만 우리 깜냥이의 이야기에도 귀 기울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기고양이 시절 깜냥이의 모습>


저는 무용학원과 무용단에서 같이 활동하시는 선생님과 함께 몇 년 전부터 길고양이를 케어하고 있습니다. 깜냥이라고 부르는 이 아가는 (이번 구조를 통해서 여야인걸 알았습니다. 수컷 인줄 알고 지낸 시간들이 미안합니다. ㅠㅠ) 선생님이 아기고양이 때부터 케어 하던 아이입니다. 긴 장모의 아이는 손은 타지는 않지만 늘 호기심어린 눈으로 저희들이 밥을 주고 갈 때마다 가까이서 지켜보곤 했습니다. 미묘인 깜냥이는 먹는 걸 좋아했고 그런 점은 저와 많이 닮았습니다.~^^ 무탈하게 여러 집사를 거느리며 강남 사는 깜냥이가 앞으로도 쭉 낭만고양이로 살아주길 모든 동료선생님들이 바랬습니다.


그런데 1월 설 연휴를 며칠 앞두고 갑자기 한쪽 눈을 반밖에 뜨지 못했습니다. 한 번도 아픈 적도 다친 적도 없는 아이인데… 다소 당황스러웠지만 3~4일이 지나니 눈을 아예 못 뜨고 심지어 피눈물과 진물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구조를 결심한 저희는 지인 활동가분의 도움으로 포획틀을 구해 깜냥이를 구조했고 바로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한 번도 사람 생활 영역 안으로 들어온 적이 없었던지라 포획틀에서 나오자마자 온 진료실을 휘젓고 점프하고 도망치고…. 결국 마취를 통해 상태를 볼 수 있었어요ㅠㅠ 아기는 눈알이 아니라 눈 윗부분이 먼가에 찔렸고 부은 것이었습니다. 일주일동안 항생와 소독으로 다행히 치료를 마치고 무사히 방사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 날에 바로 터졌습니다. 눈을 의심하게 깜냥이는 등에 털이 듬성듬성 휑하니 벗겨진 채로 다시 나타났습니다. 모두가 경악했습니다. 하루 만에 이렇게 될 수 있다니… 깜냥이는 두려운 건지 아픈 건지 방사이후 집밖으로 아예 나오지 않고 밥 먹을 때만 겨우 천천히 집에서 나왔습니다. 예전과는 완전 다른 모습에 너무나 걱정이 되었고 학대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하루 속히 구조를 진행하여야했습니다. 그런데 아가는 일주일을 씨름하며 포획틀에 들어가지 않고 애를 먹였습니다.


같이 다니던 봄이도 구내염과 설사병으로 너무 야위고 상태가 심각해져 이미 구조를 간 상태였고 혼자서는 이곳에 둘 수 없어 하루라도 빨리 구조하려 애썼습니다. 마음을 알았는지 결국 일주일 만에 구조한 깜냥이를 데리고 병원에 갔는데 등은 생각보다도 심각했습니다. 살갗이 군데군데 벗겨지고 보기에도 너무 안쓰러웠습니다. 응급처치를 기다리던 중에 깜냥이는 병원에 먼저 구조된 봄이를 만났습니다. 봄이를 보며 우는 모습은… 아직도 맘을 짠하게 합니다.ㅠㅠ 봄이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되어 결국 두 마리를 한 케이지에 넣지 못하고 나란히 두었습니다. 조직검사와 털 검사를 의뢰했는데 일주일후 알레르기를 의심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고 의사선생님은 심리적 원인도 고려하셨습니다. 길고양이 이기에 추측은 가능하지만 확실한 답을 내기는 어렵다고 하셨습니다.


깜냥이와 봄이는 함께 퇴원하여 집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아직 집이라는 환경이 낯선지 방문을 열어도 집밖으로 나오지를 않습니다. 깜냥이의 치료를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돌보겠습니다!!


길 위에서 고통스럽게 지내던 깜냥이를 구조해 꾸준히 돌보며 치료해주신 구조자분께 감사드립니다. 다행히 구조가되어서 무사히 치료를 마칠 수 있었는데요, 아프고 힘들었던 지난날의 기억은 잊고 구조자님의 품에서 안전하고 건강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살기를 늘 바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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