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프게 울며 다녔던 길고양이 '구슬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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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0-15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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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약 4년간 개인 길고양이돌보미로 활동하고 있고 동네 2곳에 5개 급식소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현재 구조한 구슬이도 제가 밥주기 시작했을 때부터 만났던 아이입니다. 한 번도 손으로 만져 본적은 없지만 항상 구슬프게 우는 소리 때문에 구슬이로 이름도 지어줬고요. 작년 가을까지만 해도 아이가 괜찮았는데 갑자기 털이 점점 엉망이 되더니 근 1~2개월 만에 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졌습니다. 저도 아이들 밥 주면서 수많은 아이들을 만나는 지라, 작년에도 구조해서 자비로 수술시킨 아이들도 있습니다.

그때는 이런 동물보호단체에서 지원 사업이 있다는 것을 몰라서 지원조차 못해봤었지만, 그때 개인 혼자 병원비를 감당하는게 너무 어려운 일인걸 알아서 사실 구슬이 보고 바로 구조를 하고 싶었지만 우선 약이라도 한번 먹여 보자하고 항생제를 1달 정도 캔에 섞어서 줬던 것 같아요. 근데 구내염 치료는 우선 발치를 해야 가능하다는걸 알고 있고, 약 효과가 얼마나 있는지도 모르겠고 아이 악취가 너무 심해지고 힘들어 하는게 보이니까 결국 몇 번의 실패 끝에 간신히 잡아서 구조를 하게 되었습니다. 



늦은 밤 아이 구조하여, 기존에 다니던 병원에 맡겼고 이후 아이 상태를 원장님께서 보신 후에 굉장히 안좋은 것 같다고 이야기 하셨습니다. 그곳에서 검진과 수술일자를 기다리다 4일 있었는데 수술이 가능하려면 일주일 정도는 회복이 더 필요하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원장님은 애가 악취가 심하여 좁은 입원실 안에서 계속 지내기엔 스스로 너무 힘들거라고 하셨고, 간호원 분도 화장실 모래도 사용안하고 그 자리에서 싼다고 하는 이야기를 듣고 더 안되겠다 싶어서 다른 동물병원 알아봐서 바로 옮겼습니다. 



이동한 동물병원에서 충분히 수액을 맞고 수술을 받았습니다. 구슬이는 일주일 정도 입원을 거쳐 퇴원하여 원래 살던 곳으로 방사해 주었습니다.

구슬이는 치료 후 매우 잘 지내고 있습니다. 치료 후에 고통이 덜해져서 그런지 더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정말 다행이고 고맙게도, 치료 후에도 매일 만나는 장소에서 저를 기다려줘서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안심이에요. 혹시 치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저를 피하면 어떻하지라는 걱정을 했었거든요. 이전보다 더 격렬하게 반겨주고 있어요 :)



원래 엄청 통통했던 아이였지만 구내염 앓고 털 속에 거의 뼈였는데 점차 살이 좀 붙겠죠? 치료 후에는 이전처럼 침 흘리지는 않지만, 약간의 침고임 현상은 나타나는 것 같아요. 입 주위가 약간 거뭇거뭇 한거 보면요. 그치만 주는 간식도 잘 먹고, 아플때는 처마(?) 밑에서 움직이지 않고 한동안 있었는데, 지금은 주변 마실 겸 산책도 꽤 돌아다니고요, 덜 아픈 만큼 더 힘내서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어요. 이전경험들을 봤을 때 아이들 구조+치료비가 개인이 한 번에 감당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아니까.. 이번에 아이가 아픈 것 알면서도 치료에 대한 망설임이 잠시 생기게 되더라구요. 이런 지원 사업을 통해서 개인이 이후에 또다시 다른 아픈 아이를 만났을 때 구조하고 치료해줄 수 있는 힘이 되는 것 같아요.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구내염에 걸려 고통스러운 길 위의 삶을 위태롭게 살던 구슬이를 구조해 꾸준히 돌보며 치료해주신 구조자분께 감사드립니다. 구슬이가 지금 처럼 잘 먹고 포동포동해져서 올 겨울에 따뜻하고 건강하게 잘 지낼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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