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 곁을 지키던 '제니'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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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0-17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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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봉사활동을 하던 중 강아지 한 마리에 의존하며 생활을 하시는 독거노인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꾸준한 봉사활동을 통해 노인 분집을 오가며 예뻐하게 된 강아지가 최근 며칠 전부터 밥을 안 먹고 오줌똥을 안 싸며 생식기에서 피와 농이 나오고 배에 혹이 보여 걱정스러운 마음에 병원에 가보길 노인 분께 조심스럽게 권유 드렸으나 그 분께서 생활이 어려워 치료를 해줄 수 없다며 서글프게 우셨습니다.



그 사이 아이는 병이 든 채로 방치되는 상황 이였습니다. 고민 끝에 어떤 병인지라도 알려드리고 싶은 마음에 동물병원에 가게 되었습니다. 여러 검사와 원장님과의 상담 끝에 자궁종양으로 인해 요도와 직장이 압박되어 대소변을 못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당장 급하게 수술을 해야 되는 상황이라 아이를 살리고자 하는 마음에 수술비용을 조심스럽게 여쭤보았습니다. 하지만 저 혼자 감당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비용 이였습니다. 그래도 아이를 살려야 된다는 마음이 더욱 커 고민을 하던 중 원장님께서 카라라는 보호단체에서 지원을 안내해주셨고 수술을 진행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수술은 바로 다음날에 진행되었고 다행히도 자궁과 종양 적출을 무사히 마친 뒤 수액을 맞으며 쉬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기쁜 마음에 아이를 보러갔더니 너무나도 반갑게 맞아주는 모습에 괜스레 울컥했습니다. 병원에서 나와 바로 노인 분을 찾아가 상황을 설명 드렸더니 정말 다행이라며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시간이 지나 어느 정도 진정이 된 후 노인 분께서 머뭇거리며 아이를 너무 사랑하지만 형편이 안 될 것 같다며 계속 아이를 키우는 것을 꺼려하셨습니다.



아무래도 이번 수술을 통해 아이가 아프고 그것을 자신이 관리해주지 못한다는 것에 많은 죄책감을 느끼고 본인에게는 너무나도 소중한 아이를 놓아주려 마음을 먹은 듯 보였습니다. 힘들어하시는 모습을 보며 저라도 보호해주겠다 다짐을 하고 데려간 뒤로 현재 아이는 저의 집에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수술을 했을 당시 아이의 병명을 확실히 알고자 종양의뢰를 보냈는데 결과가 나왔다 연락이 와 병원에 찾아갔더니 자궁평활근종이고 후 에 악성종양일 경우 항암이 필요하다는 결과를 듣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아이의 상태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제 품안에 들어온 아이를 끝까지 행복하게 해주고 싶습니다


아무도 찾지 않는 독거노인분의 유일한 가족이 되어줬던 제니, 생활이 어려워 치료는 커녕 제대로 검사조차로 받을 수 없어 고통속에 살았던 제니가 다행이 수술을 잘받고 이제는 건강해졌습니다. 평생 의지했던 노인분의 곁은 아니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남은 견생은 행복하게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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