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투데이] 때리고…찌르고…인대 끊고… ‘동심 잃은 동물원’ 고발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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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0-07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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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김난영 기자 = #관객이 없는 동물 공연장 무대, 붉은 티셔츠를 입은 한 남자가 두 손으로 바다코끼리를 누르고 있다. 바다코끼리가 울부짖으며 쓰러지지 않으려 버티자 잠시 한숨을 쉬던 남자는 곧 운동화를 신은 발로 바다코끼리를 사정없이 걷어찬다.
 
“돌아, 누워!” 남자는 손에 든 회초리로 바다코끼리를 때리고 위협하며 원하는 행동을 하도록 유도한다. 남자의 손이 올라갈 때마다 바다코끼리는 두려운 듯 몸을 움직인다. 우리가 동물원에서 즐겨 보는 ‘동물 공연’의 어두운 이면이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와 생명권 네트워크 변호인단은 이처럼 ‘동물쇼’ 과정에서 일어나는 사설 동물원의 멸종위기 동물에 대한 학대 행위를 검찰에 정식 고발했다.
 
카라와 생명권 네트워크 변호인단은 2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 소재 테마동물원 ‘쥬쥬’의 멸종위기 동물들에 대한 학대 행위(동물보호법 및 야생동물 보호법 위반)를 의정부지검에 정식 고발했다고 밝혔다.
 
카라와 생명권 네트워크 변호인단은 이날 기자회견과 함께 ‘바다코끼리 학대 영상’을 비롯해 샴크로커다일 등 멸종위기 동물에 대한 쥬쥬 측의 학대 영상을 추가 공개했다.
 
카라 측이 공개한 영상에는 기존에 공개된 바다코끼리 학대 장면 외에도 쥬쥬 측 직원이 악어쇼에 이용되는 샴크로커다일을 날이 달린 집게로 찌르는 장면과 반달가슴곰을 학대하는 장면이 포함됐다.
 
카라에 따르면 테마동물원 쥬쥬는 지난 2003년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되는 샴크로커다일 42마리를 수입해 악어쇼를 진행하고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오랑우탄을 2003년부터 각종 쇼에 이용하는 등 동물학대행위를 지속해왔다.
 
특히 멸종위기등급인 바다코끼리 2마리를 연구목적으로 반입한 후 현재까지 연구가 아니라 동물쇼에 이용하고 있으며, 동물쇼 훈련 과정에서 해당 동물을 발로 차고 회초리로 때리는 등 가혹행위를 일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카라에 따르면 이 외에도 쥬쥬 측은 사육하던 오랑우탄이 여러 번 탈출을 감행하자 탈출하지 못하도록 손목 인대를 끊고 3평 남짓의 공간에 감금하는 등 잔인한 학대행위를 저질러왔다. 피해 오랑우탄은 지난해 6월 사망했다.
 
카라 측은 이 같은 학대 행위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의정부지검에 △강력한 수사 및 사법처리와 △테마동물원 쥬쥬가 소유한 샴크로커다일, 바다코끼리, 오랑우탄에 대한 몰수 조치를 요청했다.
 
또 생명권 네트워크 변호인단은 환경부장관과 문화체육부장관을 상대로 테마동물원 쥬쥬에 대해 야생생물 보호법 위반에 따른 행정처분과 박물관 등록취소 처분을 청구할 예정이다.
 
앞서 쥬쥬 측은 바다코끼리 학대 영상이 공개되고 동물학대 논란이 일어나자 사건에 연루된 조련사를 해고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사과문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동물쇼 자체가 동물의 본성과 상관없이 조련을 통해 인위적인 행동을 훈련시켜야만 가능한 만큼 근본적인 동물학대를 막기 위해서는 동물원의 동물쇼를 원천적으로 금지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원창 카라 정책국장은 “동물쇼에 사용되는 동물들은 고등동물들로 지능이 5~6세 인간과 유사하다”며 “이들은 인위적인 공연을 연습하면서 고통을 느끼게 되고, 고통으로 인해 훈련에 반항할 경우 폭력이 수반된다”고 말했다.
 
이어 “쥬쥬 측은 애초에 바다코끼리를 수입할 때 ‘연구 목적’이라고 밝혔으나 현재는 전혀 연구 목적으로 사육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동물쇼의 근원적 차단을 위해서는 현재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의해 박물관에 준해 관리되고 있는 동물원을 독립된 ‘동물원법’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정책국장은 “앞서 1일 여야 3당이 합동 발의한 동물보호법 전면개정안에도 동물쇼를 동물학대 행위로 규정하는 내용이 포함됐다”며 “동물원 동물들에 대한 복지를 포함한 동물원법이 통과되는 것이 동물학대를 막기 위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장하나 의원은 최근 동물원 설립요건 및 동물학대 감시 기능을 강화하는 ‘동물원법’을 발의했다.
 
카라와 동물을 위한 행동, 동물자유연대, 핫핑크돌핀스 등 시민단체들은 이날 ‘쥬쥬’ 고발 기자회견 이후인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동물원법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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