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이사람] 제인 구달과 함께 동물보호운동 나섭니다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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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5-02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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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제인 구달과 함께 동물보호운동 나섭니다
 
 

동물생태학자인 최재천(59) 이화여대 석좌교수

 
생명다양성재단 세운 동물생태학자 최재천씨

영장류 연구·풀뿌리 환경운동에
제인구달연구소 한국지부 활동도
내일 이화여대서 창립식 열어
 

대표적인 동물생태학자인 최재천(59·사진)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설립한 생명다양성재단이 3일 창립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생명다양성재단은 세계적인 영장류학자인 제인 구달이 환경보전과 동물보호를 위해 설립한 ‘제인구달연구소’의 한국지부로도 활동한다.
지난 30일 서울 대현동 이화여대 연구실에서 만난 최 교수는 “사실 십여년 전부터 이런 일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시인을 꿈꾸던 최 교수는 서울대 동물학과에 들어가면서 과학자의 길을 걸었다. 미국 유학 시절 세계적인 사회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에게 사사하였다.
그의 첫번째 도전은 동물학의 불모지인 한국으로 돌아와 제자들을 가르친 일, 두번째 도전은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등을 맡아 사회운동에 참여한 일이다. 그는 대중과 호흡을 함께하면서도 언제나 반발짝 앞섰다. 2005년 대법원에 증인으로 나가 동물들의 모계사회를 설명하며 호주제 위헌 판결을 끌어내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 일화는 유명하다. 지난해부터는 야생방사를 두고 논란을 불러온 서울대공원 남방큰돌고래 ‘제돌이’ 시민위원회 위원장도 맡아 야생방사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최 교수는 학자나 환경운동가로서 남을 비판하는 ‘지적질’의 한계를 오래전부터 고민해왔다고 말했다. 오랜 지인인 박원순 서울시장과 최열 환경재단 대표가 과거 시민운동가에서 공익재단의 살림꾼으로 옮겨가는 모습을 보며 “참 부러웠다”고도 했다. 마침내 재단을 꾸린 그는 과학지식 추구와 사회 비판을 넘어서 생명다양성의 가치를 사회 전반에 확산시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영장류 등 동물 연구와 보전, 환경·생태 예술 진흥, 제인구달연구소의 ‘뿌리와 새싹’ 등 풀뿌리 환경운동이 구체적인 활동 목적이다.
“내 인생이 도전의 연속이었다고 하긴 민망하지만, 이제 안 해본 일을 해야 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다른 곳에서 도움도 받아야 될 처지가 됐네요.”
그의 변신은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곰베국립공원에서 침팬지를 연구하다 동물보호의 전선에 선 제인 구달과 코스타리카의 자연 속으로 투신한 진화생태학자 대니얼 잰즌을 떠오르게 한다. 최 교수가 즐겨 쓰는 ‘알면 사랑한다’는 경구처럼, 과학에서 얻은 앎이 그들의 인생을 바꾼 셈이다.
생명다양성재단은 최근 이사 10명과 감사 2명을 선임한 데 이어 3일 저녁 7시 이화여대 엘지컨벤션홀에서 창립식을 연다. 엄정식 한양대 석좌교수(철학)가 이사장을, 제인 구달은 명예이사장을 맡았다. 최 교수는 재단 대표로 살림을 도맡는다.
재단의 종잣돈은 아모레퍼시픽(대표 서경배)이 4억원, 기업인 신창재씨가 사재 3억원을 쾌척했다. 회원이 되면 ‘최재천 교수와 함께하는 동물원 탐방’과 제인 구달 강연회 등에 참가할 수 있다. (02)3277-4513. rootsandshoots.or.kr
 
 
글·사진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2013.05.01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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