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지역에서 살아가는 둔촌냥이들 '공순이', '럭키', '모찌'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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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1-2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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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재개발지역에서 구내염으로 고통 받고 있던 #공순이이야기


공순이는 저희 동네에서 둔촌종합상가 앞 개냥이로 유명하던 고양이였습니다. 공자님처럼 순하다는 의미로 ‘공순이’, 약국 앞에 늘 여유롭게 앉아 있어서 ‘약국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오며가며 공순이를 챙기던 몇몇 사람들이 하나둘 “공순이가 밥을 잘 안 먹는 것 같다”, “공순이가 요즘 침을 좀 흘리는 것 같다”고 얘기해서 확인해보니 정말로 구내염 증상이 있었습니다. 침을 흘리고, 사료를 잘 먹지 못하고, 털도 거칠어진 상태였습니다. 

공순이는 길고양이지만 사람을 정말 좋아하고 손을 타는 고양이라서 그냥 손쉽게 안아서 이동장으로 옮겨 구조하였습니다.   공순이가 지내던 둔촌종합상가는 아파트와 함께 재건축이 될 지역으로 2018년 하반기에 철거가 시작될 예정입니다. 그래서 강동구청의 도움으로 고양이들을 이주시킬 수 있는 대체이주지역에 계류장을 마련했고, 치료 후에는 그쪽으로 이동하여 적응 후 방사하게 됩니다. 구내염을 치료하기 위해 전발치 수술을 진행하였고, 다행히 수술은 잘 끝났습니다.  

수술과 회복 후 재건축 지역으로 방사하기 어려워 계류장으로 이동하였습니다. 계류장에서 3주 정도 안정을 취하였고 그 후 이주 지역에서 방사하였습니다. 공순이는 둔촌주공아파트 초입 종합상가 마스코트였는데 이제는 이주한 곳에서 마스코트가 되었습니다. 오고가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듬뿍 받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이 자발적으로 공순이의 캔따개가 되었지요.^^ 잘 회복되어 후 처치 없이 말끔하게 완치 되었습니다. 올 겨울 이사 간 지역에서 잘 지내길 바랍니다. 


2. 재개발지역에서 구내염으로 고통받고 있던 #럭키이야기


럭키는 아파트 종합상가 출입구에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던 고양이였습니다. 럭키는 보기와 다르게 나이가 10살정도로 추정되는 고양이입니다. 돌보는 캣대디로부터 하루에 캔 하나씩 흡입하면서 지냈는데 어느날 유독 등에 뼈가 보인다는 이야기를 간혹 듣게 되었습니다.  럭키를 구조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돌보는 캣대디분과 같이 구조를 진행했는데 몇 시간 동안 버티다 겨우 구조되었습니다. 

둔촌주공아파트는 곧 재건축을 앞둔 단지입니다. 럭키는 강동구내 원거리 이주를 준비 중에 있습니다. 건강하게 이주 할 수 있도록 고질적인 구내염을 치료 후 관내 계류장으로 이동 예정입니다. 치과 엑스레이를 진행하여 구내염 증상(흡수성병변)을 확인하였습니다. 럭키는 고령이고 아랫턱 부분 발치가 위험을 미리 알게 되었지만 다행이 전발치 수술을 진행하였고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회복기간 동안에 약을 꾸준히 먹인 덕에 현재까지 후유증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럭키는 제자리 방사가 아닌 계류장에서 일정기간 보호 후 이주지역에서 방사하였습니다. 방사 후에 그 자리에 잘 머물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3. 재개발지역에서 구내염으로 고통받던 #모찌이야기


모찌는 나이가 많은 고양이로 추정됩니다. 재건축을 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사람들이 다 이주하고 나간 후 돌보는 캣맘 분들도 이사 갔습니다. 그 전부터 모찌의 건강상태는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눈곱이 가득 껴있고 입 주변은 지저분했습니다. 낮에는 하루 종일 잠만 잤습니다. 구조를 진행하는 시점에는 아파트의 수목이 잘리고 아파트 내부의 가구들이 이리저리 던져지는 상황이었습니다. 항상 같은 자리에서 있었던 모찌가 보이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밥 당번을 돌던 어느 날 저녁 늦게 모찌를 발견했고 약2시간의 대치 끝에 모찌를 구조하게 되었습니다. 

모찌는 아파트 단지에서 구조마저 어려웠던 고양이였습니다. 낮에 하루 종일 잠만 자고 밤에 살짝 돌아다니면서 밥을 먹고 사라졌던 고양이였습니다. 구조가 난항을 겪었지만 밤새 구조작업을 하여 겨우 구조에 성공하여 구내염 수술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모찌는 다시 이전에 살던 아파트로 돌아갈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그곳은 곧 철거 예정인 재건축지역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치료 후 모찌를 제자리 방사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대신 안전한 지역을 확보하였고 일시 계류 후 이주방사하기로 하였습니다. 

구내염 발치를 하였습니다. 수술은 잘 끝났고 현재 모찌는 둔촌냥이에서 마련한 계류장으로 이동하였고 그곳에서 3주 이상 계류 하였습니다. 계류동안에는 약을 먹으면서 회복 시간을 안정적으로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주 방사 후 한동안 모찌의 얼굴을 확인 할 수 없어서 고양이활동가들의 애를 태웠습니다. 그러나 약 2주 후 한 여름 밤 모찌는 이주 지역 한켠에서 곤히 잠에 들어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물론 그 자리에서 따준 캔 하나도 뚝딱 해치웠습니다. 그쪽 지역에서 무사히 적응하였습니다. 


고통속에 위태롭게 생명을 이어오던 동물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새 삶을 살게 해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공순이, 럭키, 모찌가 무사히 겨울을 나고 이주 방사 된곳에서도 따뜻한 보살핌을 받고 건강하게 지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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