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구멍의 부종과 궤양, 구내염으로 침을 흘리며 먹지 못하던 '까망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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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8-30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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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까망이는 제가 살고 있는 곳에서 3개월 정도 될 때 어미가 이른 독립시킨 아이였습니다.  까만 솜뭉치가 굴러다녀서 첨엔 저게 뭐지? 하고 놀랐는데 자세히 보니 블랙 아깽이였습니다.  추운 겨울에 아이가 잘 살아남길 바라면서 사료와 간식을 제공하였고 까망이는 무럭무럭 잘 커줘서 고마웠습니다.  

까망이는 제가 살고 있는 단지에서 거주하다가 성묘가 되자 단지 공원길 건너편 단지로 이사를 가서 거기에도 제가 밥 주는 공원 길 옆에서 대장 노릇을 하였습니다.  아마  제가 살고 있는 단지는 성묘들이 너무 많아 살기 힘든 듯 했습니다. 이사간 단지 공원 부근에서 잘 살다가 2,3년 전부터는 갑자기 사라져서 아주 가끔 나타나곤 했습니다.  잘 살던 애가 사라져서 안타까왔으나 찾긴 힘들었습니다.  캣맘들이 많아서 잘 얻어먹고 다니겠지... 하고 위안을 삼았습니다. 아마 까망이는 중성화를 못해주어서 정착하지 못하고 여기저기 떠돌아다닌 듯합니다…(여러번 시도했으나 약은 까망이는 안 잡혔습니다)

그러던 중 이번 7월 초에 갑자기 까망이가 이사간 단지 밥자리에 비쩍 마른 모습으로 2번이나 밥을 달라고 나타났습니다.  아마 다른 아이들 중성화를 하느라 밥을 다 치워서일까요? 제가 밥 주고 있는 곳에 3년 만에 나타나서 전 너무 놀랐는데 통통했던 까망이가 마르고 침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사실 다른 녀석을 구내염 수술시키려 하려 했는데요. 까망이가 살려달라고 나를 찾아온 걸로 느끼고 3번째 나타났을 때 망설이지 않고 구조하여 병원으로 향하였습니다.


[치료 및 진료과정]

까망이는 심한 구내염으로 치료를 받으며, 목구멍의 부종과 궤양도 함께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그간 잡히지 않아 못해주었던 중성화 수술도 마쳤습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며칠을 입원하고 물어물어 소개받은 쉼터로(새로 생긴 쉼터로 아픈 애들 케어를 잘하신다 합니다.) 가서 지금은 약을 먹여야 해서 철창 안에서 돌보고 있고(쉼터장 말로는 2주는 약을 꾸준히 먹어야 한다 해서요. 풀어놓으면 잘 안 먹는다 합니다.) 내일은 방에 풀어주려 합니다.  병원에 중간 점검을 갔다 왔는데 회복상태가 아주 좋아서  방사하려고 합니다. 이사가 자리잡았던 단지에 방사하면 밥자리가 풍족해 잘 지낼 것이고, 중성화를 했으니 떠돌아 다니지 않을 걸로 예상되며 계속 약을 먹이고 집을 주고 돌보겠습니다.



[최근 소식]

까망이는 아직 쉼터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구내염이 빨리 낫지를 않아 약을 먹으면 경과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완전히 치료가 되면 까망이의 거취를 고민하여 결정할 예정입니다.


* 까망이가 밥자리를 찾아온 것은 치료를 해줄 분이 계셔서였을 거라고 믿고 싶습니다. 까망이가 믿은 만큼 치료를 받을 수 있었고, 삶이 조금이나마 나아지게 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풍성한 밥자리와 돌봐주시는 분들이 계신 곳에서 까망이가 행복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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