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내염으로 피고름을 달고 다니던 '향기'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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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5-3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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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동생 집에 다니러 갔는데 우연히 주차장에서 구내염이 심해 고름이 섞인 침을 흘리고 있는 길고양이를 보았습니다. 제가 본 아픈 길냥이 중 가장 참혹한 모습이었습니다. 구내염의 고통을 알기에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구조를 결심했습니다. 구조는 처음이라 인터넷에서 3만원을 주고 산 구조틀을 샀으나 받고보니 날카로운 철사도 마무리가 잘 안되어 고양이 몸에 상처를 낼수도 있다는 생각에 카라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하게 되었습니다. 카라에서 통덪을 빌려 다시 시도했으나 들어가지 않고 시간만 보내던 중 카라에서 직접 구조를 해주시겠다고 연락이 와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5시간만에 구조할 수 있었습니다.


[치료 및 진료과정]

구조는 하였지만 병원 예약이 안되어 사흘만에 방배동 동물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습니다. 다행히 범백과 백혈병 검사는 이상이 없었고, 혈액검사에서 염증수치가 높아 당뇨 진단을 받았습니다. 진료 후 입원을 하였고, 컨디션을 높인 후 발치를 하자고 하여 5일만에 발치 수술을 하였습니다. 이 혀뿌리 쪽 염증이 아주 심해 전발치를 하였고, 수술 후 퇴원을 하여 집에서 회복 중입니다. 아직도 침을 조금씩 흘리고 혀도 가끔씩 빼고 있는 게 보이고, 침대 밑에서 나오지를 않고 있습니다. 일주일 후에 잇몸을 꿰맨 실밥을 풀기 위해 병원에 갈 예정입니다. 구내염이 잘 나아가는지 꾸준히 진료하면서 지켜보자고 합니다. 전발치와 함께 중성화 수술도 하였습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구내염이 워낙 심했던 아이라 제가 보살피면서 병원에 꾸준히 데리고 다닐예정입니다. 완치가 안 되더라도 해보는 데까지는 최선을 다해보고 싶습니다. 송곳니까지 다 뽑아 방사하면 거리 생활이 힘들것 같아 제가 입양하기로 하였습니다. 제가 구조와 입양을 조금 망설인 이유는 오래 전 사업이 안되어 현재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살고 있기에 경제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어서였습니다. 지금은 구조를 아주 잘했단 생각입니다. 구조된 아이 이름이 향기인데 향기가 행복하게 살게 해주고 싶습니다.




[최근 소식]

향기는 아직도 경계가 심하고 주로 침대 밑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처음보다는 많이 좋아진 상태입니다. 사람이 없을 때 나와서 잠깐씩이기는 하지만 돌아다니기도 하고요. 그래도 다행인 건 밥은 아주 잘 먹고 있어요. 살려는 의지가 강한 것 같아서 안심됩니다. 구내염이 심했었는데 지금은 침을 전혀 흘리지 않은 상태입니다.  병원에서도 많이 좋아졌다고 합니다. 향기 구조에 도움 주신 카라에게 정말 감사드려요, 고맙습니다. 그리고 향기 끝까지 책임지고 제가 키울 거고요, 많이 행복하게 해 주고 싶은 게 제 마음입니다.


*얼굴의 상처로 보이지 않았던 향기의 미모도 살아났네요. 얼굴에 피고름으로 얼룩졌던 힘들었던 시기를 잊고 지금처럼  구조자님과 조금씩이라도 친해져 집냥이로 향긋한 향기를 내는 향기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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