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 아래에 커다란 종양이 있던 '호두'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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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7-12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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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아파트 상가에 있는 김밥집 사장님께서 늘 냥이들 밥을 놓아주셔서 종종 아이들을 만나곤 했습니다. 이 친구는 마이봉, 땡글이, 야옹이, 호두 등등 지나는 주민들마다 각자 이름을 붙여서 불러주시는 귀여운 아이였어요. 침을 흘린지 좀 되었던 것 같은데 근간에 점점 더 심해져 보였지만 도움을 받고있지 못하고 있었어요. 가끔 볼 때마다 걱정이 되긴 했는데 최근에는 점점 식사도 잘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만날 때마다 고민은 했지만 막상 구조는 지식도 없고 자신도 없어 주저주저 하다가 저러다 죽을 수 있다는 주변 분들 말에 이리저리 물어물어 아이 넣는 틀을 빌려서 병원에 데려가 보았습니다. 아이가 워낙 순해서 별로 버둥 거리지도 않고 잡혀 주더라구요. 처음이라 걱정 많이 했는데 순순히 잡혀주는게 참 고마웠습니다.



[치료 및 진료과정]

병원에서는 구내염이 맞다고 하셨고 이빨, 잇몸 뿐 아이라 목구멍의 염증이 심했습니다. 문제는 혀 아래 부분에 커다란 종양이 있었어요. 엄청 크기도 커서, 그래서 맨날 츄르를 흘리며 먹었었나 본데 막상 보고 나니 그동안 얼마나 아팠을까 하는 생각에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이빨, 잇몸, 목구멍의 염증이 심해서 송곳니를 제외하고 모두 발치를 해서 염증 치료를 해주셨구요, 혀 아래 있던 3cm의 종양은 떼어냈는데 설암일수도 있다고 조심스레 말씀주셔서 일단 조직검사 결과 기다리고 있답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보호 계획]

아직 조직검사 결과를 받지는 못했지만, 저런 목 상태로는 습식사료를 먹어야 할거라며 방사는 어렵지 않겠냐고 하셔서 걱정중인데 일단 주민분들이 참 예뻐하던 아이라 근처 분들중에 입양자를 찿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포스터를 만들었어요. 김밥집 사장님에게 말씀드리고 포스터를 붙여 입양처를 알아보고자 합니다.

현재는 퇴원해서 저희 집에 임시로 보호하고 있어요. 이젠 아프지 않은지 밥도 얼마나 잘 먹는지… 참 고맙고 기쁘네요.  아는 언니가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데 입양처를 구하지 못하면 보호해줄 수 있을것 같습니다. 걱정은 좀 했지만 역시 생각보다 좀 큰 병원비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얘기에 염치없지만 이렇게 도움을 구해봅니다. 호두를 구조한 건 너무나 값진 경험이였고 이제는 호두가 안 아파서 참 다행입니다. 



[퇴원 후 소식]

수술했던 호두의 혀 아래에 있던 종양이 아직도 확진이 안되었어요. 대학 동물병원에서 종양이 암인지 아닌지 애매해서 상세검사를 다시 해보시겠다고 하셨데요. 부디 단순 종양이라는 소식이 들리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호두는 치료가 잘 되었는지 입안도 깨끗하고 밥도 잘먹고, 골골송도 너무 잘 부르고 이렇게 순둥순둥 할 수가 없네요. 입양처를 찾는 동안 엄마집에 잠시 의탁중인데 스크레쳐도 주문해 놓고 기다리고 있어요. 아는 지식은 하나도 없지만 귀동냥으로 도움받아 보호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종양 때문에 바로 입양이 어려울듯 싶어서 결과 보고 좀더  적극적으로 찾아 보려합니다.

후원으로 이루어지는 기관에서 적지 않은 금액을 도와주셔서 얼마나 감사하고, 또한 기부에 대해서도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네요.큰 도움 너무 감사드립니다! 

눈을 돌리니... 참 많은 길냥이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따뜻한 돌봄과 현실적인 도움, 그리고 개선을 위한 많은 노력들... 수고에 참 감사하네요. 모두 복 받으실 거에요^^ 따뜻한 분들에게 많은 축복이 있기를 바랍니다.


*동네 주민들에게 사랑을 받던 호두가 아파서 마음이 많이 쓰이셨을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호두를 돌봐주셨지만, 아무리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아도 길고양이의 삶은 고난한 것 같아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프네요. 포획틀에도 잘 들어가주고, 치료 후에도 스트레스 받지 않고 여전히 순둥순둥한 애교쟁이인 호두의 검사 결과가 부디 잘 나오기를, 그리고 좋은 가족을 만나 편안한 묘생을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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