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내염과 폐렴을 앓던 대장냥이 '곰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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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3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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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곰이가 사는 오래된 아파트 단지에는 길냥이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고맙게도 아이들을 돌봐주시는 분들도 계셔서 밥터도 있고 중성화수술이 된 개체들도 많습니다. 이곳으로 이사를 가며 곰이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2018년 곰이는 친구들과 함께 밥터에 나타났고 혼자 다니는 모습보다는 항상 다른 고양이와 함께 있는 모습을 자주 보았습니다. 중성화수술이 되어 있어서 영역을 벗어나지 않아 매일 마주쳤고 온순하고 다정한 모습에 왠지 모르게 더 정이 갔습니다. 그렇게 매일매일 밥을 챙겨주고, 겨울집도 놔주며 곰이와 친구 고양이들을 돌보게 되었습니다. 결혼을 하며 떨어져 살게 되었지만 엄마와 언니가 곰이네 밥터를 계속 챙겨주어 걱정하지 않았고 저도 자주 들러 곰이를 만나곤 했습니다.

그동안 아파서 구조된 친구도 있고 입양처가 생겨 입양을 간 친구도 있었지만 밥터의 대장냥이 곰이는 건강한 모습으로 꿋꿋하게 자리를 지켰습니다. 그런데 작년 연초부터 곰이가 보이질 않았습니다. 엄마께서 곰이를 다른 곳에서 보았다고 하셔서 영역이 밀렸나 생각했는데, 밥터에서 오랜만에 만난 곰이의 모습은 예전과는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입주변이 지저분했고 등쪽 털도 듬성듬성 빠져있었습니다. 사진을 찍어 병원 상담을 한 결과 길냥이들의 숙명인 구내염이 발병했다는 것을 알았고 약을 처방받아 먹여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곰이는 약을 탄 밥을 잘 먹지 않았고 영역을 자주 벗어나 있다가 한참 만에 나타나곤 했습니다. 이번 겨울부터 곰이가 이전에 지내던 곳에서 자주 머물기 시작했는데 증상은 점점 더 심해져만 갔습니다.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상태로 콧물과 침이 얽힌 채로 한파와 폭설 속에 온몸을 벌벌 떨고 있는 곰이는 보며 구조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길생활을 오래해 야생성이 강한 곰이가 잡히지 않을까봐 걱정이 많았는데, 건강을 되찾아 주고 싶은 저의 마음을 아는 듯이 덫을 설치자마자 스스로 들어가 주었습니다. 그런 곰이가 너무 기특하고 고맙습니다.



[치료 및 진료과정]

미리 연락해두었던 병원으로 포획한 곰이를 바로 데리고 갔고 예상했던대로 곰이는 구내염과 치주염이 심각했습니다. 기침과 콧물이 심했었는데 상부호흡기염증과 폐렴증상 때문이었습니다. 의사선생님께서 완전발치가 필요한 상태라 하셨는데 야생성이 강하고 사람 손을 타지 않는 곰이는 길로 돌아가야만 했기에 본인을 지키는 수단이 될 이빨을 모두 빼앗아버리는 것 같아 걱정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밥을 꾸준히 넉넉하게 제공해주면 지내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고 발치수술은 곰이의 고통을 덜어주고 앞으로의 삶을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돕는 유일한 방법이라 말씀해 주셔서 안심이 되었습니다. 그날 바로 발치수술을 진행했고 호흡기 증상으로 잠시 입원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입원 중 곰이는 경계가 심하고 긴장 상태였지만 밥과 약도 잘 먹고 얼굴도 깨끗해지며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