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식에 이용되다 곳곳이 골절된 채 버림받은 '루디'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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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25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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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저는 펫샵 출신의 망고라는 스피츠를 키우는 사람입니다. 제가 현재 반려견을 키우면서 드는 마음 속 깊은 곳의 죄책감 같은 것이 있었어요. 망고 또한 사촌동생에게 파양되어 저희집으로 오긴 했습니다만, 망고를 분양받을 당시 사촌동생가는길에 함께 동행하였기에 “나도 펫샵을 양산하는데 일조한 하나의 인간”이라는 그런 죄책감이 있었습니다. 당시엔 강아지들이 어디서 오는지 몰랐고, 개공장이나 번식장이란 단어는 너무나 생소했지요. 얼마지나지 않아 언론을 통해 여실히 드러난 펫샵의 그늘과 그로인해 고통받고있는 동물들을 보면서 마음이 너무나 괴로웠습니다. 그래서 오랜기간 포인핸드를 보며 저희 망고와 닮은 강아지가 있으면 구조의 마음이 너무나 간절했습니다. 하지만 저희 망고가 사회화가 제대로 되지 않아 다른 강아지에 대한 짖음이 심하고, 스트레스로 인한 이상행동이 있어서 임보를 하거나 입양을 하지 못한상황에서 유기견입양과 임보는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다가 2021년 1월 1일 남양주에서 공고된 한 아이를 보게 되었습니다. 입양문의가 줄을 잇는 예쁜 포메라니안종과 약간 달리 이 아이는 믹스견으로 분류되어 있는데다, 특이사항에 “복부찰과상으로 거동안함”으로 적혀있어 입양이나 임보문의가 한 건도 없었습니다. 보호소에 전화해봐도 아이가 배를 다쳤는지 움직이지 않는다는 말 뿐이었습니다. 한파가 심했던 1월 초 아이를 치료해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기 때문에 망고 때문에 임보나 입양이 어려웠던 저는 간절한 마음으로 포인핸드 앱을 통해 임보자님을 구했습니다. 임보자님은 임보를 해주고 싶었지만 아이가 많이 다친 것 같아 치료비가 얼마 나올지 몰라 선뜻 데려오지 못한 상태였다고 하고요.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충족해 줄 수 있음을 확인한 저희 둘은 아직 공고기간이 남아있는 상태였지만, 복부손상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아이가 너무 걱정이 되어 보호소에 사정해서 공고기간 종료를 며칠 앞두고, 기간 안에 주인분이 찾으러 오시면 아이를 돌려보내기로 약속을 하고, 함께 남양주 보호소에 방문했습니다.

처음 만난 아이는 사진으로 보기보다 훨씬 작았고 얼굴도 정말 예뻤습니다. 보호소의 말대로 찰과상 때문인지 거의 움직이지 않았고, 다리를 삐끗했는지, 슬개골 탈구인지 뒷다리를 전혀 쓰지 못해 겨우 왼쪽 앞다리로 버티고 있는데 그 앞다리 마저도 힘이 잘 들어가지 않고 무게를 버티느라 돌아가 있었습니다. 아이는 전혀 낑낑대지 않았고 이 종류의 강아지들이 슬개골 탈구가 많아 유기되는 경우가 왕왕 있기 때문에 다친 찰과상과 다리수술만 하면 정말 예쁘게 생겨서 금방 입양을 가겠다고, 잘 치료해서 입양 보내주자고 임보자님과 좋아하며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오는 길에 “루디” 라는 예쁜 이름도 지어주었습니다.


저희집 반려견 망고가 다니고 있는 동물병원에 와서 전체 정밀검사를 하였습니다. 아이의 상태는 저희가 생각한 것보다 처참했습니다

1. 골반골절
- 좌측 장골, 우측 치골, 좌측 천장골 골절 및 탈구
- 골반골절로 신경 손상에 대한 것도 생각해 보아야 하고
- 고관절도 정상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

2. 우측 대퇴골 골절

3. 우측 견갑골 골절

엑스레이 사진을 보는데 너무 충격적이었습니다. 이렇게 다 부러졌는데, 소리한번 안내다니… 원장님께서는 교통사고와 학대 가능성을 둘 다 이야기 하셨습니다. 이렇게 한번에 교통사고를 당했다면 보통은 뼈가 장기를 찔러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 정도 골절이면 “고통이 극심”하고 신경계 손상도 왔을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치료비와 아이의 고통 때문에 이정도는 “미국에서 안락사 수준이다”고 했습니다. 구조한 아이의 사연은 불쌍하지만, 수술비도 만만치 않을 거고, 정상적으로 걷기까지 보호자자택 있는 것은 불가하기 때문에 3-4개월정도 입원해 있으면서 재활을 하게 되면 입원비를 포함한 치료비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다고 하셨습니다.  

또 한가지는 근데 이 녀석은 어떻게 된 게 소리한번 안내는 것이 이런 상태가 순차적으로 하나씩 일어났을 수 있고, 본인이 그냥... 받아들이는 거 같다고 말씀하셔서 너무 눈물이 났습니다… 어떻게 이런 몸으로 버텼을까.... 이러니 움직일 수가 없었던 거였구나...

이대로 돌려보낼 수 없었습니다. 가면 100% 안락사인 것을요. 어떻게든 살리고 싶었습니다.



아이의 상태로 봐서는 번식견으로 추측이 되었는데 아래의 정황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그런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1. 임신한 상태가 아닌데, 젖이 많이 불어 있는 것으로 보아 최근까지 새끼 강아지에게 젖을 물린 것으로 보인다.

2. 나이(5-6세)에 비해 일반 가정견보다 여러차례 출산을 한 것으로 보인다.

3. 작고 아주 예쁘게 생겼다.(번식견 모견이 작고 예뻐야 자견이 예쁘게 태어나 상품가치가 있기 때문에...)

4. 치아관리(치석이 치아를 다 뒤덮음), 피모관리(피부병), 귀관리(진드기), 손톱관리(한번도 자르지 않은 거 같음)가 하나도 안된 것과는 반대로,

5. 예방접종이 너무 잘되어 있고 심지어 항체수준이 높다.(번식견 모견들은 새끼를 낳아야하니까 접종을 꼭 한다고 합니다. 모견이 병에 걸리면 새끼(상품)을 생산할 수 없고, 출산중 에도 안전해야 하기 때문에...다행히 심장사상충도 음성이었습니다)

6. 3.58kg인 것은 아이 자체가 작아서 그렇고 마른 것은 아니다. 영양상태가 그닥 나쁘지 않은 것은 새끼들에게 젖을 줘야하기 때문에 유기되기 전까지 식사를 굶은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치료 및 진료과정]

아이의 상태에 따라 최소 3-4번의 수술이 필요합니다. 급한순서는 '골반> 대퇴골>견갑골' 입니다. 골반은 전체가 다 그냥 깨져 있다고 표현할 만큼이라, 2-3시간의 매우 고난이도의 수술이 될 것이라고 하시고, 아이의 상태에 따라 두 번에 나눠서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열어 보았을 때 고관절도 수술해야 할 수도 있고, (골반에서 탈구되어 정상이 아닐 것으로 예상) 골반골절이 된 시간이 오래되었다면(현재 최소 2-3주는 지났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착이 되어 유착을 분리 해야하고, 수술을 한다고 해도 신경손상이 와서 못 걸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골반 수술후에는 최소 3-4개월가량 병원 케이지에서 입원생활을 해야 합니다. 오히려 대퇴골 골절과 견갑골 골절 수술은 골반에 비하면 어려운 것도 아니라고 하셔요.

다행히 루디는 살려는 의지가 있는지 밥은 잘 먹습니다. 이 작은 생명 데려왔는데 어떻게 해요.... 살려야죠....ㅠ 이 정도는 어디서도 안락사라는데, 살려야죠...ㅠ 번식견으로 살았다면 앞으로 충분히 사람에게 사랑받는 것 도 경험할 기회를 주고 싶습니다. 




*수술 및 입원

-골반과 대퇴골 골절부위 수술을 하였습니다

-현재 : 병원에 입원하여 재활치료 중에 있습니다. 수술전에는 전혀 걸을 수 없는 상태였고, 골반뼈와 대퇴골뼈에 플레이트를 박아 뼈를 고정하였으며, 현재 일어서는 연습 중입니다.

-약 2개월 후 어깨골절 수술 예정입니다. 

-골절수술을 모두 마무리 하면 중성화 수술 예정입니다. (현재 골절의 심각성때문에 중성화는 순위에서 밀렸습니다.)

*입원 및 재활

-대략 3-4개월 정도 병원에 입원하면서 수술과 재활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병원의 소견으로 수술 사이 기간동안 안전하게 병원에 입원하여 지내는 것이 아이를 위해 가장 좋겠다고 판단하여 병원에 입원하며 지낼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