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로 추정되는 부상을 입고 뒷다리를 끌며 나타난 길고양이 '번개'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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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1-12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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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동네에 밥 주는 길고양이 밥집 중의 한 곳에서 터를 잡고 살아가는 고양이 가족이었습니다. 어미 고양이는 또 임신해서 6개월 정도 된 네 마리의 새끼들을 두고 다른 곳으로 가서 출산 준비를 하고 있었고 어미보호 없이 네 마리의 새끼들이 밥집 근처에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상가 부동산 사장님께서도 이 아이들을 돌봐주고 계셨는데 어느 날 오후 한 아이가 뒷다리를 질질 끌며 부동산으로 들어온 것을 보시고는 놀라 바로 근처 동네 병원으로 데려가셨고 그 사항을 저희에게 연락해서 알려주셨습니다. 병원에서는 사진을 찍어보니 골반뼈 골절과 제대로 확인되지 않는 여러 문제들이 있다는 것을 얘기하시고 더 큰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돌려보내셨다고 합니다.


덧붙여 보통 이런 경우의 골절은 사람이 외부에서 충격을 가하는 경우에 생긴다고 하셨습니다. 당장 큰 병원에 데려갈 수 없는 상황이라 일단 부동산 안에 아이를 두고 퇴근하셨다고 했으나 극심한 통증과 아이의 상태가 걱정된 저는 사장님께 양해를 구하고 아이를 데리고 근처 24시 동물병원에 데려가 통증만이라도 다음날 병원에 갈 수 있을 때까지 처치해 주었습니다.

통증 주사와 항생제 투여를 일단 시작했고 응급병원에서도 사진을 찍어본 후 아이의 상태가 많이 좋지 않다는 소견을 들었습니다. 골반뼈 골절뿐 아니라 대소변을 보고 있지 못하는 상태에서 신경의 문제까지도 의심해볼 수 있는 상황이었고 따라서 장에 대변이 많이 차 있었으므로 오랜 시간, 이 상태가 계속될 경우 기타 합병증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성장판까지 다친 경우라 뼈 고정을 위해 핀을 박을 경우 추후의 성장이라든지 뒷다리의 기능이 돌아올지 여러 가지 문제가 남아있는 상태였고 여기서도 아이 부상의 양상이 사람이 발차기하는 등의 외부 충격에 의해 이렇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을 계속 듣고 있자니 눈물과 분노밖에 느껴지지 않았고 캣맘 생활을 하면서 언제나 느끼는 길고양이의 처참한 삶에 대해 더 미안하고 또 반성하고 그렇지만 당장 어떻게 해줄 수 없는 무력함에 눈앞이 깜깜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이 아이를 살리고 싶었습니다.

어쩌면 사람 때문에 고단한 삶으로 점칠 되어 있는 아이의 삶이 또 사람에 의해 망가지게 둘 순 없었습니다. 소중하고 귀한 생명인 만큼 책임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아이가 우리로 인해 받은 상처를 우리가 치유해 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음 날 잘 아는 동물병원으로 아이를 옮겼습니다. 다행히 옮기기 전 아이가 대소변을 보았고 상황이 좀 더 긍정적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저도 더 많은 용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원장님과 외과 선생님께서 아이의 상태를 다시 진단하셨고 큰 수술이 필요한 상황임을 다시 한번 소견 받았습니다.

며칠 아이의 안정과 부종을 뺀 후 수술을 마쳤습니다. 수술 후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으며 회복 중에 있으며, 회복 이후에는 부동산 사장님께서 아이를 케어 하시기로 했습니다. 아이가 수술 후 회복부터 추후 갈 수 있는 곳도 정해진 상황에서 수술을 마다할 이유도 없었으며 이 수술을 어떻게든 진행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수술비를 마련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하기 위해 카라에게도 간절한 마음으로 지원을 요청했었는데 이렇게 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길 위에서죽음을 맞이할 뻔했던 번개를 구조해  꾸준히 돌보며 치료해주신 구조자분께 감사드립니다. 사람에 의한 학대로 추정되는 큰 부상을 입은 번개가 힘든 수술을 마치고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꾸준한 치료와 재활이 필요한 번개가 구조자님과 돌봐주시는 분들 곁에서 빠르게 회복할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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