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서 끔찍한 교통사고를 당한 뒤 구조 된 아기고양이 '레오'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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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23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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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82

<차에 치여 도로에 쓰러져 있는 아기고양이 레오의 모습>

3살 된 딸 쌍둥이와 남편과 함께 사고지점 근처 키즈카페에 다녀오는 길이었으며, 집에 가기 위해 차를 빼서 도로로 진입하려 하는데 앞쪽에서 차들이 비상등을 켜고 한동안 움직이지 않기에 유심히 지켜보았습니다. 큰 흰색 SUV가 지나가자 도로에 작은 생명체가 꿈틀거리는 것이 보였고 이내 그것이 고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잠시 망설이다 안 되겠다 싶어 차에서 내렸고, 고양이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고자 분주히 움직이는 저를 보고 주변 시민들께서도 도움을 주셨습니다. 양방향 차들을 정차시키고 고양이를 반대쪽 상가 1층 코너로 몰아 상자에 넣었고 곧바로 동물병원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미처 자세하게 아이의 상태를 보지 못한 채로 병원에 간지라, 원장님과 함께 아이의 상태를 확인한 결과, 오른쪽 앞다리 부분이 절단되었으며 뒤 꼬리 부분에 크게 찢겨 있었고, 귀부분이 미세하게 찢겨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동물병원 원장님께서 너무 어려, 기타 검사나 혹여 내부 장기가 다쳤다 하더라도 수술을 할 수 없다 하셨고 일단 하루 동안 항생제를 놓고 지켜보자 하시며 어린 나이에 큰 사고를 겪어 하루를 못 넘길 가망성이 크다 하셨습니다.



다행히 아기고양이는 하루를 잘 버티고 잘 먹어 주어, 이튿날 절단된 다리의 감염 부분을 최대한 절제하는 수술과 꼬리 부분의 상처를 봉합하는 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 역시 큰 수술이라 작은 아이가 버티지 못 할 수도 있다는 병원의 설명을 듣고 걱정을 하였습니다만, 다행스럽게도 아이는 잘 버텨주었습니다.

아이의 병원 입원 기간 동안 아이의 상태를 걱정하느라, 차후 거처에 대해 고민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현재 저희 집에는 두 마리의 반려견과 3살 된 딸 쌍둥이가 있는지라, 큰일을 겪어낸 작은 고양이가 쉬기에 적절치 않다고 판단하였고, 주변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임시보호처를 구한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다친 아이라 임시보호처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으며, 예상보다 빠른 퇴원으로 결국 현재는 저희집에서 임시 보호하고 있습니다. 아이는 퇴원하여 레오라는 이름으로 저희집에서 지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행스럽게도 강아지들의 경계는 심하지 않은 편이고, 저희 딸아이들 또한 고양이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펴주고 있으며, 고양이 또한 곧잘 적응하며 안정을 취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방 하나 전체를 울타리로 격리하여 고양이만의 별도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차후 아이의 상태를 보아가며 강아지와의 합사를 생각하며 준비 중입니다.

 

구조당시 900G 정도였는데 1.4kg으로 살도 찌고 밥도 잘 먹고, 배변 모래에 배변도 잘합니다. 꼬리는 최대한 봉합으로 살려보려 하였으나, 결국 절단하는 수술을 하였습니다. 앞다리 수술 부위는 실밥 제거하였으며, 수술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져서인지, 곰팡이성 피부병이 생겨 현재는 약을 하루 1번 먹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은 아직 좀 무서워하는 듯한데, 저한테는 마냥 아기처럼 구네요^^ 아침 출근길에 인사하러 방에 들르면 후다닥 뛰어 내려와 만져 달라 칭얼댑니다^^ 앞으로 레오를 저희 평생 가족으로 함께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길 위에서 죽음을 맞이할 뻔했던 레오를 구조해  꾸준히 돌보며 치료해주신 구조자분께 감사드립니다. 위험천만한 왕복 6차선이 넘는 도로 위, 앞다리가 잘릴만큼 큰 사고를 당한 아기고양이를 신속하게 구조해주신 덕분에 2차사고를 막을 수 목숨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900g의 작은몸으로 큰 사고를 견뎌내준 아기고양이 레오, 이제는 가족이라는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기를 바라겠습니다.


댓글 1

차지현 2020-11-14 07:46

가족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레오야~ 행복하길 바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