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치료를 위해 구조된 후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길고양이 '막내'의 사연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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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16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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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는 약 3년 전부터 집 앞 밥자리에 나타나 꾸준히 밥을 챙겨주던 아이입니다. 챙겨주는 아이들 중 가장 늦게 들어와서 막내라는 이름을 지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다리를 절으면서 걷고 힘이 없어 보여서 살펴보니 물린 듯한 자국이 있었습니다. 길고양이였기에 나름 스스로 아물기를 기다렸지만 누런 고름이 나오는 것을 보고 바로 구조를 하여 동물병원에 데려갔습니다.



간단한 처치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교상 외에도 검사 결과 상 3살 밖에 안됐는데도 불구하고 간종양 말기라고 하였습니다. 종양은 간에 넓게 퍼져 있어 사망 선고를 받은 것과 다름없었습니다. 종양이 말기라 수술의 어려움이 있어 퇴원 후 안정적인 공간에서 여생을 보내주는 것이 좋겠다고 수의사선생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아마도 막내는 다른 길고양이들이 보기에도 약한 개체로 판단되었는지 막내만 집중 공격한 듯했습니다. 물린 상처도 세 번 이상인 것으로 만만치 않은 상처였습니다. 상처를 치료하며 수혈을 받고 각종 검사를 반복했습니다. 막내의 결과는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뿐이었습니다.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듣고 남은 막내의 삶은 조금이라도 편안한 곳에서 지내게 하고 싶어 임시보호처를 구했습니다.(저희 집에는 10살이 넘은 고양이들만 있어서 합사가 불가능합니다.) 다행히 좋은 임시보호처를 구하여 막내를 퇴원시켰고 지금은 임시보호처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임시보호처에서 조금이나마 살아있는 동안 안정을 찾길 바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막내는 급하게 병원으로 안고 뛰어갈 일이 종종 일어나겠지만, 나를 바라보고 있는 동안 포기하지 않고 보호하기를 약속드립니다. 조금이라도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아프지 않고 편안하게 있다가 고양이별로 돌아가면 좋겠습니다. 


아픈 몸으로 험난한 길생활을 견뎌온 막내가 길 위가 아닌 따뜻한 임시보호처에서 지낼 수 있게 되어 다행입니다. 막내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정성껏 돌봐주시고 계신 구조자님과 임시보호자님께 감사드립니다. 막내에게 남은 시간은 따뜻한 사랑과 정성어린 돌봄으로 가득 채워지기를, 행복한 기억만 가지고 떠날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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