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한 복판에 쓰러져 있던 삼색고양이 '삼월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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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04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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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늦게 동네 산책 중 인도 한복판에서 고양이를 발견했는데, 녀석이 눈을 전혀 못 뜨고, 몸이 자꾸 쓰러지려는 걸 간신히 지탱하고 있었어요. 집에 가서 습식 사료를 가져와 줘도 전혀 먹지 못했고요.

치료가 시급해 보였지만 저는 동물구조 경험이 없는 거의 멘붕 상태였는데 마침 지나가던 학생이 동네 캣맘분께 전화해 줬고, 그렇게 몇 번의 연결을 거친 후 캣맘 한 분이 직접 와 주셨어요. 그분께서 처음 발견자가 치료비를 내야 한다는 점 등을 설명해주셨고, 일요일 저녁에 여는 동물병원도 알려 주셔서 바로 그곳에 입원시켰습니다.


그런데 아이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바로 다음 날 2차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이름은 ‘삼월이’라 지었고요. 아이는 췌장염과 각막궤양이 심했고 급성 심부전, 허피스, 저체온증에 뱃속엔 기생충이 가득했고, 밥을 먹지 못해 탈수까지 있었어요. 혈압도 매우 낮았고요. 중성화 수술은 동네 캣맘분이 전에 이미 해 준 상태였습니다.

처음엔 안락사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고, 심정지가 오는 등 여러 번의 고비가 있었지만 삼월이가 정말 기적적으로 버텨주어서 이젠 좀 차도가 있었지만, 2차 병원 24시 중환자실에 입원해서 콧줄을 통해 강제 급식을 하였습니다. 식도삽관을 해야 하지만 마취를 하면 바로 죽을 수도 있어 무리가 되었지만, 콧줄 강급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러 합병증이 나타나고 있고, 각막궤양까지 온 상황에서 수의사 선생님 말씀으론 치료가 끝나도 정상 컨디션을 찾을 수는 없을 거라고 하였습니다. 병원비는 하루하루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있지만 일단은 삼월이가 어떻게든 건강을 되찾아 주기만 바라고 또 바랐습니다.

처음 계획은 삼월이가 건강하게 퇴원하면 살던 곳으로 방생할 생각이었는데, 길에선 살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해 입양처를 알아볼 생각입니다. 제가 키울 수 있는 형편은 못 되어서요. 치료 다음도 걱정이지만 일단 좋은 입양자를 알아봐야겠지요.

한달 넘게 입원했다가 좁은 병실에 갇혀 더 스트레스 받는 것 같아 퇴원 후 통원치료 받았고요, 지금은 사료와 영양제를 먹으며 면역력을 키우고 있고 집에서 네블라이저 처치를 해주고 있습니다.

생명이라는 게 그 무게를 비교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엄중한 마음으로 이 아이를 구조했고, 그 결정엔 조금도 후회가 없습니다. 길고양이가 자기 영역을 벗어나 사람이 다니는 인도 중간에 이렇게 쓰러져 있었던 건 살려달라는 살고 싶다는 간절한 외침이었겠죠.

삼월이는 털 색상이 카오스라 길생활이 더 힘들지는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더 안쓰럽고, 그래서 지금 이렇게 살아 준 것이 고맙습니다. 삼월이가 치료를 잘 받고 완쾌해 더 건강한 묘생을 살 수 있도록 함께 도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동물구조를 경험해보니, 정말이지 이런 일에 시간과 정성을 쏟고 계신 많은 분께 저절로 고개가 숙어집니다.


길 위에서 죽음을 맞이할 뻔했던 삼월이를 구조해  꾸준히 돌보며 치료해주신 구조자분께 감사드립니다. 대낮에 사람이 다니는 인도 한가운데 고양이가 쓰러져있는 일은 흔하지 않습니다. 극심한 고통과 아픔으로 인도로 나와 도움을 기다리던 삼월이, 다행히 구조자님을 만나 다시 묘생을 이어나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치료가 필요하고 후유증이 남을지도 모르지만, 삼월이를 온전히 품어줄 가족을 만나 행복하게 그리고 건강하게 살기를 늘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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