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 함께 살아가는 우리의 이웃 길고양이들의 구내염 치료기②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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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0-25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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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이이야기


소양이는 동네에서 구내염으로 아픈 고양이로 유명합니다. 병원에 데려가고 싶어도 제 경제 사정이 어려워 막상 쉽사리 도움의 손길을 주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급격히 악화되어 살은 더 빠져있었고 털도 심하게 엉켜있었습니다. 캔사료를 줘도 츄르를 줘도 잘 먹지 못했습니다.

소양이는 힘겹게 음식을 먹으려고 시도하였지만 삼키는 것이 고통스러운지 눈앞에 있는 간식도 먹지 못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아이의 고통을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생각되어 구조하게 되었습니다. 


소양이는 예상대로 구내염 진단을 받았고 송곳니까지 농이 가득 차 있어 전발치를 하게 되었습니다. 구내염으로 유발된 혀괴사가 심각하여 혀도 여러 바늘을 꼬매게 되었고 다행히 잘 회복되어 퇴원하게 되었습니다. 수술 후에도 밥그릇에 피가 많이 묻어났지만 현재 그런 양상은 사라졌습니다.

혀가 회복되는 데 약 한 달 정도 소요된다고 하셔서 현재 집에서 요양 중이며 사람에 대한 경계가 심하여 방사 예정입니다. 소양이는 이 동네 터줏대감이고 주변에 소양이에게 먹을거리를 챙겨주시는 분도 많아 방사 후에도 쉽게 관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소양이는 수술 전에는 혀통증이 심해서 밥도 먹지 못하는 상황이었지만 현재는 밥 간식 모두 너무 잘 먹습니다. 원래 한 달여 정도 케어후 방사 계획이었는데 생각보다 낫지 않아서 아직 약 먹으면서 지켜보고 있습니다. 혀 상태가 안 좋았어서 그런지 아직 그루밍도 잘 못 하지만 전보다 살도 많이 찌고 아픈 표정도 없습니다.

입양이 되면 좋을텐데 신청자가 없고 야생성이 강해 사람 경계가 심해 좀 더 지켜본 후 밥자리가 확실한 원래 살던 곳에 돌려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이는 수술을 받지 못하면 아마도 별나라로 떠났을 것 입니다. 아이에게 삶을 더 살아갈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촌이이야기


박촌이는 오랫동안 구내염을 앓았습니다. 그런 아이를 옆에서 지켜보는 게 편치 않아 2월경에 제 사비를 들여 송곳니를 제외하고 전발치와 중성화 수술을 하였고 손을 타지 않는 아이라 1주간 입원을 하여 회복기를 거친 뒤에 방사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후에도 송곳니가 남겨져 있어서인지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고 왼쪽 볼에 피가 나서 털이 뭉쳐져 있는 것이 목격 될 때가 많았습니다.

어느 날은 1주일 동안 아이가 사라졌고 다행히 돌아왔지만 몸 상태가 엉망이었습니다. 눈은 날카로운 것에 찍힌 흔적이 있었고 충혈 되어 각막이 다 녹아내리는 지경으로 보였습니다. 또한 어디가 다쳤는지 아이는 고통스러워하며 힘들어했고 잘 걷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에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아이를 데리고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하며 다시 송곳니 발치까지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원장님의 말씀에 의하면 아이의 상처는 교상으로 보였고 다른 길고양이에게 공격을 받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더 이상의 길 생활은 힘들다고 판단되어 입양처를 찾아보았고 다행히 지인 분이 아이의 입양을 결정하셔서 집에서 생활 중입니다.


박촌이가 공격 받아서 생긴 상처들은 대부분 아물었지만 발바닥 패치는 잘 낫지를 않고 있습니다. 약을 발라주면 좋은데 손을 타지 않는 아이라 다른 방도가 없어요. 구내염도 아직 완치되지 않아서 약 먹으면서 차도가 있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가끔 입에서 피가 날 때도 있지만 수술 전보다는 편안한 표정입니다. 치료 지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길양이이야기


종로구 부암동에서 길고양이 밥을 챙겨주는 캣맘입니다. 길양이도 밥을 주던 길고양이들 중에 하나였습니다. 어느날부터 모습을 보이질 않아 6개월전쯤 들개한테 아기고양이가 물려 죽는 것을 보고 이아이도 시름시름 앓다 어디선가 죽었나 걱정하고 있었는데 심각한 상태로 나타났습니다. 

동물병원에서 항생제와 처방약 락토페린을 지어다가 한달정도 먹였었는데 차도는커녕 상태는 더 심각해졌습니다. 더 이상은 이대로 두고 볼 수가 없어 구조를 하게되었습니다. 


동물병원으로 이동하여 구내염치료와 중성화 수술을 받았고 집으로 퇴원하여 일주일동안 약을 먹이기로 하였습니다. 집으로 이동한 양이는 나가려고 하여 집에서 보호하는 것 보다는 다시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가 돌보는게 나을 것 같아 방사를 해주었습니다.

방사 후에 계속 모습을 보였고 아침저녁으로 나타나 약을 챙겨주고 있습니다. 구조전 보다 상태가 많이 좋아졌고 잘 지내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돌보며 챙겨줄 것입니다. 양이가 아프지 않도록 치료를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누리이야기


동네에서 아는 캣맘과 같이 길고양이들을 돌보고 있어요. 돌보는 길고양이들 중 한 마리인 누리가 침을 흘리고 털이 나빠지는걸 보니 구내염에 걸린 것  같더라고요. 아픈 아이들이 여럿이라서 누리를 구조해야 할지 망설였는데 아픈 모습 지켜보고 있는 것도 힘들더라고요.


누리를 구조해서 예전에 치료했던 병원에 데려가서 검사를 했더니 폐염, 기관지염, 목구멍염의 치료가 시급하다고 했어요. 염증에 대한 치료를 먼저 했고, 상태가 호전 되어서 구내염 치료와 발치수술을 받았어요. 병원에서 한 달 가까이 입원하여 치료하고 지인분 댁에서 열흘 정도 케어 한 뒤 방사를 해주었습니다. 


방사한지 일주일 정도 됐는데 아직 제 마음은 아이 생각이 마음이 아프네요. 거두지는 못하지만 길에서 잘 살 수 있게 돌봐주려고요. 지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거리에서 죽음을 맞이할 뻔 했던 '소양이', '박촌이', '길양이', '누리'를 구조해 꾸준히 돌보며 치료해주신 구조자분께 감사드립니다. 구내염에 걸려 고단한 길 위에 삶을 더 힘들게 했던 길고양이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반려묘로서 새로운 삶을 살게된 고양이들과 그리고 다시 살던 곳으로 돌아간 길고양이들이 따뜻한 보살핌의 손길을 받아 건강하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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