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던 밤, 낯선 시골길에 홀로 버려진 '탄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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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9-1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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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던 날 밤 낯선 시골길에 홀로 버려진 #탄이이야기

탄이는 대구 카톨릭대학교 청통수련원에 버려진 아이입니다. 밤 무렵 좁은 시골길에 하얀색 차량이 들어오는 것을 대수롭게 생각하지는 않았으나, 차량 문이 힘껏 닫히는 소리와 함께 바로 차는 떠났으나 떠난 자리에 검은 물체가 움직이는 것을 수련원에 온 대학생 친구들이 목격했습니다.

자세히 보니 강아지가 도로에 덩그러니 있었고, 학생들이 유인하여 수련원 근체 실외에서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그날은 비가 내려 조금 춥던 날씨였습니다. 그러다 다급하게 제 대학원 동생이 강아지가 유기되었다는 것을 연락하여 알려주었고, 저는 개인일정을 끝내고 구조를 하러 가겠다고 말을 했습니다.

저를 움직이게 한건 간단했습니다. 저는 파양된 강아지 2마리를 현재 키우고 있습니다. 사연이 딱한지라 단지 임시보호라도 제가 해야겠거니 하고 구조를 하겠다고 한 것입니다. 함께 구조하러 가겠다고 했던 대학원 동생들이 수련원으로 이동을 했고 이동하면서 수련원 관리자에게 전화를 하여 간밤에 보이던 강아지가 보인다면 쫓아내지 말고 잡아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다행히 도착 할 즈음에 관리자에게서 전화가 와서는 강아지를 잘 잡았다고 전화가 왔다고 합니다. 중간지점인 학교에서 만나기로 하고 학교로 이동하였습니다.


학교에 도착하여 본 강아지는 행색이 초라해 보였지만 귀엽고 사랑스러운 느낌의 해맑은 블랙탄 믹스견이었습니다. 비를 맞아서 꿉꿉한 냄새가 났었고, 뭐가 그리 졸린지 계속 꾸벅꾸벅 졸더라구요.

바로 제가 자주 가는 동물병원에 가서 구조견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항체검사 및 심장사상충 검사를 진행하였습니다. 결과는 안타깝게도 아무런 항체가 발견되지 않았고, 심장사상충에 감염이 되어있어서 혈액 중 자충도 발견되었습니다.

나이는 3세가량이고 치아는 튼튼하고 병원에서도 활발하게 돌아다녔습니다. 저는 한 번도 심장사상충 치료  비용에 대해 생각해 본적이 없어 당당하게 제가 임시보호 할 것이니까 치료 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자주 가는 병원의 선생님들은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중도 포기하는 견주들의 이야기를 해주시며 쉽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 이유는 아이의 컨디션 난조로 혹시나 모를 치료 중 사망.. 또 오래 이어지는 치료와 치료비용으로 가족 내 갈등 그리고 임시보호를 하는 상황이라면.. 등등 여러가지 제 입장에서 생각해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 마음을 알기에 감사했고, 일단 미용 목욕 하고 데려 가겠다고 했습니다. 미용과 목욕을 하는 동안 심장사상충에 대해서 알아보았고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망설이지는 않았습니다. 생명은 소중하니까요... 저한테는 조금 줄여서 빠듯하게 살면 살아가겠지만 절실히 필요하고 생명과 연관된 것이니까요. 


유기상황을 알렸던 동생들은 괜한 짐을 준 것 같이 느껴져 미안해하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본인은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생각 한대로 실행하는 편이라 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일단 임시보호 하겠다고 하고 아이를 받았습니다. 미용 후 보니 진드기에도 감염되어 있어서 진드기 바르는 약도 목덜미에 발라서 데려왔습니다. 기존 아이와의 갈등도 생각했지만 우리 자식 귀하다고 남 자식을 귀하지 않다 할 수는 없으니까 적응을 해보기로 했고 구조견의 눈치코치 플레이와 귀여움을 통해 4일째인 지금은 조금의 트러블을 제외하곤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제가 입양 관련 커뮤니케이션에 글을 올렸더니, 입양 관련하여 조심하라고 많은 분들이 문자를 주셨습니다. 개장수도 많고 믿지 못할 사람이 많다고요. 그 말을 들으니 며칠 정이 들어서 더욱이 입양을 못 보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어제는 확실히 이 구조견을 제가 입양하여 길러야겠다는 생각을 단단히 했고 그래서 카라에도 연락을 드렸습니다. 유기견을 입양하는 것이 건강한 강아지를 받아들이는 것 보다 생각보다 위험성이 많은 것은 사실 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아이가 가진 무한한 사랑과 배려를 보았습니다. 그래서 입양을 후회 하진 않습니다. 

도움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까지 치료 잘 받고 탄이 잘 키울게요. 고맙습니다.

"과거 청산하구 잘 살게요! "


거리에서 영문도 모르는채로 낯선 곳에 버려져 위험에 처했던 탄이를 구조해 꾸준히 돌보며 치료해주신 구조자분께 감사드립니다. 이제는 다시는 버려지지 않을 평생 가족 곁에서 꽃길만 걸으며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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