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반골절로 구조된 후 마음을 열어가는 '쪼맨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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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6-2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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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반골절로 구조된 후 마음을 열어가는  #쪼맨이이야기




<구조과정>

평소 집근처에서 보아오던 아기고양이였는데 워낙 왜소하고 어린데 길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모습이 안타까워 밥을 챙겨 주기 시작한 게 인연이 되었습니다. 매일 창문 근처 담 위로 찾아와 밥 달라고 하기도, 놀아달라고 하기도 하는 아이가 보이지 않기 시작한 게 사흘 정도 지속돼 걱정된 마음으로 찾으러 나섰더니 아니나 다를까, 뒷다리를 심하게 다쳤는지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도 못한 채, 사람을 경계하고 있었어요. 

사람이 가까이 다가오는 걸 워낙 무서워하던 아이는 불편하고 또 심각하게 다친 몸으로 꽤 높은 지하실 아래로 몸을 던져 구조과정이 쉽지 않았습니다. 주변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구조했고 케이지에 넣어 다음날 동물병원으로 데려갔어요. 




<치료과정>

두 군데 동물병원을 들른 끝에 2차 동물병원에서 검사가 진행되었어요. 어디가 어떻게 다친 건지 엑스레이, CT를 찍고, 길고양이라는 특성으로 전염병은 없는지, 현 몸 상태는 어떠한지 피검사와 바이러스검사를 했어요.  그렇게 또 하루가 지났고 다친 시점으로 예상되는 날로부터 5일째 되던 날, 골반 양쪽 뼈가 부러지고 일부는 뼈 조각이 떨어져 있는 상태라는 걸 확인할 수 있었으며, 뒷다리 성장판 뼈 또한 골절된 심각한 상황이라는 걸 엑스레이와 CT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어요. 




골반 뼈가 부러지고 내려앉은 탓에 대변도 볼 수 없어 빨리 수술을 하지 않는다면 목숨을 잃는 상황이었어요. 배변이 가능하도록 골반을 들어 올리고 부러진 뒷다리에는 철심을 박는 등 생각보다 너무나 큰 수술이었습니다. 거기다 이렇게 다친 이유에 대해 물어보니, 높은 데서 떨어졌거나 사람이 발로 찼거나 두 가지가 의심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부상당한 부위의 상처로 보아 학대로 의심된다는 말을 들었어요. 결국, 누군가 발로 차 이 조그마한 아이의 뼈가 부러지고 부서지는 등 죽음의 기로에 서 있었던 거였어요.




다행히 꽤 긴 시간의 수술 끝에 잘 마무리되었어요. 다만 걷지 못할 수도 있다고 했는데 경과를 지켜보면서 재활치료로 개선해보자고 수의사 선생님의 소견을 들었어요. 염증 수치가 높아 걱정스러웠지만 지금은 나아지고 있고 뒷다리에 신경 반응도 있어 조금은 안심입니다. 워낙 큰 수술이었던 터라 입원치료가 이루어졌고 병원에서 매일 동영상을 보내주고 저도 매일 면회를 가서 나아지는 모습은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쪼맨이는 무사히 퇴원을 하였고 사람이 가까이 다가오면 하악질을 하고 으르렁 거리며 심하게 경계하는데 학대 전보다 더욱 심해져 입양이 가능할지 모르겠어요.

수의사 선생님께 여쭤보니 다 나으면 방사해도 된다고 하셨는데 학대와 사고로 또 다칠까봐 입양이 나을 것 같다는 의견입니다. 다치기 전 친모는 아니지만 이 아이를 엄마처럼 돌봐주던 또 다른 길고양이가 있는데 함께 입양 보내면 좋을 것 같아요. 입양이 이루어질 때까지 제가 임시보호 할 계획입니다.



<치료 후>

워낙 겁이 많아 하악질하고 할퀴는 등 경계심이 심했는데 병원에 2-3개월 입원해 있으면서 사람과 함께 지내는 법을 조금씩 익힌 거 같아요. 병원 분들이 아무리 잘해줘도 세 차례 수술을 하고 주사도 많이 맞으면서 아프고 무서웠을 거에요. 그래서 처음 집에 데려온 날에는 이동장 안에서 나오지 않은 채 소변을 볼 정도로 겁 많고 불안해했지만 지금은 우다다를 할 정도로 활발하고 명랑해요!



잠도 잘 자고 놀자고 애옹 거리기도 하고 밥도 워낙 잘 먹어서 너무 신기하고 감사하죠. 최근에는 장난감으로 쓰담쓰담 해주고 있는데 너무 좋은지 가르릉 거리는 소리도 내요. 장난감으로 쓰담 해주는 척하면서 손가락으로 머리와 귀쪽을 긁어주는데 모르는 척하는 건지 모르는 건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엄청 좋아하고 잘 받아들이고 있어요!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


거리에서 죽음을 맞이할 뻔 했던 쪼맨이를 구조해 꾸준히 돌보며 치료해주신 구조자분께 감사드립니다.


쪼맨이는 사람에 의해 학대로 추정되는 큰 부상과 상처를 입었지만,  구조자님의 정성어린 돌봄으로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위기속에 손을 내밀어주는 고마운 사람도 있다는 것을 쪼맨이가 조금만 더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쪼맨이가 얼른 나아서 점프도 하고 잘 걸을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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