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세군데나 골절된 채로 구조된 '달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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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5-2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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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1
교통사고로 세군데나 골절된 채로 구조된 #달이이야기


[구조과정]

달이는 1년가량 저희 마당에 밥을 먹으러 오던 아이였습니다. 밥만 먹고 어디론가 가버리고 제가 근처에 있으면 후다닥 늘 도망을 가던 아이입니다. 그래도 늘 매일 밥을 먹으러 오는 아이를 보며 저 혼자만의 인사를 나누고는 했지요. 그러던 달이가 지난 2월 처참한 모습으로 눈앞에 나타나게 됩니다. 다리가 완전히 덜렁 거리는 모습이었고 일반적인 교상이나 혹은 잘못된 착지 등으로 다리가 삐거나 한 모습이 아닌 뼈가 완전히 덜렁거리는 것이 한눈에 골절인 걸 알아보았어요. 저희 마당 앞뒤로 도로이고 대형 트럭부터 시작해서 많은 차들이 다니는 곳이라 로드킬을 당하는 아이들이 숱하게 많을 정도로 교통사고가 많은 곳인데 아마 달이도 그런 사고를 당한 것이라 짐작이 되었어요.



처참한 아이의 모습에 저는 토요일 늦은 오후 덫을 구하여 아이를 포획하려고 하였지만 아이는 그 이후로 눈에 나타나지 않았어요. 밤에 밥을 주러 다니며 혹시 그 다리를 하고 달이가 큰일이 난 것은 아닌지, 동네 주변도로를 샅샅히 살피고 다녔지만 흔적도 보이지 않았어요. 애타는 마음이 더해질 쯤 구조 당일인 달이가 기적처럼 나타났어요. 달이를 보고 급한 마음에 덫을 빠르게 준비를 하였고, 달이는 제 움직임을 보고 마당에 위치한 컨테이너 아래 틈으로 숨어버렸습니다.



일단 덫을 준비하여 컨테이너 주변에 위치시켰고 달이의 눈에 띄지 않게 몸을 숨겨 계속해서 지켜보았고 달이는 그 다리가 불편하고 아파 그동안 밥을 먹으러 못 왔던 것인지 그리고 그 몸을 하고도 배가 고팠는지 덫 속에 있는 간식 냄새에 끌려 구조에 성공하게 되었어요. 달이는 구조 후 즉시 동물병원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치료과정]

병원으로 이동한 달이는 진정 주사를 맞고 방사선 사진부터 찍었습니다. 달이는 오른쪽 골반과 오른쪽 뒷다리 그리고 꼬리에 골절이 있었어요. 세 군데나 골절이 된지 전혀 몰랐을 뿐더러 병원 검사 후 알게 된 사실은 달이의 오른쪽 골반은 이번에 난 사고가 아니라 오래 전에 사고가 났었던 것이고 달이의 오른쪽 뒷다리와 꼬리는 새로운 골절이라고 알려주셨어요. 즉 달이는 과거 1차 사고로 인해 이미 골반이 골절된 상황이었고 이번에 새롭게 난 2차 사고로 꼬리와 오른쪽 뒷다리가 골절된 것이란 것이었습니다.




달이가 워낙 사람을 피하는지라 그간 유심히 관찰하지 못하였지만 평소에 걷는 걸음이 조금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한 번도 골반 골절이라는 것을 경험해보지 못한지라 조금 이상하게 걷는데 왜 저럴지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상황이었어요. 어떻게 한 아이가 두 번의 교통사고를 경험하는 이런 아픔을 겪어야만 하는지 하늘이 참으로 원망스럽기만 했어요. 또한 사진을 찍기 위해 검사하는 과정에서 항문에 이상한 것이 발견되어 탈장을 의심하였으나 탈장이 아니라 과거 1차 사고에서 골반 골절 시 문제로 인해 항문 쪽 신경이 손상되어 대소변을 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상태라 대변과 소변이 불수의적으로 밖으로 새어 나오는 상황이었어요.

이렇듯 달이의 상태를 처음 진료본 병원에서는 혹시 달이를 품을 생각이 없다면 안락사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심스럽게 저에게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달이에게 큰 수술이 될 것이고 만약 수술을 한다고 해도 신경 손상이 오게 된다면 아이가 걸을 수 있을 확률은 50%, 만약 걷지 못하게 된다면 평생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데.. 아이는 대소변도 가릴 수 없고.. 심지어 야생성이 굉장히 강하여 품기 어려우실 것이라고 하셨어요.



너무 청천벽력 같은 소리에 안락사라는 무서운 단어까지 나오는 상황이었습니다. 병원에서 하루 생각해보시고 오라고 하셔서 일단 병원을 돌아와 집에서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어요. 하지만 이 몸을 하고도 배가 고파 덫 안에 들어갔던 달이. 두 번의 사고가 있었음에도 살아남고 그리고 살고 싶었던 달이. 그런 달이를 저는 무시할 수가 없었습니다. 달이의 골절된 다리를 살리기 위해서는 수술을 빠르게 해야 한다고 하셨고, 그리하여 일단 수술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1차 사고로 인한 골반의 골절은 오래된 것이라 살릴 수 없고 또한 골반 골절로 인해 걷는 것은 불편하지만 못 걷는 상황은 아니었었기 때문에 골반을 제외한 다른 수술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만약 골반 골절로 인해 절단을 선택한다면 아이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병원의 소견을 따랐어요.) 달이가 진행한 수술은 골절된 다리의 뼈를 붙이기 위해 핀을 사용한 교정정형수술과 골절된 꼬리 단미술 그리고 마취가 진행된 동안 중성화를 함께 하게 되었어요.

수술 직후 달이는 여느 고양이들이 수술 받은 직후와 마찬가지로 기운이 없는 듯한 모습을 보였으나, 달이를 보러 간 첫 면회를 가 저는 기적을 보게 되었습니다. 수술 받은 다리로 아이가 걸을 수 있을 확률이 50%로 라고 하셨는데 달이가 기적처럼 서 있었습니다. 아직 3~4주 정도 경과를 지켜봐야지 정확하게 걸을 수 있는지 아닌지는 알 수 있다고 하셨지만 아이가 다시는 못 설줄 알았는데 서있는 모습, 그걸로 저는 희망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수술 다음 날임에도 불구하고 식욕이 좋은 상태였습니다.




선생님의 소견 상 아이의 야생성이 강하고 집에서 케어 시 아이가 놀래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할 수 있는 상황이라 핀을 제거하는 날까지 입원장에서 관리하는 것을 권고하셨어요. 입원비가 두려웠지만 아이의 예후를 위해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철장에서 아이를 케어하는 것은 아이의 다리 교정에 좋지 않다고 하여 환부가 아무는 시간 동안 병원에 입원하여 회복을 하였습니다. 




달이가 살아줘서 그리고 달이가 네 다리로 다시 서 주어서 너무 감사하고 행복한 마음이 가득하였지만, 한편으로는 이 큰 수술비용을 어떻게 감당할지 눈앞이 캄캄하기만 하였습니다. 그런 걱정은 뒤로, 달이는 병원 입원장에서 너무 잘 먹고 훌륭하게 회복을 잘 해내주었습니다. 달이를 구조하고 처음 며칠간은 물 한 방울도 목에서 거칠게 느껴졌어요. 처음엔 오로지 달이를 잡아야하는데, 달이가 혹시 어디서 잘못되어 있을까 애 닳는 마음.. 그리고는 달이가 못 걸으면 어쩌나 신경 손상이 심각하면 어쩌나. 얼마나 아프고 힘들까만 생각해왔어요. 이제 달이가 살았다라는 생각에 한시름을 놓은 참입니다.

현재 달이는 퇴원해서 집에서 케어를 하고 있습니다. 부러진 다리뼈는 교정술을 받았지만 여전히 골반은 그대로입니다. 그 골반으로 불편한 걸음을 옮기다가 빠르게 달리는 차를 미처 피하지 못해서 재사고가 났던 것이겠죠. 달이를 평생 책임진다는 것은 사실 제게 큰 결정입니다. 야생성이 너무 강하여 아이의 순화가 어려울 것이고 항문 신경 손상으로 아이의 대소변 문제도 계속 따라오겠죠. 하지만 그렇다고 달이를 다시 길에서 살게 할 수 없을 것이고 나의 선택으로 한 생명을 다시 위험에 노출시킬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방사를 하지 않고 제가 끝까지 달이를 책임질 생각입니다. 달이가 힘차게 걸을 수 있도록 도움 주셔서 감사합니다.



거리에서 죽음을 맞이할 뻔 했던 달이를 구조해 꾸준히 돌보며 치료해주신 구조자분께 감사드립니다. 달이가 아직은 서툰 발걸음을 내딛지만 잘 회복해서 건강하게 걸을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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