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다리가 부러진 '래미', 골절된 채 상자에 버려진 '원석이', 구내염과 후두염을 앓은 '홍삼이, 구내염에 걸렸던 '코점이', 너구리에게 상처입은 '바리'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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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9-28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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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주신 분들의 구조사연을 공유합니다.


휴일을 맞아 영화를 보러가던 구조자 부부는 아파트 단지의 놀이터에 쓰러져가는 작은 고양이를 보았습니다. 다리를 절뚝이며 힘겹게 걸어가 가까스로 몸을 숨기는 모습에, 영화를 포기하고 고양이 구조에 나섰습니다. 낯선 사람을 크게 경계하지 않는지 어렵지 않게 포획한 고양이를 데리고 병원에 찾아갔으나, 처음 찾아간 동물병원에서는 진료를 거부당했고 마땅한 병원을 찾지 못한 부부는 다시 고양이를 집에 데려왔습니다. 밤새 힘들어하는 고양이를 보며 마음이 무거웠던 구조자분은 지인에게 소개받은 병원으로 고양이를 데려갔고, 대퇴골 골절과 귀진드기, 회충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구조자분은 3개월령으로 추정되는 작은 고양이에게 '래미'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골절부위에는 플레이트를 사용한 교정수술을 받았습니다.  구조자분은 래미의 수술부위가 안정될 때까지 임시보호하며, 좋은 가정으로 입양갈 수 있도록 사랑으로 돌봐주고 계십니다. 


(왼쪽: 구조자분이 처음 래미를 발견했을 때 / 가운데: 구조 후 모습 / 오른쪽: 골절수술을 받은 후 구조자분의 집에서 돌봄을 받고 있는 래미)


평소 케어테이커들의 TNR을 위한 포획을 돕는 활동을 하던 구조자분은, 평소처럼 TNR 대상인 고양이를 병원에 입원시키고 나오던 중에 어린 고양이의 울음소리를 들었습니다. 소리를 따라가보니 주차장 한켠에 놓인 박스에 어린 고양이가 담겨져 있었고, 고양이는 다리를 쓰지 못하는 듯 비정상적인 자세로 앉아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골절이 의심되어 급히 큰 병원으로 이송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골절된 뼈보다 신경이었습니다. 원석이는 이미 신경이 손상되어 아무런 신경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동안 신경을 살리는 치료를 한 후, 신경이 살아나면 수술을 하기로 하고 입원치료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원석이의 신경은 되살아나지 않았고, 뒷다리를 쓰지 못할 뿐 아니라 스스로 배뇨도 하지 못한다는 최종진단을 받았습니다. 

더 이상의 병원치료가 의미없기에 일단 퇴원했지만 구조자분은 막막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원석이를 가족으로 맞이하고 싶다는 분이 나타났고 원석이는 입양 되었습니다. 움직임이 불편하고 평생 압박배뇨를 받아야 하지만 원석이는 '루비'라는 새 이름으로 온가족의 예쁨을 받는 애교쟁이 반려묘가 되어 행복한 새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왼쪽: 박스에 담겨져 버려진 원석이 / 오른쪽: 입양가정에서 온가족의 사랑을 한몸에 받으며 지내는 원석이. '루비'라는 새 이름도 갖게 되었다.)


홍삼이는 구조자분이 돌보는 첫 길고양이였습니다. 구조자분은 6년 전, 어미가 갓 태어난 새끼들을 데리고 집마당에 찾아왔을 때 유난히 몸이 작고 약해보이던 홍삼이를 계기로 고양이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고 길고양이의 돌봄과 구조, 입양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기에 구조자분에게 특별한 존재일 수 밖에 없는 홍삼이가 구내염에 걸렸습니다. 자신의 혀를 뽑으려는 이상행동도 보이고, 고통스러워하는 소리를 지르며 침을 흘리곤 했습니다. 6년이나 밥을 주었지만 여전히 구조자분을 경계하는 홍삼이 때문에 여러가지 포획방법을 시도했고,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시도한 최후의 방법으로 홍삼이를 구조할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구내염이라 생각했던 홍삼이는 심한 구내염 외에 후두에 염증이 심해 기도의 일부를 막고 있었습니다. 입원 첫날 곧바로 전발치수술과 후두부 조직 절제수술을 받은 홍삼이는 수술 바로 다음날부터 다시 야생성을  보였습니다. 수액치료가 어려울 정도로 사나운 탓에 식욕이 정상적으로 돌아오고 건강을 회복한 것을 확인한 후 더 이상 스트레스 받지 않게끔 퇴원했고, 통원치료를 받았습니다. 통원치료 중에도 여전히 순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홍삼이는 다시 구조자분의 마당에 방사되었고, 구조자분은 길에서 만난 첫 고양이자 인생의 첫 고양이인 홍삼이를 위해 평생 돌봄을 약속하셨습니다.


(왼쪽: 구조 전 질병으로 괴로워하던 홍삼이 / 가운데: 홍삼이는 병원 입원중에도 심한 스트레스를 보였다 / 오른쪽: 퇴원 후 구조자분의 집에서 통원치료를 받던 홍삼이)


2년 전부터 코점이의 밥을 챙겨주던 구조자분은, 언제부턴가 밥을 먹는 코점이의 모습이 불편해보여 구내염을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밥먹는 걸 조금 힘겨워하는 정도였는데 점차 몸이 마르고, 침흘림이 심해져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는 생각에 치료를 결심하고 코점이를 포획했습니다. 진료를 받아보니 코점이의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했습니다. 대부분의 치아가 뿌리가 보일 정도여서 발치수술을 진행했습니다. 

코점이는 수술 후 충분한 회복시간을 거친 후 원래 살던 곳으로 되돌아갔습니다. 방사 후 코점이는 여전히 구조자분을 반기고, 편하게 밥을 먹는 예전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구조자분은 코점이에게 각별한 애정을 갖고 늘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잘 보살피겠다고 다짐하셨습니다.


(왼쪽: 포획 당시의 코점이. 그루밍을 하지 못해 털 상태가 좋지 못하다  / 오른쪽: 치료 후 건강한 모습으로 밥자리에 나타난 코점이)


직장 주변에 급식소를 만들어 길고양이들을 돌보던 구조자분은 야생너구리에게 공격당해 다친 고양이들에게 항생제를 급여하며 치료해주곤 했습니다. 그 중 구조자분의 급식소에 나타나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는 '바리'는 얼굴에 상처가 났을 뿐 아니라, 뛰거나 점프를 하지 못할 정도로 다리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야생성이 강한 바리를 어렵사리 포획해 병원에 데려가보니 자상, 피부병, 귀진드기, 대퇴골 골절 등 여러 질병을 앓고 있었습니다. 

바리는 수술 후 입원기간을 거쳐 구조자분의 집에서 보호받으며 통원치료를 받았습니다. 치료를 마친 바리는 아직까지도 야생성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구조자분이 꾸준히 순화훈련을 하여 조금씩 반려생활에 적응해가고 있으며, 다른 집고양이와 사이좋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