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이 부서진 채 자신만의 동굴 안으로 숨었던 개, 소라❞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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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22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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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는 도살장에서 구조된 개입니다. 이 개에게 지어준 소라라는 예쁜 이름 뒤에는 안타까운 사연이 있습니다.

 

도살장에서 구조된 개들은 대부분 사람을 두려워하고 기피하지만, 특히 소라는 사람에 대한 회피 반응이 심각했습니다. 이날 구조된 30여 마리의 개들은 도살자가 소유권을 포기하기까지 시에서 정해준 장소에 긴급 격리되어 임시 보호를 받아야 했습니다. 카라 활동가들은 시민봉사자님들과 함께 3개월 넘게 매일매일 도살장 개들을 돌보러 갔습니다.

다른 개들은 활동가들과 낯을 익혀가며 반기고 같이 장난치곤 했습니다. 하지만 소라는 임시 보호를 받는 석 달 내내 겁에 질려 제집 밖으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 모습이 마치 스스로 껍데기 안에 숨어든 소라를 떠올리게 하였고, 겁 많고 주눅 든 이 개에게 소라는 이름을 지어주게 되었습니다.

 







도살자가 소유권을 포기하고 온전한 자유의 몸이 되어, 카라 더봄 센터에 입소 후 건강검진을 받게 된 소라. 부서진 건 마음만이 아니었습니다. 검진 결과 소라는 슬개골 탈구 4기인 상태로 오랜 시간 방치되어 경골이 틀어져 있었고 보행이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아직 두 살이 채 되지 않은 어린 나이에 슬개골 탈구 4기인 상태로 도살장에서 구조된 소라. 혹시 이런 이유로 사람에게 버려졌던 것은 아닌지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우리는 소라의 부서진 마음을 더 가까이 들여다보기 위해 애썼습니다. 다만 소라에게 '사람'은 목숨을 위협하는 존재, 악한 존재, 아픈 존재였습니다. 소라가 우리를 마주하는 데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한지를 알기에 오랜 시간 그를 기다리며 진심을 보여줬습니다. 닫힌 마음을 열 수 있는 것은 오직 사랑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오랜 시간의 기다림도 힘들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