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기어린 고통의 역사, 이제 중단되어야 할 “개 전기도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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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7-16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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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죽기 전 의식 소실의 권리조차 허용하지 않는 전기도살


개식용 산업에서 개를 도살하는 가장 보편화된 방법은 전기쇠꼬챙이를 이용한 전기도살입니다. 우리 역사에서 개는 유독 끔찍할 만큼 잔인한 방법으로 도살당해 왔습니다. 도살자들은 개식용 산업화의 길목에서 윤리적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제멋대로 엉터리 전기도살 도구를 고안해 사용해 왔습니다. 그러나 도살봉을 물어 고압의 전류가 온몸을 관통하는 순간에도 개의 의식은 또렷합니다. 최초 감전 시 10초간이나 앉은 자세를 유지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의식이 살아있는 상태에서 내장까지 타들어가는 극심한 고통을 느끼게 되지만 몸은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되어 고압의 전류로 입안에 들러 붙어버린 도살봉을 뱉어내지 못합니다. 전기도살은 개가 겪을 고통의 강도와는 상관없이 도살자가 보다 손쉽게 많은 개를 죽이기 위해 선택된 방법입니다. 카라가 여러 도살장현장에서 확인한 도살봉의 길이는 평균 1미터가 넘습니다. 좁은 뜬장 안의 개를 찌르기 위해 이렇게 긴 도살봉을 사용하는 이유는 단하나. 행여라도 개에게 물리지 않기 위함입니다. 죽기 전 의식 소실의 권리조차 허용하지 않는 전기도살은 그저 국가가 방임한 조직적 대규모 동물학대행위 일 뿐 입니다.

 

 



#2.  생명이 느낄 수 있는 가장 극심한 한계의 고통과 공포

개 도살자들은 전기도살봉을 주로 개들의 입에 물려 살해합니다.

그렇다면 개들은 왜 도살봉을 물게되는 것일까요. 개는 낯설거나 두려운 물체를 대하면 제일먼저 회피 반응을 보입니다. 개를 좁은 뜬장에 가두어 둔채 전기가 흐르는 도살봉을 개에게 들이대면 죽음의 위험을 인지한 개는 뜬장이나 철망 안에서 도살봉을 피하려 공포에 찬 몸부림을 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개들은 분변을 쏟아내기도 합니다. 더 이상 저항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마지막 순간, 개들은 도살봉에 대한 자기방어적 공격으로 결국 도살봉을 물게 됩니다. 도살봉을 피하다 죽음의 공포 속에서 마지막 자구책으로 도살봉을 물기까지 개가 느끼는 공포는 최악으로 치닫습니다. 전기도살이 주는 공포와 고통은 전기도살을 당하는 개에게만 전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개들은 전혀 도망하거나 회피할 수 없도록 여러마리가 한꺼번에 망태기에 구겨 넣어진 채로, 혹은 뜬장 안에서 전기감전 도살됩니다. 전기도살을 당하는 개를 보고 그 냄새와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개들의 공포는 극대화됩니다. 어디로도 도망갈 곳이 없는 개들이 느끼는 누적된 공포는 죽는 순간의 고통을 극한으로 끌어 올립니다.

 

 

#3.  카라가 직접 보았던 전기도살의 현장들

카라는 수년 전부터 각지의 도살장 폐쇄활동을 하면서 도살장내부의 잔혹한 광경을 수없이 보아왔습니다. 그 잔혹한 현장에서도 가장 몸서리치게되는 순간은 전기도살봉을 발견했을 때입니다. 이달 초, 33마리의 개들을 구조한 고양시 용두동 도살장도 역시 전기도살로 개들을 도살해온 곳입니다.

값싸고 간단한 방법으로 조악하게 만들어진 전기도살봉은 어느 도살장에서도 발견되는 살육도구입니다.

 

2013년 서오릉 도살장 전기도살봉

전기가 흐르는 도살봉이 입에 닿는 순간 개는 즉시 죽음에 이르지 못하고 사력을 다해 전기봉을 물게 됩니다. 이로 인해 전기도살봉에는 죽어간 개들의 이빨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고 도살봉은 납작하게 눌려있습니다.

 




2018년 태평동 도살장 전기도살봉

매우 긴 전선으로 연결된 도살봉은 사육장 내에서 여러 동물이 보는 앞에서 도살이 이뤄졌음을 반증합니다.


 




2019년 구포시장 도살장 전기도살봉

낡고 녹슨 도살봉은 그간 얼마나 오랜 시간동안 많은 개들을 도살해 왔을지 짐작케합니다. 말단이 송곳처럼 날카롭습니다.


 



2020년 설문동 도살장 전기도살봉 

전기도살이 이루어지는 순간 고압의 전류로 인해 스파크가 튀고 자지러지는 비명을 지르는 개..

도살자의 안전을 고려하여 2미터에 가까운 긴 길이로 제작된 전기도살봉입니다하단부 50~60cm까지 개들이 물어뜯은 자국은 죽음을 직감한 순간까지도 도살봉을 피하기 위해 사투를 벌인 흔적이 있습니다.


 




2021년 용두동 도살장 전기도살봉

도살자가 감전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손잡이 부분에 절연테이핑을 해놓는 전기도살봉입니다. 동물을 억압하기 위해 도살봉 인근에 철제 고리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4.  2020년 대법원의 개 전기도살 유죄판결의 의미


이미 종식됐어야할 개식용 산업이 그 끝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엽기적이고 비상식적인 행태로 여전히 자행되는 살육의 일등공신 전기도살의 만연 때문일 것입니다. 국가가 일부 도살자들이 아무렇게나 만들어낸 살해 방법과 사제 살해 도구로 동물을 죽이도록 아무런 제어 없이 20년이 넘게 방치한 사실은 그 자체가 비현실적이고 비상식적입니다.

동물권행동 카라가 유죄판결을 이끌어 내기 위해 2017년부터 3년간 노력을 기울인 개 전기도살 사건’.이 사건에 대해 대법원 재판부는 최초 인천지법의 무죄판결을 파기하고 최종 유죄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유죄선고 이유에 대해 즉각적 무의식 상태에 이르게 하는점에 대해 아무런 고려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국제협약 등과도 동떨어진 방식이라며 이 과정에서 도살되는 개는 심한 고통을 겪었을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추론할 수 있다고 설명하였습니다. 개 도살자들 사이에서 손쉽게 많은 개들을 도살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인 전기도살에 대해 대법원이 유죄판결을 내린 의미를 되짚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법원의 전기도살 유죄판결은 개를 도살하는 행위에 대한 유죄판결인 것입니다. 법으로 식용목적으로 개를 도살하지 말라는 명문화하고 있지 않지만, 식용목적으로 개를 도살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인 전기도살에 대해 유죄판결을 내림으로써 암묵적, 현실적으로 개를 죽이는 행위를 금지한 것입니다.

 



#5.  가장 고통스럽게, 가장 잔혹하게 생명을 해체시킨 책임, 정부에 묻다



대법원에서 이미 유죄로 판결 내린 가혹행위에 대해서도 단속과 처벌은 커녕 관심조차 두지않는 정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잔혹하게 반려동물의 생명을 파괴하는 범죄행위의 공범자입니다. 정부가 나서서 가장 상식적인 선으로, 합리적인 기준으로 불법행위를 다루었다면 이 땅에서 개식용은 이미 사라졌을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분명히 전기도살은 이루어지고 있으며 수많은 생명이 스러져가고 있습니다. 정부가 더 이상 이러한 참상을 외면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결단을 내리기를 바랍니다.

카라는 전기도살의 잔혹함을 알리고 정부의 무책임한 방조가 낳은 결과가 낱낱이 밝혀지도록 끝까지 행동하겠습니다.

 

 

동물권행동 카라의 개식용 종식 및 개 전기도살 무죄선고 파기를 위한 활동 주요 일지

 

2011년부터 6년 동안, 매년 30여 마리를 전기 쇠꼬챙이로 죽여 '동물을 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에 대해 인천지법이 2017623일 무죄를 선고했다. 개 전기도살의 무죄 선고는 개식용산업 유지를 위한 개도살에 면죄부가 발행되는 것과 다름없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개 전기도살 무죄 선고라는 어이없는 판결을 접한 이래 이를 파기하기 위해 항소, 상고 과정을 주도하며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10번의 공판에 단 한 번도 빠짐없이 참여하며 사건 담당 검사에게 각종 의견서와 동영상 해설 자료의 제출, 법정에서의 직접 진술과 유력한 수의학자들을 증인으로 신청하여 결국 관철되기까지 동물권의 협력자들과 조력하며 매 순간 최선을 다했다.

 

동료단체들과 함께 4만여 명에 이르는 유죄 선고 요청 탄원을 조직하고, 수의료계, PNR 등 법률가등과 조력하여 대법원의 유죄취지 파기 환송(2018.9.13)과 고등볍원의 최종 유죄 선고(2019.12.19)까지 긴 시간 대응하면서 다른 한편 모란시장에서 끝까지 버티던 서울축산의 폐쇄를 위해 경기도 특사경과도 긴밀히 협조했다.

 




- 동물권행동 카라와 PNR 등 변호사 단체, 동료 동물단체들의 공동 활동 -

 

2017623일 인천지방법원 개 전기 쇠꼬챙이 도살 행위 무죄판결

2017926일 처벌 촉구 기자회견 진행 및 녹색당,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등 28개 시민단체 연명 탄원서 제출

2017928일 고등법원 무죄 선고

2017929일 직무유기 검사 고발

2018913일 대법원 유죄취지 파기환송

20181115일 개 전기도살 유죄판결 확정 촉구 기자회견

2019117일 육견업자들에 맞선 긴급 침묵 피케팅

 

최근 경기도 특사경은 전기도살 유죄 판결의 결과를 딛고 수십곳의 불법 개도살장을 조사, 처벌하기에 이르렀으며, 시민단체들도 전기개도살 행위를 적발하여 개농장을 폐쇄하고 있다. 당시 무죄 판결이 파기되지 못했다면 이룰 수 없는 성과들이다.

개 전기도살 무죄 판결 파기를 위한 활동은 개농장에서의 학대사육/ 유통/ 도살까지 전영역에 걸친 동물권행동 카라의 개식용종식 활동의 정점에 있다.

전기개도살 무죄 선고 파기 활동 이외에도 카라는 개식용 종식 역사의 변곡점마다 주요한 역할과 독보적 활동으로 기여했다.

 

개식용 합법화 논쟁 당시에 국내 최초로 개식용합법화의 부당성 자료를 발간해 저지한 데 이어 2005년 개농장 개도살장의 필드 조사를 시행했고, 목을 매달아 도살하는 행위가 동물학대로 명시되게 했다. 2014년부터 시작된 기업형 개농장 조사와 설립 저지 행정소송을 진행했다. 조사된 내용을 근거로 한국이 세계 유일의 식용개농장 보유 국가임을 세계에 알려 해결책을 찾기 위한 개식용종식을 위한 국제컨퍼런스(2016)를 개최, 불법성과 위험성을 드러내 종식의 당위성을 입증했다. 개농장의 최대 불법 자원인 음식물쓰레기 불법 급여 문제를 조사해 사회에 알렸으며, 개식용종식을 위한 트로이카 법률이 제안되기까지 법 정책 영역에서 항상 첨단에 서 있었다.

 

더 나아가 도살업자들이 안락사라고 주장하는 전기개도살의 잔인성을 입증하여 유죄 판결을 끌어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이후 특사경이나 경찰이 개도살장의 전기도살행위를 처벌할 근거가 마련되는데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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