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 더봄센터'의 개털 새둥지
더봄센터에서는 컨테이너 격리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이곳 실외기 위에 토종새로 보이는 한 어미새가 둥지를 틀었습니다. 새는 멧새과의 촉새로 추정되며, 둥지에는 모두 여섯 마리의 새끼가 있었습니다. 놀라웠던 것은 둥지였습니다.
어미새는 더봄센터에서 빗질한 개털을 부지런히 물어와 새끼들을 위한 포근한 둥지를 만들었습니다. 사람에게는 털갈이 후 버려지는 털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생명을 품는 따뜻한 보금자리가 된 것입니다.
촉새는 보통 이 시기에 4~6개의 알을 낳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만약 이 새가 촉새가 맞다면, 여섯 마리 모두를 성공적으로 부화시키고 건강하게 키워낸 매우 성공적인 번식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새끼들은 모두 활발했고 신체 발달도 고르게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며칠 전부터 어미새는 주변을 쉴 새 없이 오가더니, 마침내 여섯 마리 모두가 무사히 이소했습니다.
혹시나 사고가 있었을까 주변을 살펴봤지만, 깃털 하나 떨어져 있지 않았고 죽은 새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모두 건강하게 첫 비행을 시작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빈 둥지를 살펴보니 대부분이 조밀하게 엮인 개털로 이루어져 있었고, 주변에는 둥지 밖으로 내다 버린 쓰레기 흔적도 남아 있었습니다. 둥지 안에는 부화하지 못한 알 또는 알껍질로 보이는 흔적도 확인되었습니다.
이 작은 둥지 안에서 여섯 생명을 품어낸 어미새의 노고에 마음이 뭉클해집니다.
새끼들을 끝까지 지켜낸 어미새에게 따뜻한 응원을 보내 주세요. 🙏
그리고 오늘 새로운 세상으로 힘차게 날아간 여섯 마리의 아기새들도 함께 축복해 주세요. 🐦
이 소중한 개털 둥지는 그대로 보존하려 합니다. 다음 번에도 어미새가, 혹은 오늘 이곳에서 자란 아기새들 가운데 누군가가 이 장소를 기억하고 다시 찾아와 주기를 바랍니다.
📌 덧붙임.
더봄센터는 2022년 국내 1호 조류친화건축물로 인증되었습니다.
건물 전체에 5×5cm 패턴의 조류충돌 저감 장치를 설치해, 새들이 유리창에 부딪혀 목숨을 잃지 않도록 설계된 국내 첫 인증 사례입니다.
새들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든 공간에, 또 하나의 새 가족이 둥지를 틀었습니다.
개의 털이 새의 둥지가 되고, 길고양이가 살아가는 공간 곁에서 야생의 새가 새끼를 키워내는 곳.
이른 잠자리들이 저녁 하늘을 가득 메우고, 서로 다른 생명들이 하나의 공간을 나누며 살아가는 곳.
더봄센터는 오늘도 그런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