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지에 숨어 살다 혼자가 된 아기 강아지(진주)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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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10-2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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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속 묘지에서 홀로 발견된 아기, 진주를 데려옵니다.

재개발지역 아파트 숲 뒤편, 산속 묘지에서 새끼를 낳아 키우던 어미개가 있었습니다. 어미는 먹이를 찾아 먼 길을 오갔고, 새끼들은 어디론가 잡혀가기도, 가엾게 여긴 시민의 품에 안겨 산을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며칠 전, 생후 2~3개월의 어린 강아지 한 마리가 가파른 산비탈에서 홀로 발견되었습니다.

먹을 것이 없었던 시민은 설탕물이라도 먹으라고 놓아두었습니다. 며칠 뒤 다시 찾아갔을 때도 아기는 혼자였습니다. 차마 두고 올 수 없었던 시민은 아기를 자루에 담아 산에서 내려왔습니다.

이 아기와 시민의 마음을 어떻게 내칠 수 있을까요? 그렇게 아기는 달봉이네를 거쳐 카라의 품에 왔습니다.

거칠어진 발바닥, 묵은 때가 가득한 귀, 오물에 뻣뻣해진 털. 이제 겨우 2~3개월 된 아기는 응석을 부리지도 않고 그저 자고 또 잡니다.

우리는 이 작은 생명에게 '진주'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진주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전국 곳곳에서 도시가 개발되고 마을이 사라지는 동안, 사람과 함께 살던 개들도 갈 곳을 잃었습니다. 버려지거나 방치된 개들은 산으로 숨어들어 새끼를 낳고 살아갑니다.

이들을 안타깝게 여겨 먹이를 챙기고 구조에 나서는 시민들이 있습니다. 반면 단지 떠돌아다닌다는 이유로 포획을 요구하는 민원도 이어집니다.

시민들이 십시일반 힘을 모으고 사설보호소들이 마지막 안전망이 되어주려 애쓰지만 현실은 너무나 어렵습니다. 보호소는 토지 문제로 쫓겨날 위기에 놓이고, 사료 마련조차 버겁습니다.


왜 이 모든 책임을 시민과 사설보호소가 감당해야 할까요?

한국의 토종견인 진돗개를 비롯해 수많은 개들이 떠돌고, 번식하고, 다시 구조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정부의 동물보호 정책은 이들이 왜 발생하고 어디에서 살아가는지, 반복되는 방치와 번식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 외면하고 있습니다.


진주는 우리 사회 동물보호 체계의 빈틈에서 살아남은 어린 생명입니다.

카라도, 달봉이네도 어렵습니다.

복길이와 까미를 품었던 달봉이네는 카라의 재정이 힘들어진 지금도 갈 곳 없는 지역 동물들의 마지막 피난처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카라와 달봉이네가 이 모든 동물을 구조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지켜온 생명들과 우리가 바꾸고자 했던 제도, 우리 사회에 전하고자 했던 뜻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처음 카라가 달봉이네 돕기에 나섰을 때,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수많은 시민이 방치동물과 사설보호소의 현실에 관심을 갖고 함께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진주가 홀로 남겨지지 않도록 이 변화는 더 커져야 합니다.

시민의 선의와 사설보호소의 희생에 의존하는 구조를 바꾸어야 합니다. 동물의 보호와 관리에 대한 국가와 지자체의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카라는 진주와 진주의 어미, 복길이와 까미의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한 생명을 구조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 생명이 왜 그런 곳에 놓이게 되었는지 묻고 바꿀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관심을 요청드립니다.

진주가 어린 강아지답게 응석 부리고 사랑받으며 자랄 수 있도록. 그리고 또 다른 진주가 산속에 홀로 남겨지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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